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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차 세계대전 독일군 기본소총 Kar98k

mistyblue 2013. 4. 2. 00:17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Kar98k 소총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면 전투 장면에서 예외 없이 등장하는 독일군 보병의 무기들이 있다. 다목적 기관총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MG42 기관총과 날렵한 MP40 기관단총이 바로 그렇다. 무자비하게 연사를 해대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 화기들이 사격하는 신은 자주 클로즈업되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막연히 당시의 독일군들이 이런 장비로 무장하고 있던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퍼레이드 중인 2차대전 당시의 독일군. Kar98k가 주력 제식화기였음을 알 수 있다.<출처 : (cc) Das Bundesarchiv>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을 대표하는 총?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엄연히 전쟁 내내 독일군이 가장 많이 사용한 총은 따로 있었다. 사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바로 이 소총이 소품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지만 위에 언급한 MG42나 MP40에 비한다면 정작 그렇게 많이 강조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성능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뭔가 긴박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소총은 연사기능이 없는 볼트액션 소총이다. 일일이 손으로 노리쇠를 잡아당겨 총알을 한 발씩 장전시켜 사격하는 형태이므로 격렬한 전투 장면을 표현하기는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아무리 실전처럼 묘사해도 영화와 실전은 다르다. 이처럼 영화와 달리 실제로 전쟁 내내 일선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맹렬하게 활약한 소총이 바로 Kar98k다. 한마디로 2차대전의 독일군을 대표하였던 소총이다.


 

 

Kar98k 소총에서 채택된 볼트액션 구조. 클립으로 묶인 총알 5발을 삽입한 후 한발 발사 할 때마다 노리쇠를 후퇴-전진시켜 한 발씩 약실로 장전, 발사하는 방식이다.

어쩔 수 없이 부족했던 성능


 

볼트액션 소총은 요즘과 같이 돌격소총이 보편화 된 시점에서 볼 때 구식무기임에 틀림없다. 대부분 가시권 안에서 벌어지는 보병부대 간 총격전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볼트액션 소총만을 보유한 부대와 연발이 가능한 돌격소총을 장비한 부대 간의 대결 결과는 굳이 추론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흔하게 사용하는 대부분의 돌격소총은 2차대전 말에 등장한 StG44를 아버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역사가 일천하다.


 

 

독일군은 Kar98k의 화력 부족을 기관총(MG34/42)과 기관단총(MP40등)으로 채우는 전략을 활용, 대전 초기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출처 : (cc) Das Bundesarchiv>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보병이 사용하던 대부분의 주력 소총은 볼트액션 방식으로 그것은 독일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미군이 반자동소총인 M1을 주력 소총으로 사용했지만 이는 예외적이라 할 수 있고, SVT-38(40)이나 Gew41(43)처럼 소련과 독일도 반자동소총이 있었지만 주력은 아니었다. 연사력 부족을 해결하러 권총탄을 쓰는 기관단총이 사용되었으나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이 작아 근접전이 아니면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독일군은 분대별로 기관총을 보급하여 이를 주 화력으로 삼고 보병들의 소총은 보조 화력으로 삼는 전술을 채택하여 연사력과 파괴력 부족을 해결했다. 여기에 접근전이나 돌격에 들어가면 기관단총을 휴대한 병력이 선봉에 서는 형태를 가미했다. 일선 보병의 무장과 소모품이 이리저리 나뉘는 단점이 있었지만 당시 여건으로는 어쩔 수 없던 차선의 선택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2차대전 초기의 대승을 이끌었다.


 

 

(좌)Kar98k는 저격수들이 애용하였을 만큼 명중률과 파괴력이 뛰어났다.<출처 : (cc) Das Bundesarchiv>
(우)Kar98k에 총류탄 발사기를 붙여서 사용하기도 했다.<출처 : (cc) Das Bundesarchiv>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소총


 

사실 무기를 선택하는데 경제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수백만의 군대를 가장 좋은 최신식 무기만으로 무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성능 대비 가격이 적당한 무기를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한데 Kar98k는 거기에 해당하는 매우 좋은 소총이었다. Kar98k는 독일이 1935년 재군비를 선언하면서 제식화한 주력 소총인데 흔히 마우저(Mauser)탄이라 불리는 7.92x57mm탄을 사용했다.


 

구조가 단순하여 잔고장이 적었으므로 생산이 용이했고 야전에서 신뢰성이 높았지만 무게가 3.9kg이어서 휴대가 그리 편리하지만은 않았다. 반면 최대사거리는 2,700m, 유효사거리가 400~500m 수준으로 조준경을 장착하여 저격용 소총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정확도가 매우 높고 화력이 강력했다. 단지 연사속도가 늦고 사격시 반동이 크다는 볼트액션 소총 고유의 단점만 제외한다면 지금도 최고의 소총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뛰어나다.


 

그런데 1935년에 제식화되었지만 엄밀히 말해 Kar98k는 당시에도 탄생한 지 이미 40여 년 가까이 된 구형 소총이었다. 유명한 독일의 총기 제작인 파울 마우저(Paul Mauser)가 1895년 만들어 1898년 독일 육군이 제식화한 소총이 Gew98인데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주력 소총으로 명성을 떨쳤다.이를 기병대용으로 개량화한 것이 Karbiner98b였는데 이를 개량하여 길이를 조금 단축시키고 반면 성능을 증가시킨 것이 바로 Kar98k이다.


 

 

Kar98k의 원형인 제1차 세계대전 독일군 소총 Gew98. 총검과 클립으로 묶인 총알도 보인다.

거대한 전쟁의 주역


 

결론적으로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당대 최강의 군사강국인 독일의 주력 소총이 같았다는 의미다. 규모에서 차이가 있듯이 1차대전 당시 주력 소총이던 Gew98가 약 500만 정 생산되었던 반면 2차대전의 주인공인 Kar98k는 약 1,500만 정 정도가 생산되었다. 다시 말해 Gew98 시리즈의 진정한 활약 무대는 2차대전이었다는 뜻이다. 앞에서 독일군을 상징하던 무기로 언급한 MP40의 생산량이 100만 정이었다는 점을 보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Kar98k을 상대했던 연합군 소총들. 위로부터 M1개런드(미국/반자동식), M1903 스프링필드(미국/볼트액션), 모신나강(러시아/볼트액션식, 사진은 카빈 모델), 리-엔필드(영국/볼트액션)

품질 좋은 무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독일이 40여 년 간 같은 소총을 보병의 주력 소총으로 사용했던 것만 보더라도 Kar98k의 신뢰성이 어떠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유독 독일에게만 해당되었던 사실이 아니라 당시 대부분이 그러했다. 소련의 모신나강, 영국의 리-엔필드, 미국의 M1903 스프링필드 소총이 모두 1차대전 당시부터 사용되던 소총이었다.


 

불과 20여년 시간차지만 무기만을 놓고 볼 때 양 세계대전은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전차의 경우 효율성에 대해 의구심만 증폭시켰던 1차대전과 달리 2차대전에서는 전쟁 초기부터 전선의 주역이었다. 한마디로 전혀 새로운 무기 체계나 동일 무기라도 급이 전혀 다른 무기를 가지고 전쟁을 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적인 보병용 화기의 변화가 심하지 않았다는 점은 어찌 생각하면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병 화기의 개념을 바꾼 돌격소총의 원조인 StG44

묵묵한 전선의 사역마


 

이것은 20세기 전반이 볼트액션 방식의 소총이 최고의 진화를 보인 상태였다는 의미도 된다. 엄밀히 말해 2차대전에서 볼트액션 소총은 더 이상 개량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발전했고 그 한계를 드러내면서 생을 마감했다. 특히 2차대전 말기에 등장한 돌격소총은 볼트액션 소총과 기관단총을 일거에 대체해 버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관총의 역할까지 담당했을 만큼 보병화기의 개념을 바꾸어버렸다.


 

 

Kar98k 소총은 아직도 상징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독일군 의장대의 모습.<출처 : Jollyroger at Wikimedia.org>

2차대전 당시에 가장 많이 생산되고 사용했지만 독일군의 전술 운용 방식에서 언급했듯이 볼트액션 소총은 전선에서 주인공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것은 독일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이후 벌어진 한국전쟁을 정점으로 해서 더 이상 볼트액션 방식의 소총은 전선의 주역이 될 수 없었다. 따라서 Kar98k가 수적으로 대다수였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 장면처럼 마치 엑스트라처럼 대접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시대에 뒤진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다른 무기에 비해 볼품없어 보이기도 하며 기관총처럼 그렇게 드러나 보이는 인상적인 역할도 펼친 것도 아니었지만 20세기의 반 이상을 최고의 소총으로 자리 잡고 실전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Kar98k는 그래서 재미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마치 전쟁에서 활약한 수많은 무명용사들보다 장군들이 더 많이 알려진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제원
구경 7.92mm / 탄약 7.92×57mm (Mauser) / 급탄 5발 클립 / 작동방식 볼트 액션 / 전장 1110mm / 중량 3.7kg / 유효사거리 500m


 

 

 남도현 / 군사저술가,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히틀러의 장군들》 등 군사 관련 서적 저술 http://blog.naver.com/xqon1.do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출처 : 항상 여기 이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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