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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화룡점정 질소·인, 목성 안쪽 내행성계에서 왔다

mistyblue 2026. 6. 19. 10:47

 

곽노필의 미래창
단백질·DNA 만드는 두 원소

태양계가 탄생할 당시 가스와 먼지 원반 상상도. 가스와 먼지가 뭉쳐 형성된 미행성체 중 일부는 행성과 위성이 됐고, 나머지는 오늘날까지 소행성으로 남아 있다. 라이스대 제공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최소한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황(S), 인(P)이라는 6가지 원소를 필요로 한다.

이를 약칭 촌스프(CHONSP)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별 먼지’라는 칼 세이건의 유명한 비유처럼 6대 필수 원소는 모두 우주에서 왔다.

 

이 원소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왔느냐는 여전히 과학계의 주요한 논쟁 거리 가운데 하나지만,

대체로 지구 형성기 후기에 목성 너머 외행성계에서 날아온 소행성들을 통해 지구로 배달된 것으로 본다.

 

이 통설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라이스대 연구진은 생명체의 6대 원소 중 질소(N)와 인(P)은

목성 안쪽의 내행성계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질소와 인은 생명체에 특히 중요한 두가지 원소다.

질소는 생명체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인은

생명체의 설계도(DNA)와 에너지원(ATP)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원소다.

 

생명을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라고 치면 탄소와 수소, 산소는 밑그림에 해당하고,

질소와 인은 그 위에 그림을 완성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붓터치에 해당한다.

지구가 생명의 행성이 될 수 있도록 화룡점정을 찍는 역할을 하는 원소가 질소와 인이다.

단백질의 복잡한 3차원 입체 구조를 만들어주는 황은 그림이 변형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마감재에 비유할 수 있다.

태양계의 행성 분포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를 기준으로 내행성계와 외행성계로 나뉜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목성이 물질 이동의 장벽 역할

연구진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만들어진 원시 천체들의 파편인 ‘철 운석’(1세대 미행성체)과
이보다 200만~300만년 뒤에 형성된 석질 운석 ‘콘드라이트’(2세대 미행성체)의
인-질소 비율(P/N)을 정밀 분석해 초기 지구의 화학적 구성을 추론했다.
 

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초기 태양계에서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난류로 인해 인(P)을 함유한 고체 입자들이 외곽으로 유출되면서,

태양계 외곽으로 갈수록 미행성체들이 더 높은 인-질소(P/N)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 원반에서 거대한 목성이 등장하면서 반전 상황이 펼쳐졌다.

목성이 강력한 중력 장벽을 형성해 물질의 이동을 차단하면서,

2세대 미행성체에선 내행성계 운석의 인-질소 비율이 더 높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졌다.

 

연구진은 “두 세대의 미행성체 사이에서 원소 비율의 변화 방향은 정반대였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두 세대 모두 태양계 안쪽(내행성계)에서 형성된

미행성체의 인-질소 비율이 현재 지구의 비율과 가장 비슷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책임저자인 데브지트 파탁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지구가 생명에 필수적인 인과 질소를 기존에 생각했던 외행성계가 아니라,

주로 내행성계에서 얻었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생명의 6대 원소 중 질소와 인은 내행성계에서 자급자족하고,

수소와 탄소 등 나머지 원소들은 외행성계의 소행성들로부터 보충받았다는 얘기다.

 

연구를 이끈 라지디프 다스굽타 교수는

“우리 태양계에서 목성은 거주 가능한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 화학 성분의 분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목성과 같은 거대 행성이 없는 외계 행성계에서도

지구와 같은 생명체 필수 원소가 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Phosphorus-nitrogen systematics of first-generation planetesimals constrain life-essential element delivery to Earth.

DOI: 10.1126/sciadv.aed874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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