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타 글과 자료들 496

“고구려 태자가 신라왕에게 ‘무릎 꿇어라’ 명령했다”…제2광개토대왕비 ‘8자’의 비밀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 하겠어요. 일전에 내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에 건흥(建興), 두 글자가 나타났다는 말이야, 아 눈이 번쩍 띄어서 전등불을 켜고 옆에 있는 탁본과 사진을 보니까, 그 글자가 나온다 말이에요….”1979년 6월9일 충주 고구려 비문 판독세미나에 참석한 이병도 전 서울대 교수가난데없는 ‘꿈의 계시론’을 소개했다.그 해 2월 발견된 충주 고구려 비문의 해석을 위해 오매불망, 골몰하던 중비석의 윗부분에서 ‘건흥’ 글자가 ‘현몽(現夢·꿈에 나타남)했다’는 것이었다.이병도 교수의 나이는 84살이었다.세미나에 모인 후학들은 난데없는 ‘꿈의 계시론’에 폭소와 함께 노학자의 학구열에 감탄사를 연발했다.당시 조사단을 이끈 정영호 단국대 교수가 덧붙인다.“…두계(이병도 교수의 호) 선생..

일본 왕실 보물전…한국엔 없는 ‘신라 가야금’ 천년의 자태

신라시대 현악기 유물 ‘신라금’. 오늘날 가야금의 원형인 가얏고로 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1200여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과 신라인 후손들은 당시 세계 최대 절집을 만들었다.정쟁, 천재지변, 역병에 시달리던 일왕 쇼무가 나라와 민중을 태평하게 해달라는 발원을 안고 건립한 절이었다.8세기 이후로 수백여년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찰이자 가장 거대한 불상 봉안처로 명성을 쌓은 도다이사(동대사)다. 오사카 인근 옛 도읍 나라의 진산 와카쿠사 기슭에 자리한 절은 뛰어난 건축술과 공예술을 지닌한반도 도래인이 아니었다면 지어질 수 없었다.752년 봄, 8년간의 대공사 끝에 가람이 완공됐다.축구장 넓이의 바닥에 천장 높이가 50m를 넘고 동서 길이 100m에 육박하는 거대 불당과높이 15m에 무게 300t 넘는..

잃어버린 신라 왕성 ‘금성’ 미스터리…박혁거세가 찜한 ‘원픽’ 장소는?

얼마전 고색창연한 나라 이름이 소환됐다. ‘사로국’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신라의 궁성인 월성 발굴 조사에서 ‘사로국 시기 취락(마을)의 흔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대체 ‘사로국’이 왜 튀어나왔을까. 사로국은 등에 등장하는 진한 12국 중 경주를 중심으로 성장한 초기 국가 단계, 즉 신라의 모태를 일컫는다.와 는 신라 천년 고도의 첫번째 왕성인 금성 기사가 쏟아진다.그러나 위치는 불분명하다. 는 “금성은 101년 쌓은 월성의 서북쪽에 있다”고 기록했다.반면 는 “(금성의) 궁실을 남산 서쪽 기슭(창림사터)에 지었다”(‘혁거세조’)고 다르게 썼다.|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사진을 토대로 재가공 ■사로=서울의 원형나라의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인 ‘서울’이 바로 이 ‘사로’에서 비롯됐다...

104세 김형석 교수 "해로운 걸 멀리해야 오래 산다"

신간 에세이 '100세 철학자의 사랑수업'104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시인 윤동주(1917~1945), 소설가 황순원(1915~2000)과 숭실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냈다. 세 살 많은 윤동주와는 3학년까지 같은 반에서 공부했고, 황순원은 한두 학년 위였다고 한다. 1920년 4월생인 김 교수의 현재 나이는 104세다. 의학과 삶의 질 개선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 하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장수(長壽)인 셈이다.윤동주 시인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연합뉴스 자료사진]그러나 김 교수는 뜻밖에도 어린 시절 병약했다고 한다. 그가 쓴 신간 '100세 철학자의 사랑수업'(열림원)에 따르면 김 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