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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상식]DOHC란 무엇인가?

mistyblue 2017. 7. 20. 21:17
자동차상식 - "DOHC"란 무엇인가?

80~90년대의 자동차와 함께 했던 독자들이라면 DOHC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랑스럽게 ‘AUTOMATIC’이라고 차에 써 붙이고 다닐 수 있었던 그 시절,
DOHC를 채용한 차들은 같은 배기량의 SOHC 엔진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냈기에, 그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차량 외부에 써 붙여 두곤 했다. 물론, DOHC라는 표기 외에도, 실린더 당 4개의 밸브가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고, TWINCAM(4기통) 내지는 QUADCAM(V6) 등의 표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당시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 DOHC라는 것이 뭐길래 이렇게 자랑을 한걸까?




오늘날 가솔린 엔진의 상식, DOHC DOHC에 알아보기 전에, 자동차 엔진의 밸브트레인(Valvetrain)이라는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밸브트레인이란, 밸브의 작동을 위한 캠 샤프트(Camshaft)과 밸브 시트(Valve Seat) 등으로
구성된 기계 체계를 말한다. 캠 샤프트는 밸브를 여닫기 위한 캠(Cam)이 설치되는 축이며, 현대 가솔린 엔진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캠 샤프트는 연료와 공기의 혼합물(혼합기)를 실린더 내부로 들이고 연소된 배기 가스를 배출하는 밸브를 여닫기 위해
필수적인 부품이다. 가솔린 엔진의 밸브트레인은 크게 OHV(OverHead Valve)와 OHC(OverHead Camshaft)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DOHC는 OHC의 하위 분류 중 하나다.




OHV는 실린더 바로 위에 밸브가 배치된 형태로, 1940년대부터 사용했던 고전적인 방식이다. 1~2개의 캠 축을 이용해
푸시로드를 밀어 올리고, 밀려 올라간 푸시로드가 로커 암을 밀면서 밸브를 여닫는다.
배기량에 비해 엔진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고, OHC에 비해 회전하는 부품이 적어 신뢰도가 높지만,
오늘날에는 흡배기 효율이 좋지 못해 미국이나 호주 등지의 일부 제조사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OHC는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밸브를 여닫는 캠 샤프트가 실린더 헤드의 상부에 위치하는 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실린더 헤드 1개 당) 하나의 캠 샤프트를 사용하는 SOHC(Single OverHead Camshaft)와
두 개의 캠 샤프트를 사용하는 DOHC(Double OverHead Camshaft)로 한번 더 나뉜다.
이러한 형태의 밸브트레인은 상술한 OHV보다 이른 시기에 개발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시점은
1960년대로, OHV에 비해 늦었다.




DOHC는 하나의 캠 샤프트로 로커암을 통해 흡기밸브와 배기밸브 모두를 여닫는 SOHC와 달리, 캠 샤프트가 흡기밸브와
배기밸브에 각각 1개씩 설치된다. 이 덕분에 엔진의 흡/배기 및 연소 효율을 높이는 설계가 SOHC에 비해 한층 용이하다.
2개의 캠이 각각 흡기와 배기를 전담하므로, 캠 샤프트 배치는 물론, 실린더 헤드와 연소실, 밸브 등의 설계가 보다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DOHC는 밸브의 개수를 늘리는 데에도 용이했고, 로커암을 제거 혹은 축소시킴으로써 밸브 저항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설계 상의 자유도는 곧 SOHC에 비해 흡/배기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었던 토대가 되었다. 흡배기 효율의 증가는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져, 같은 배기량의 SOHC 엔진에 비해 더욱 뛰어난 동력 성능을 갖출 수 있었다.
즉, 배기량을 늘리지 않고도 출력을 증강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이 덕분에 DOHC는 같은 배기량의 SOHC 엔진에 비해
더 뛰어난 상품성을 갖출 수 있었다. SOHC와 DOHC가 공존하던 시절의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같은 배기량이라면
DOHC가 상위 모델, SOHC가 하위 모델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외에도 DOHC는 앞서 서술한 장점 외에 또 다른 장점들도 있다. DOHC는 밸브의 각도를 더욱 여유롭게 설계할 수 있었고,
흡기 캠과 배기 캠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어, 캠 샤프트에 가해지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높은 회전수에서의
연속 운전에서도 원활한 흡배기가 가능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DOHC 밸브트레인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먼저 사용되었다.




아울러 DOHC는 이러한 특징 덕분에 이후에 등장하게 된 ‘가변 밸브 타이밍(Variable Valve Timing)’ 기술을 도입하는 데 유리했다.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은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 캠의 위상(位相)을 변화시켜 엔진의 엔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가변 밸브 타이밍을 연속적으로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Continuous Variable Valve Timing) 기술로 발전,
오늘날 가솔린 엔진의 효율을 끌어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한 기술이다. 하나의 캠 샤프트를 갖는 OHV나 SOHC의 경우,
흡기나 배기 측의 캠 위상을 임의로 변경하면 배기 밸브의 위상이 동일하게 변화한다. 이 때문에 하나의 캠 샤프트를 갖는
SOHC나 OHV 엔진의 경우 이 기술을 상대적으로 개발하기가 까다롭다. 물론 혼다의 V-TEC이나 크라이슬러의 3세대 HEMI 엔진과 같이,
이러한 기술적인 난점을 돌파하고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적용한 SOHC나 OHV 엔진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솔린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크게 올리는 데 공헌한 DOHC 기술은 이제 디젤엔진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과거 승용 디젤 엔진의 주류였던 예연소실(Precombustion Chamber)식이나 와류실(Swirl Chamber System)식 디젤엔진은
특성 상 실린더 헤드의 설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부족하여 밸브를 늘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커먼레일(Common Rail)로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시스템이 등장한 이래로는 실린더 헤드 설계에 여유가 생기면서
오늘날에는 디젤 엔진에도 DOHC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DOHC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DOHC는 두 개의 캠 샤프트를 사용한 대가로 SOHC나 OHV 엔진에 비해
훨씬 큰 체적을 가지고, 구조가 복잡하며, 대배기량 엔진에서는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일부 제조사에서는 여전히 OHV나 SOHC 엔진을 병용하고 있다.

두 개의 캠 샤프트가 헤드 상단에 위치하는 DOHC는 엔진의 체적이 큰 편이다. 특히 헤드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엔진 크기가 위아래로 늘어난다. 이러한 특징은 엔진의 무게중심까지 함께 높아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물론, 아예 실린더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수평대향 엔진의 경우, 높이 상승 및 무게중심 상승 문제에서는 자유롭다.
하지만 이쪽은 좌우 폭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쉐보레 콜벳 등, 일부 미국계 자동차는 대배기량 엔진에 한하여
OHV 엔진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DOHC 엔진이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눈부신 기술 향상을 이룬 오늘날에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 단점이지만,
DOHC 엔진은 이론 상으로 같은 배기량의 OHV 엔진이나 SOHC 엔진에 비해 정비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

캠 샤프트는 엔진의 구동에 있어 핵심적인 부품이자, 대표적인 회전 부품이다.
여기에 밸브의 개수도 두배,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움직이는 부품의 숫자가 다른 방식에 비해 훨씬 많아진다.
기계 공학의 측면에서 움직이는 부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구조가 복잡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구조가 복잡해진다는 것은 정비성과 신뢰도 저하에 직결된다. 또한, 기계적인 구조가 복잡해지는 만큼,
제어도 덩달아 까다로워진다. 그 밖의 단점으로는 대배기량 엔진에서 성능 및 효율 향상의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이 있다.
또한, DOHC는 기본적으로 SOHC에 비해 더 많은 양의 밸브를 사용하는 만큼, 연료 소모량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에
연비도 상대적으로 나쁜 편이다. 같은 배기량의 SOHC 엔진에 비해 소음이 다소 크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DOHC의 도입 초기에 부각되었던 단점으로, 가변 밸브 타이밍 및 가변 밸브 리프트를 비롯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오늘날에는 상당한 수준으로 보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