消遙散懷(소요산회)
/이은경
물결이 한 물결과 또 한 물결을 밀며
저수지 둑 아래 방파제 끝에 와 부딪친다
목이 긴 왜가리 한 마리가 물의 긴 울음소리를 듣는다
산벚나무들이 물의 안쪽까지 꽃을 피워놓고
그 꽃잎 위에 가만히 자신의 꽃가지를 얹어 놓는다
마음이 또 한 마음에 가 닿을 때 차오르는 슬픈 연못,
시간이 시간의 안쪽을, 바람이 바람의 안쪽을 들여다보듯
마음이 마음의 안쪽을 들여다본다
숲의 어디쯤에서 뻐꾸기가 울었다
별이 되고 싶은 꽃들이 풀밭 위에 가득 피어났다
Anouar Brahem Trio, Astrakan Cafe I
출처 : 상아의 추억
글쓴이 : 윤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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