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암 가는 길 적묵당 옆 여여문. 마음이 곧 적(寂)이고, 설한 바 없이 설하고 듣는 바 없이 듣는 것이니, 무설이니 설선이니 적묵 따위가 무엇이랴. 있는 그대로의 마음, 그냥 그대로의 마음….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대웅전 옆 와편담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비질하던 행자승이 먼저 말을 건넨다. 지난해 8월 쌍계사에 왔다는 행자승은 오늘 처음 담장을 눈여겨봤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행자승은 무엇을 비질할 것인가.쌍계사 금당... 산사에서 비켜선 외딴 공간쌍계사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일렬로 정연하게 들어선 건물들. 이곳에서 해강 김규진과 선조의 일곱 번째 왕자인 의창군 광의 글씨를 본다. '삼신산 쌍계사'라고 적힌 일주문 현판과 대웅전 현판이 각기 그들의 글씨다. 금당 앞에는 '육조정상탑(六祖頂相塔)'과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