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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Gelsomina - 영화 `La Strada 길 1954` OST

mistyblue 2014. 1. 19. 00:39

La Strada, Tema del strada (The Lonely Road)

Gelsomina (주인공 이름을 딴 제목)

(영화 'La Strada 길 1954' OST)

작곡 : Nino Rota, 작사 : R. Chabri

 

 

출연 : 안소니 퀸 (Anthony Quinn), 줄리에타 마시나 (Giulietta Masina)

         리차드 베이스하트 (Richard Basehart)
각본 : 페데리코 펠리니 (Federico Fellini), 툴리오 피넬리 (Tullio Pinelli)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Federico Fellini)
음악 : 니노 로타 (Nino Rota), Franco Ferrara (Diretta Dal Maestro)
제작 : 디노 디 로렌티스 (Dino De Laurentiis), 칼로 폰티 (Carlo Ponti)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후 마차를 끌고 지방을 돌아다니는 잠파노(안소니 퀸 분)는 물건도 팔고 쇼도 벌이는 곡예사이다. 그는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 분)라는 지능이 낮은 아가씨를 조수로 채용한다. 
그녀에게 악기도 사주어 조수 겸 식모, 그리고 자신의 욕정까지 채우는 일에도 이용하였다.

그들은 따뜻하게 반겨주는 수녀원에서 물건을 훔쳤고, 젤소미나에게 호의를 베풀려고 하는 광대를 때린 것이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 광경을 목격한 젤소미나가 정신이 이상해져 잠파노의 조수노릇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잠파노는 잠든 젤소미나를 버리고 도망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젤소미나를 찾아온 잠파노는 우연히 어느 여인에게서 귀에 익은 노래를 듣게 된다.
그 노래는 젤소미나에게 가르쳐 준 노래였다. 그리고 그 여인에게서 젤소미나의 죽음을 전해 듣고 통곡한다.

1954년에 발표된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의 이 영화는 제작, 각본을 감독인 페데리코 펠리니가 모두 직접했다. 젤소미나 역의 줄리에타 마시나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내였다.

1954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1958년에 개봉되었다 .

 

 

 

 

 

 

 

 

 

 

 

 

 

 

 

 

 

 

 

 

 

 

 

 

 

 

 

 

 

 

Tu che amar non sai
Tu che amar non poi
Sei stregata dall'amor

 

Sono gli occhi tuoi
Freddi piu che mai
Ma che febbre nel tuo cuor

Hai sulle labbra quei baci
Che non dai e che non vuoi
Nel desiderio che giammai si spegnera

 

Tu che amar non sai
Tu che amar non poi
Sei stregata dall'amor
Sei stregata dall'amor..

 

사랑을 모르던 당신
사랑할 줄 모르던 당신이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당신의 눈빛은
더없이 차가우나
가슴은 몹시도 뜨거워요,
입술에 당신의 입맞춤은
당신이 주지도, 원하지도 않는 것이나
이 욕망 속에서 결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을 모르던 당신
사랑할 줄 모르던 당신이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Nini Rosso 트럼펫연주

 

(예비음원)

 

Angelika Milster

 

피아노 연주곡

 

뤼시엔 드릴 (Lucienne Delyle, 1917~1962)이 부르는 샹송

 

영화 'La Strada 길 1954' 

Part 1

 

Part 2

 

 

 

‘지나온 길은 다시 갈 수 없다’

 

  가끔은 어디론가 떠나 내 직업을 잠시 잊고 살고 싶다. 이럴 때 여행은 자기 충전과 재발견을 위한 것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곳 저곳을 떠도는 방랑이 그 자체로 생존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삶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하면 좋겠지만 그건 때로 너무 늦게 찾아온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고전 명작 ‘길’의 주인공 잠파노가 그랬다. 모든 게 너무 늦었다. 삶의 의미도, 행복도.
  ‘길’은 슬픈 영화다. 이 영화에서 떠돌이 광대 잠파노와 그의 조수인 백치 젤소미나의 비극적인 관계는 자기 땅에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한, 동시에 자기 마음을 둘 사람을 찾지 못한 어리석음에 대한 만가(輓歌)이다.

 

 

떠도는 영혼에 대한 찬미


   잠파노는 삼륜차를 몰고 마을을 떠돌며 쇠사슬을 끊는 재주를 선보이는 광대이다. 잠파노의 조수였던 언니가 죽은 뒤 젤소미나는 그 자리를 대신 채우기 위해 팔려온다. 백치인 그녀는 북을 치고 트럼펫을 불며 잠파노의 조수 역할을 하는데 잠파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소유물이기도 하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을 듯한 바보이며 툭하면 잠파노에게 구박을 받는 가련한 처지이지만 그녀에게는 다른 어떤 사람도 갖지 못한 인간적인 무구함이 있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젤소미나의 미덕은 서커스단에서 줄 광대 일 마토를 만나면서 빛이 난다. 마토는 젤소미나가 얼마나 소중한 인간성을 지녔는지를 깨우쳐 주며 잠파노와 젤소미나를 맺어주려 한다.
  그러나 야수같은 잠파노와 천진한 젤소미나의 관계는 어긋나는 운명을 안고 있다. 잠파노는 일 마토를 죽이고 젤소미나는 절망에 빠지며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버린다. 5년 뒤 홀로 이곳 저곳을 떠돌던 잠파노는 젤소미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서야 비로소 잠파노는 이 세상에 없는 젤소미나의 존재감을 깨닫고 구제할 길 없는 고독을 깨닫는다.

 


  ‘길’의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는 떠돌이 서커스단과 대중적인 뮤직홀의 배우였다. ‘우리는 서커스 매릭 유랑단’이라고 읊조리는 어느 노랫말 가사처럼 펠리니의 영화에는 곧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에 대한 찬미가 있다. 인생이 즐길 만한 놀이라는 축제적 세계관이 들어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 놀이가 영원히 이어질 수 없고 한 번 공연이 파하면 또 다른 곳으로 관중을 찾아 떠나야 하는 유랑의 정서도 끼어 들어 있다.
  ‘길’의 주제는 잠파노와 젤소미나가 떠도는 길위에 놓여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떠돌이들의 삶의 한 기록이다.
  잠파노가 오해와 불신과 증오로 똘똘 뭉친 야수같은 사나이라면 젤소미나와 그녀가 좋아하는 줄 광대 마토는 선의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어린아이 같은 인간들이다.
  이 영화에 배어 있는 뿌리칠 수 없는 처연한 정서는 바로 상극인 것 같은 이 인간들이 정 반대 방향에서 거둘 것 없는 자신들의 인생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는 걸 알려줄 때이다. 잠파노의 야수성은 이곳 저곳 길 위를 떠돌며 굳어진 생존 본능 같은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을 착취하지 않으면 자신이 굶어 죽는다는 삶에의 불신이 뼛속 깊이 스며 있다. 정착할 집이 없는 방랑자로서의 처지도 그의 닫힌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늘 새로운 여행의 환상과 기쁨


   젤소미나는 그렇지 않다. 이곳 저곳을 떠도는 생활은 그녀에게 늘 새로운 삶의 풍경을 펼쳐 보여주는 신천지이며, 무대 위에서 잠파노와 마토가 실연하는 공연도 그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흥겨운 잔치이다.
  감독 펠리니는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여정에 전후(戰後) 가난에 짓눌린 이탈리아의 황폐한 삶의 조건을 녹여 넣는다. 이들의 서커스 여행은 일상 생활에서 얻어질 수 없는 환상의 충족이다. 특히 젤소미나에게 이 여행은 환상이며 마술이며 기쁨 그 자체다. 그 기쁨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젤소미나가 순수하고 천진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젤소미나는 생존의 각박한 조건에서 멀리 떨어져 자기 눈에 비친 삼라만상과 사람들을 진심으로 맞이한다. 그건 곧 모든 것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다. 젤소미나에게 이 여행은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는 여정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녀에게 영원한 행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길’은 운명의 비극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오래된 동화인 ‘미녀와 야수’의 패러디이며, 백치 여인 젤소미나를 거의 성녀처럼 묘사한다는 데서 종교적 알레고리를 깔고 있다. 구원은 쉽사리 오지 않으며 우리 모두 길 위에서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깨닫지 못한 채 쓰러질 운명이라는 것의 비유 말이다.

 

 

 

운명을 비추는 수많은 길


   이 영화는 로마 북쪽의 비테르보(Viterbo)와 이 곳에서 서쪽으로 12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아브루지 주의 주도(州都) 라퀼라(L’Aquila) 등지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50년대 이탈리아의 쓸쓸한 풍경들 속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앤소니 퀸이 연기하는 잠파노의 그늘진 얼굴 표정과 펠리니의 부인이었던 줄리에타 마시나가 보여준 백치 젤소미나의 천진한 미소는 영화 역사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이미지다.
  펠리니는 어울리지 않는 이들의 고단한 여정을 통해 사랑을 통한 구원이 사실은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절망에 기초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건 슬픈 사실이지만 때로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다.
  영화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이름 모를 길들은 바로 그런 인간의 운명을 비추고 있는 듯 하다. 한번 지나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길, 만남과 헤어짐과 스쳐 지나감을 기억하지 않는 길, 그저 무심하게 있는 그 길은 우리가 마음으로 채워 넣어야 할 운명의 속내를 가리킨다. 거기에 사랑을 채워넣지 않을 때 어떤 길도 의미가 없다. 영화의 말미에 죽은 젤소미나를 추억하며 늙고 병약해진 잠파노가 해변가에서 흑흑거리며 통곡할 때 그가 깨달은 것도 바로 이 점이었다.
  한 번 지나온 길은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오로지 그 땅을 밟고 지나갈 때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은, 수많은 길 위에서 일어난 방랑의 흔적은,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다.

 

글 - 김영진(영화평론가)

출처 : 박연서원
글쓴이 : 박연서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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