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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와 정조와...융건릉- 500장의 사진으로 보는 수원 화성 6. (마지막)
인생의 마지막이 죽음이라면 그 흔적은 무덤으로 남는다.
물론 화장을 해서 산골을 하는 장례에선 눈에 뜨이는 무덤이 없겠지만
그 경우에는 뼛가루가 날려 간 곳이 무덤이요, 흘러가는 강물이 무덤 아니겠는가?
내세를 믿는 나같은 기독교인은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믿고 있지만
남는 육체는 어쩔 수 없이 무덤이라는 흔적을 뒤집어쓰고 있게 될 것이다.
정조, 그리고 그보다 몇십 년 앞서 간 사도세자.
그들도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이 죽음에서는 자유스러울 수 없고 여느 인간과 같이
무덤으로 그 육체를 뒤덮인 채 이곳에 누워 있게 된다.
낮으막하되 평탄한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 사도세자와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능인 융릉(隆陵), 그리고 아들 정조임금과 효의왕후가 묻힌 건릉(建陵)이 마주하고 있다.
줄여서는 융건릉(隆建陵)이라고 불리는 이 곳.
화성의 남서쪽 외곽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구글에서 사진 몇 장을 빌려온다.)
지금은 주위에 수원대학교가 들어서고 아파트단지도 꽤 생겨서 옛날의 호젓함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래도 능역만은 고즈넉함을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능의 입구에 오면 가장 처음 반기는 것들이 하늘을 치솟아 오른 나무들이다.
그리고 몇백 년을 먹었는 지는 모르지만 꽤나 노숙한 향나무가 입구를 장식한다.
능역으로 들어서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이 융릉, 그리고 왼쪽이 건릉이다.
우선 오른 손잡이의 본능처럼 오른 쪽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융릉,사도세자 쪽이다.
1735년(영조 11년)에 태어나 1762년(영조 38년)에 비극의 죽음을 맞았으니
우리 나이로 불과 28세를 살다 간 셈이다.
요절의 안타까움을 나타냄일까?
융릉으로 향하는 오솔길은 하늘을 치솟아 오른 푸른 소나무들의 밭이다.
정조 시절에 심은 노송지대의 나무들과 비슷한 높이로 늘씬하게 자란 소나무들은
나이가 200년이 넘었을 것임에도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융릉의 사진들을 보니 불행히도 홍살문이 들어간 사진은 유일하게 한 장.
시골 어느 곳에서 자녀들에게 정조의 효심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왔다는 가족의 사진이다.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약간의 장난기를 부려본다.
융릉...
아들 정조가 이 능을 조성할 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비명에 간 아버지, 그리고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어렵게 어렵게 오른 왕위.
그 아버지에 대한 추모의 정에 못이겨 정조는 아버지를 장헌세자로 추존하고
어느 임금의 능 못지않은 능으로 조성한다.
융릉에서 건릉으로 가는 오솔길은 다시 소나무 숲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평평하고 널찍한 계곡...
그리고 정조의 능인 건릉을 향하는 길은 상수리 나무들이 에워싼다...
겨울이라 잎은 다 떨어지고 참담한 해골들만 남은 꼴이다.
개혁을 마저 이루지 못하고 아버지의 뒤를 따라 불귀의 객이 된 정조.
그리고 이곳 건릉에 누워 있는 정조
독살설이 제법 구체적인 신빙성을 가지고 논의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죽음 뒤의 60년 간의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그리고 이어지는 대원군의 쇄국정치는 일시적인 영.정조 시대의 중흥을
암흑으로 돌려 버리고 끝내는 조선을, 아니 이 땅을 망국으로 끌고 가고 만다.
그를 서러워 함일까?
그 서러움의 해골들은 상수리 나무의 낙엽이 되어 정조의 무덤앞에 널부러져 있다.
융건릉...
한 겨울의 융건릉은 비극을 무덤 속에 숨겨두고
그 비극의 비밀을 찾아보라고 하는 것 같다.
드라마 정조 이산이 이 겨울에 한창 진행되는 것도
어찌 보면 그 비밀을 찾아가는 작업중의 하나인가?
어떻든 나는 당초 계획하여 약속처럼 타이틀에 내걸었던
'500장 이상의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화성의 모든 것'을
용주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여드리는 것으로
약속의 99퍼센트를 지킨 것 같다.
화성... 조선 중흥의 기치를 높이 들었으되
중도에 꺾여 버린 그 희망의 흔적을 이곳 융건릉에서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수원, 화성의 여행이다...
혹시 이 시리즈의 앞부분의 1,2,3,4, 화성 성곽의 모든 것을 보시지 못한 분은
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oldpavilion 을 방문하시어
카테고리-사진-역사유적에 들어 오시면 간단히-사실은 너무 많은 사진 때문에
간단하지만은 않지만-보실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이 수원 화성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파빌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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