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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재즈에 대하여 28. 모던 재즈 보컬의 멋진 세계

mistyblue 2012. 3. 28. 22:44


 

 

재즈보컬 - 모던 재즈보컬의 멋진세계


  
재즈를 처음 접하려는 초보자에게 가장 재즈를 쉽게 이해시키는 방법은 보컬 음반을 듣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재즈보컬음반이 초보에게만 인기를 끄는 것만 아니라 재즈 음악을 즐기는 애호가나 수집가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음반 중에 하나이다.

모던 재즈 보컬의 역사는 1940년대 전반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등의 재즈맨에 의해서 창조된 비밥, 이른바 모던 재즈의 등장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30년대에 등장했던 천재적인 가수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즉 현재까지도 재즈 보컬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 되는 빌리 할리데이, 그녀이다.

기악 재즈와 동일한 수준에서 논할 수 있는 유일한 가수가 빌리 할리데이라고 할만큼 그녀의 모든 재능은 천부적이었다. 악기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프레이징 스윙에 대한 감각, 명확한 가사의 표현력 등등의 점에서 천성의 재즈 정신을가진 사람이 빌리 할리데이였다. 그녀는 모던 재즈 이전, 소위 중간파 재즈맨과의 공연으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레스터 영과의 공연에서 들려준 빌리 할리데이의 노래는 이후 모던 재즈의 어법에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레스터 영의 테너 색소폰과 그녀의 보컬 사이의 주고받는 인터플레이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다만, 그런 것 들이 모두 그녀의 의식적인 창조가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데에 어려움이 남는다. 요컨대 빌리 할리데이는 모던 재즈보컬의 시조라고 할만한 재능을 지녔지만 미처 그 위치에 도달하기 전에 생을 마친 인물이었다. 비밥의 물결이 재즈계에 밀어닥칠 무렵 마약과 인종 차별이라는 불행한 사생활이, 이 천재 가수의 발목을 잡았다. 그 때문에 생겨난 공백이 바로 빌리 할리데이가 모던 재즈 보컬로 진입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악기 연주의 애드립과 대등한 위치의 자유로운 프레이징은 모던 재즈 보컬의 원점이며 그후에 나타난 많은 재즈 가수에게 영향을 준 것에는 변함이 없다


사라 본에 의해 확립된 모던 재즈 보컬.

그렇다면 모던 재즈 보컬의 시조는 누구인가? 라고 할 때 보통 빌리 엑스타인이라는 것이 통설로 되어있다. 다시 말해서 비밥의 특징을 보컬에 끌어들이고 코드 분해도 충분히 이해해서 노래하는 수법을 개척한사람이 빌리 엑스타인이었다.

그는 재즈 사상 최초의 비밥 오케스트라를 결성하여 그 밴드에서 직접 노래했는데 리듬감이 결여되고 노래를 머리로 한다는 결점 때문에 모던 재즈 보컬 세계에서는 대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발라드 가수로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그 엑스타인 밴드에서 길레스피와 찰리 파커 같은 연주자들에게 둘러싸여 비밥의 정수를 이어받은 사람이 사라 본이다. 1944년 12월 31일 콘티넨탈 레코드에서의 그녀의 첫 취입은 길레스피, 찰리 파괴 등이 백 밴드를 맡았다. 거기에서 사라의 보컬은 비밥의 비트에 맞추어 비밥의 코드와 프레이즈로 노래하고 있다. 즉 이 앨범이야말로 최초의 모던 재즈 보컬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 가수로 데뷔(43년 4월)해서 불과 1년여만의 일이다. 사라 본은 말 그대로 재즈 보컬의 적자이자 그 완성자인 것이다.

그런데 사라의 선배이며 빌리 할리데이의 뒤를 이어서 등장했던 엘라 핏제럴드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된다. 30년대부터 칙 웹(Chick Webb) 악단에서 활약, 인기를 높였던 엘라 핏제럴드의 초기 창법은 의외로 보수적이었다. 요컨대 밴드 가수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비밥의 물결이 몰려오자 그 방법론을 받아들여 밥 스캣(Bob Scat)을 대담하게 구사하는 등 스윙감 넘치는 보컬로 금세 사라의 인기를 따라잡는 활약을 보인 것은 대단한 일이다. 카멘 맥레이도 40년대 중반에 등장하여 찰리 파괴. 길레스피 등과 공연했었지만 가수로서 인정받은 것은 50년대에 들어와서 부터이다. 그 지적이고 서정적인 보컬 스타일, 빼어난 리듬감과 딕션은 그녀를 사라와 엘라에 버금가는 대가수로 만들었다.

카멘은 사라처럼 피아니스트로 출발한 사람답게 비밥의 코드 분해도 알고 있었으며 그러한 음악성이 모던 재즈 보결리스트로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형성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편, 이들 혹인 가수에 대해서 40년대를 대표하는 백인 모던 재즈 가수로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사람이 애니타 오데이이다. 스윙 시대의 밴드가수로서 데뷔한 애니타이지만, 얼마 안 있어 스탄 켄튼 밴드 시절에 모던한 밥 창법을 익혔다. 40년대 말에는 색소폰 솔로를 연상시키는 프레이징과 대담한 스캣 창법으로 백인 여성 가수의 최고 자리를 구축했다. 켄튼 악단에서는 애니타에 이어서 계속 뛰어난 모던 재즈 가수가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준 크리스티는 애니타에 피력하는 테크닉을 지녔으며 그보다 더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를 갖고 있었다. 특히 쿨 스타일의 필링과 지적인 표현으로 인기를 모았다.

밴드 가수로 출발해서 40년대에 솔로 가수로 독립한가수는 많다. 프랭크 시나트라, 멜 토메 같은 남성 가수에서 페기 리, 조 스태포주, 케이 스타 같은 여성 가수가 그렇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이 50년대에 들어 서부터 로던 재즈 가수로서 대성하게 되었다.

40년대 후반을 모던 재즈 보컬의 요람기라고 한다면 50년대는 그 개화기이며, 사라, 엘라. 카멘을 필두로 기성과 신인이 뒤섞인 다양한 가수들의 활약이 모던 재즈 보컬의 전성기를 형성했던 시대이다. 다시 말해서 모던 재즈 보컬의 걸작으로 부르는 작품이 가장 집중적으로 나온 시기가 50년대였던 것이다. 먼저 50년대에 등장했던 백인 여성 가수로서는 켄튼 악단 출신의 크리스 코너가 있다. 지적이면서 정교하고 치밀한 프레이징과 허스키 하면서 시원한 가성 그리고 발군의 리듬감은 정말 매력적이다. 애니타, 준, 크리스티라는 계보는 그 후 헬렌 메릴에게로 이어져 갔다.

한편 40년대 전반에 솔로로 독립하고 50년대에 들어서 모던 재즈 가수로 평가받는 페기 리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대중적인 히트 곡도 내놓았던 페기이긴 하지만 그녀는 백인답지 않게 혹인적인 필링과 풍부한 재즈 감각을 지닌 훌륭한 모던 재즈 가수였다.


재즈보컬의 발전은 재즈의 변혁과 함께

그런데 재즈 보컬의 진보, 발전은 어디까지나 기악 재즈의 변혁의 뒤를 따르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니 그 보다는 재즈 보컬 자체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밥 스캣으로 시작한 모던한 스캣과 보칼리즈 수법은 데이브 램버트, 에디 제퍼슨, 킹 플레저 애니 로스같은 가수를 탄생시켰고, 듀엣인 재키와 로이 그리고 존 헨드릭스가 등장하여 모던 재즈 보컬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그 전형이 램버트, 헨드릭스 & 로스이다. 그들은 또 프레쉬맨과 하이 로스로 대표되는 오픈 하모니를 추구한 모던 재즈 코러스로 보칼리즈 수법을 도입한 혁신적인 그룹이었다. 싱어즈 언리 미티드와 맨하탄 트랜스퍼 같은 후진 그룹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덧붙여 밝혀둔다.

또한 40년대에 등장은 했지만 50년대에 블루스외 여왕으로 불리며 절대적인 인기를 확립했던 다이나 워싱톤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된다. 재즈 보컬의 원점인 블루스에 세련된 현대 감각을 도입하여 독자적인 노래의 세계를 창조했던 다이나의 그 드라마틱한 표현은 유일무일한 매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모던 재즈 보컬의 전성기인 50년대는 많은 우수한 신인들을 배출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현재까지도 정통파 모던 재즈 가수로서 활약하고 있다. 즉 어네스틴 앤더슨, 로레스 알렉산드리아, 애비 링컨, 베티 카터, 니나 사이몬 같은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베티 카터는 밥 스캣의 흐름을 소화하면서 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한 창법으로 60년대 이후 새로운 조류를 낳은 현대 최고의 가수로 군림하고 있다. 이 외에도 50년대는 맷 데니스, 재키 패리스와 같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도시적인 분위기의 가수와 마크 머퍼, 자니 하트먼 같은 매력적인 남성 가수를 등장시켰다. 확실히 재즈 보컬의 완숙기였다.


60년대는 보컬도 혼미기에 돌입

60년대는 악기에 있어서 뉴 재즈의 대두로 상징되는 것처럼 보컬 역시 일종의 혼미기에 돌입하여 70년대의 다양한 현상의 태동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내비치기 시작한 시대였다. 그 때까지 등장했던 모던 재즈 보컬 리스트가 각기 원숙기를 형성하고 있었던 데 비하여 유망한 신인에게는 운이 없는 시대였던 것도 60년대이다. 그러한 60년대에 주목받은, 지금도 살아있는 가수로는 낸시 월슨, 실라 조달 캐린 크로스 같은 사람들이 있다.

재즈는 어느 시대에나 마치 새로 태어난 음악처럼 변화를 거듭했듯이 재즈 보컬도 시대의 변천과 함께 변화해 갔다. 사라 본에 의해서 확립된 모던 재즈 보컬의 전통을 하나의 거대한 줄기라 한다면 시대의 진전과 함께 그 줄기에서 많은 가지와 잎이 생겨난 것은 시대의 추세였다.

그러한 현상이 60년대를 거쳐 70년대에 일어서자 일시에 나타났다. 그 배경에는 말할 필요도 없이 마일즈 데이비스, 허비 행콕, 칙 코리아등 으로 대표되는 퓨전의 대두가 있다. 그래서 70년대를 상징하는 가수로서 거론될 수 있는 사람이 플로라 푸립, 로버타 플랙 알재로우 같은 가수들 이다. 플로라는 말할 것도 없이 칙 코리아의 (Return to Foreve)톤의 오리지널 멤버로서 주목받은 사람. 그녀의 보컬 혹은 보이스는 종래의 재즈 보컬의 개념을 넘어서 악기로서 전체적인 사운드 속에 동화되어 기능 한다고 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 주었다. 같은 계보에 속하는 게일 모런도 이 때 등장했다. 로버타의 경우는 흑인의 의식 변화 속에서 생겨난 새로운 유형의 가수이다. 재즈의 테크닉, 센스와 함께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 록, 등도 받아들인 전천후 보컬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 계보에는 매리너 쇼. 패티 오스틴, 랜디 크로포드 같은 가수들도 있다. 알 자로도 거의 같은 흐름 속에서 선배 플로라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목소리를 악기로 기능하게 하는 스타일을 보다 강렬하게 내세워 성공했던 70년대를 상징하는 가수의 한 사람이다.


전퉁을 계승한 신인이 연이어 등장

한편, 70년대는 재즈계에 있어서 하드 밥 리바이벌 붐을 타고 60년대에 불운했던 정통파 재즈보컬의 베테랑 가수가 점차 제1선으로 컴백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캐를 슬론. 실비아 심즈, 로즈마리 크루니, 조 월리암스 같은 가수들이 그들 이다. 물론 그런 베테랑들의 선두에 서서 재즈 보컬을 계속 이끈 것은 엘라. 사라. 카멘세 사람이었다. 80년대에 들어서자 베테랑 가수에 자극받은 듯 전통을 계승한 우수한 신인도 등장했다

다이안슈어, 다이안 리브스, 카산드라 월슨 같은 가수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에게 공통되는 점은 넓은 음역과 경이적인 테크닉의 소유자라는 것 이다. 다만 그 기저만큼은 어디까지나 모던 재즈보컬의 전통적인 어법이다. 알 자로의 수법을 보다 고도로 발전시킨 바비 맥펄린에게서도 재즈 보컬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등장이 재즈 보컬을 활성화시킨 것은 틀림이 없다

90년대에 들어서 사라 본의 죽음, 엘라 핏제럴드의 은퇴, 카멘 맥레이의 죽음과 같은 비보가 연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바네사 루빈, 가브리엘 굿매, 지니 브라이슨 같은 전통을 계승한 유망한 신인의 등장도 이어졌다 재즈계가 마일즈 데이비스의 죽음을 계기로 확실한 세대 교체의 시기를 맞이했듯이 재즈 보컬의 세계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재즈 보컬계는 일찍이 없었던 활기를 띄고 있다. 앞으로도 물론 재즈 보컬의 불꽃이 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이선우선생님 홈피에서 퍼옴)


출처 : 김학권과 재즈
글쓴이 : 변산바람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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