여행

[스크랩] 안도라-인구8만 나라 전체가 `할인마트`

mistyblue 2013. 4. 28. 00:20
인구 8만 나라 전체가 ‘할인마트’
유럽소국, 이 나라가 사는 법 1. 안도라 공국
세율 낮은 ‘쇼핑천국’ 年1100만명 찾아
1인 소득 4만달러… 실업률 거의 제로

▲ 피레네 산맥 깊은 곳에 들어있는 안도라의 수도 "안도라 라 벨라"에는 현대식 쇼핑매장과 호텔이 밀집해있고, 그 사이로 쇼핑 인파들이 북적거린다.
국제무대에서는 큰 나라가 조명을 받는다. 하지만 세상에는 ‘콩알만한’ 나라도 있다. 도시 하나로 이뤄졌거나, 전체 인구가 몇만명도 안 되는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1인당 GDP나 생활수준이 높은 나라가 있다. 이들 나라는 무엇으로 먹고 살고 어떻게 국가를 지키는가. 유럽의 소국 안도라와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공국을 찾아간다.

첩첩산중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도로 옆으로는 만년설이 덮인 흰 봉우리들이 보였다.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외줄기 산길을 따라가다가 순간 신기루를 본 것 같았다. 이 깊고 험준한 산 속에 도시가 있었고, 온통 쇼핑몰과 부티크, 호텔들이 밀집한 거리에는 쇼핑백을 든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어디서 저 많은 사람들이 이 산속으로 몰려온 것인가.

피레네 산맥 속의 ‘안도라 공국’(公國: 왕국보다 한 단계 아래로 대공(大公) 칭호를 받은 세습제후가 다스렸던 나라)은 나라 전체가 유럽의 대형할인매장이었다. 손바닥만한 도시에 현대식 쇼핑매장 숫자만 2000개. 랄프로렌, 아르마니, 보스 등 명품점을 비롯해, 자동차, 담배, 컴퓨터, 손목시계, 스포츠용품 매장들이 사방으로 늘어서 있었다. 일년 사시사철 문닫는 일이 없다. 주류·담배·향수는 4%, 전자제품은 7%인 낮은 세율. 게다가 상품마다 20~70% 바겐세일도 한다.

한 매장 앞에는 ‘윈스턴’ 담배 3보루에 보온병을 사은품으로 붙여 14.95유로(약 1만8600원)에 팔았다. ‘스페인에서는 22유로, 프랑스에서는 46유로’라는 비교표까지 붙인 채.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데 바로 떠나온 프랑스 국경도시에서 kg당 1.20유로였으나 여기서는 0.89유로였다. 이런 맛에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사람들이 몇 시간씩 운전해 이 산속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정부 공무원인 소로야(48)씨는 “이웃 스페인이나 프랑스에 비해 험준한 산만 있는 우리로서는 먹고살 길이 쇼핑타운밖에 없었다”며 “1980년대 초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년 한해 안도라 방문객은 1104만명. 폭설로 인해 교통이 두절되는 날을 빼면 거의 날마다 인구(7만8000명)의 절반쯤 되는 외지인들이 들락거린다. 숙박시설의 침대 수는 3만8000개. 평일 낮인데도 4성급 호텔에 “빈방이 없다”고 했다.

옛적 같으면 화전민이나 산적(山賊)이 거주했을 나라. 총면적 468㎢(서울은 605㎢), 여기서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평지는 고작 ‘8% 미만’이다. 그런 산속 나라의 1인당 소득은 약 4만달러(2003년 기준). 정부 관계자는 “낮은 세율이지만 외국 쇼핑객들이 많이 몰려오는 한 남는 장사가 된다. 일종의 박리다매다. 여기에다 금융이전, 서비스, 수출입 관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한다”고 했다.

이 나라에도 신문과 TV방송국이 한 개씩, 대학과 의료보험, 연금제도도 있고, 갖출 것은 다 갖춰져 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에서 일하는 크리스티나(36)씨는 5년 전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건너왔다. 그녀는 “여기는 직업을 구하기 쉽고 주변환경도 좋고 또 소득세나 상속세, 거래세를 거의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나라는 실업률이 ‘제로’에 가깝다.

안도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원수가 두 명인 나라다. 스페인의 라 세우 우르헬 주교와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현재 공동의 국가원수. 13세기 스페인의 가톨릭교구인 ‘종교권력’과 프랑스 지방영주의 ‘세속권력’이 안도라의 지배권을 놓고 타협한 산물이다. 그 신사협정이 지금까지 지켜져 1993년 성문헌법으로 명문화됐다. 덕분에 군대가 없어도 안보가 해결됐다.

유럽 국가들이 낮은 출산율로 고민하지만 이곳 인구증가율은 2.2%. 그만큼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곳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외지인들도 줄을 섰다. 현재 인구의 64%가 이주자들이다. 여기저기 산 중턱마다 건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출처 : 배낭메고 세계일주
글쓴이 : 임갑열¤영마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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