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란...뷔르츠부르크 레지덴츠의 정원에서-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03년 만의 폭설이라는데도 불구하고 눈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시도해 보지 못하고 아직 가을 풍경을 가지고 주물럭 거리고 있으니
은근히 스스로가 한심스러워지기도 하고 부아가 치밀기도 한 요즈음이다.
그리고 블로그든 카페든 새해 인사 한 마디 올리지 못했음에 생각이 미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2010년 벽두의 바쁨 때문이라고 변명을 늘어 놓을 수 밖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가 좀 늦어진 점, 용서 바랍니다.
뷔르츠부르크 레지덴츠의 동쪽 정원엔 조금 높은 언덕, 테라스가 있다.
이 곳엔 양 쪽으로 난 나무 아치 터널을 지나 계단을 통해 올라가도록 되어 있는데
그 계단과 테라스의 난간엔 조각들이 몇 점 늘어서 있다.
이런 경우 대개의 모티브가 그리스나 로마의 신화, 또는 옛날 게르만 족의 신화 속의 신이나 인물들의 조각들이 대부분인데
이 곳에 있는 조각들은 쌍둥이로 보이는 어린 아기 둘이서 엉겨서 노는(?) 조각들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통상 생각하는 어린 아기들의 평화적이고 귀여운 모습들이 아니고
서로 엉겨서 깔쥐뜯고(이건 '쥐어 뜯고'의 경상도 사투리인데 더 좋은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빠떼루하고,
물건을 서로 뺏으려고 하고, 발을 걸어 넘겨뜨리려고 하고...등등의 모습이다.
무언가 분명히 모티브가 있을 텐데 내 짧은 지식으로는 이 아기들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가을의 레지덴츠 건물과 어우러져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깔쥐뜯고...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씨름하고...
물건을 서로 뺏으려고 하고...
이것도...
이 것도...
이 것도...
빠떼루하고...
그러나 역시 아기들은 아기들이다.
다툼 속에서도 내게 보이는 것은 아기들의 순수함과 작은 욕심, 그리고 통통한 귀여움이다.
이 조각들이 누구를 모티브로 한 것인지는 아무리 찾아 봐도 잘 알 수가 없다.
그 모티브에 따라서 위의 나의 해석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쌍둥이라고 했을 때 제일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구약성경, 창세기의 에서와 야곱이다.
다투는 모습이 마치 아버지 이삭으로부터의 장자권(長子權)을 놓고 다투는 야곱과 에서를 상징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 다음에 머리에 떠오르는 유명한 쌍둥이가 로마의 건국자들인 로물루스 형제들이다.
그런데 로물루스 형제를 나타내려면 어미 늑대 한 마리쯤은 곁에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나는 전혀 알 수도 없는 게르만 족의 옛 신화에 나오는 쌍둥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도 저도 아니면 쌍둥이별자리의 주인공들의 이야길 수도 있을 테고...
어쨌든 여기에서 200년 이상을 어릴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절대로 늙지 않는 아이들...
또 앞으로도 수백 년, 수천 년을 그대로 있을 그들을 부러워해본다.
남쪽 정원의 정원수는 원뿔의 형태를 하고 있다.
왜 나무를 저렇게 해 놓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그 의문은 가까이 가서야 풀렸다.
아래 사진처럼 나무마다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고
원뿔의 아래에 조각이 하나 씩 세트로 들어가 있는 것이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이 겨울에 뒤늦게 가을 풍경을 올리는 게으름을 스스로 탓하며...
뷔르츠부르크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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