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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차르트의 `돈 죠반니`중 `Deh vieni alla finestra (창가로 나와 날 위로해다오)`

mistyblue 2015. 4. 23. 22:12

Opera 'Don Giovanni', K.527

모차르트 / 오페라 '돈 죠반니'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Opera 'Don  Giovanni' K. 527 Act 2, No.16

아리아 'Deh Vieni alla finestra'
(오, 사랑하는 이여, 창가로 와주오 / 창가로 나와 날 위로해다오)

 

Deh, vieni alla finestra, o mio tesoro,
Deh, vieni a consolar il pianto mio.
Se neghi a me di dar qualche ristoro,
Davanti agli occhi tuoi morir vogl'io!
Tu ch'hai la bocca dolce più del miele,
Tu che il zucchero porti in mezzo al core!
Non esser, gioia mia, con me crudele!
Lasciati almen veder, mio bell'amore!

O come to the window, beloved;
O come and dispel all my sorow !
if you refuse me some solace,
I will die before you dear eyes.

Your lips are sweeter than honey,
your heart is sweetness itself;
than don't be cruel, my angel,
I beg for one glance, my beloved!


오, 사랑하는 이여 창가로 와주오.
오, 여기 와서 내 슬픔 없애주오.
내 괴로운 마음 몰라주면
그대 보는 앞에서 목숨을 끊으리.

그대의 입술은 꿀보다 더 달콤하고
그대의 마음은 달콤함 그 자체라오
나에게 가혹한 짓 하지 않으리.
여기 나와, 그에게 그대 찬미하게 해주오
나를 한번만 바라봐 주오, 내 사랑이여!

Canzonetta from Act II, Scene 1

Simon Keenlyside, Baritone
Berli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Cond
 

 

Bryn Terfel (1965~    , 영국 Welsh), Bass-Baritone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 (5 February 1992)
Conductor : Bernard Haitink
Leporello : Claudio Desderi
Donna Anna : Carol Vaness
Don Giovanni : Thomas Allen
Il commendatore : Robert Lloyd
Don Ottavio : Hans Peter Blochwitz
Donna Elvira : Patricia Schuman
Zerlina : Marta Marquez
Masetto : Bryn Terfel

 

Samuel Ramey, baritone

 

Opera 'Don  Giovanni'

아리아 'Deh, vieni alla finestra' (창가로 나와 날 위로해다오)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중세 스페인에 돈 후안 테노리오(Don Juan Tenorio)라는 희대의 바람둥이가 있었다. 우리가 보통 ‘돈 판’이라고 부르는 인물이다. 젊은 귀족인 돈 후안은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기록적인 걸 헌팅 행각을 펼쳤다. 2천명에 65명을 더한 2천65명! 돈 후안이 농락했던 여자들이 그만큼이나 됐다. 돈 후안의 하인인 레포렐로가 돈 후안을 따라 다니면서 수첩에 적어 놓은 것을 보면, 이탈리아에서 640명, 독일에서 231·명, 프랑스에서 100명, 터키에서 91명, 그리고 모국인 스페인에서 무려 1,003명의 여인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역사상 어느 누구도 돈 후안만한 여성편력은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후안 자신은 ‘완전한 사랑의 여성을 찾아 헤맸으나 모두 헛된 노력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을 찾기는 찾았는데....사람들이 나의 진정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서 그 여자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돈 조반니 무대 

 

돈 후안이 실제 인물인지 또는 전설적인 인물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던중 스페인의 티르소 데 몰리나(Tirso de Molina : 1579-1648)라는 수도승이 그의 소설 El Burlador de Sevilla에서 돈 후안의 행적을 소개하므로서 돈 후안이라는 인물을 일약 유명인사로 데뷔시켜 주었다. 그러나 돈 후안에 대한 얘기가 정작 유명해진 것은 모차르트 때문이었다. 모차르트는 돈 후안 스토리를 듣고 흥미를 느낀 나머지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돈 후안의 성격과 행동이 자기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과 흡사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보다도 열이면 열 모두 방탕하기만 한 귀족들에 대한 거부반응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본은 로렌조 다 폰테(Lorenzo da Ponte)가 맡았다. 모차르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대본가였다. 다 폰테 역시 연애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유명인사였으므로 모차르트와 감정이 합동하였을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다 폰테가 대본을 맡았으니 제목도 돈 후안의 이탈리아어인 돈 조반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오페라라고 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이탈리아어로 만들어야 품위유지가 되었다.

 

티르소 데 몰리나(Tirso de Molina) 

 

원래 티르소 데 몰리나의 소설에서는 돈 후안을 일종의 인생 순례자로 그려 놓았다. 즉, 단순히 여성편력이나 일삼는 호색한으로 그려 놓은 것이 아니라  인생의 참 목적을 찾기 위해 이 여자에서 저 여자로 어쩔수 없이 방황하는 인물로 그려 놓았다. 대본가인 다 폰테는 이런 순례자적 요소는 모두 빼버리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엎치락뒤치락하는 연애행각과 그런 못된 탕아는 결국 벌을 받는다는 인생경종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었다. 이런 대본에 천재 모차르트가 완벽한 음악을 창조하여 살을 붙여 놓았으니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한 상황의 연속이 아닐수 없었다. 다만, 모차르트 특유의 ‘우울한 아름다움’이 간혹 부분마다 등장하기 때문에 혹시 이 작품이 희극인지 비극인지 혼동할 경우가 있을 뿐이다. 오페라 ‘돈 조반니’는 희극도 비극도 아닌 그야말로 ‘모차르트의 오페라’일 뿐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는 다른 오페라에 비하여 공연시간이 길다. 그래서 혹시 하품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수 있지만 만일 돈 조반니가 자기 자신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가 있을 것이다.

 

돈 조반니의 모습을 그린 포스터

 

고향 잘츠부르크를 박차고 나와 비엔나로 온 청년 모차르트는 오페라에 대한 그의 실력을 비엔나의 한다하는 인사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주어 콧대 높은 비엔나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어 했다. 그렇게 하여 나온 것이 징슈필 형태인 ‘후궁에서의 도주’와 불후의 명작 ‘피가로의 결혼’이었다. ‘후궁에서의 도주’는 터키풍의 세팅과 재미난 스토리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지만 ‘피가로의 결혼’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귀족에 대한 지나친 풍자 때문이었다. 어찌 감히 하인이 백작나리를 골탕 먹일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피가로의 결혼’은 경직된 합스부르크의 비엔나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프라하에서는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다. 당시의 프라하는 부다페스트를 능가하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제2의 도시였다. 프라하에는 듀세크(Duschek)라는 귀족이 살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우연한 기회에 듀세크 집안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하기야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 음악가를 싫어하는 사람은 극소수의 라이벌밖에 없었다. ‘피가로의 결혼’이 프라하에서 대성황을 이루었지만 모차르트는 그 광경을 보지 못했다. 듀세크의 가족들은 프라하에서 ‘피가로의 결혼’과 ‘후궁에서의 도주’가 대환영을 받자 모차르트에게 서한을 보내어 한번 와서 보라고 권유하였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에서 이런 저런 일로 골치가 아프던 차에 잘 되었다고 싶어서 프라하를 방문했다. 지금은 비엔나에서 프라하까지 자동차로 서너 시간이면 가지만 당시에는 하루 종일이 걸리는 먼 거리여서 평상시 나들이 하듯 갔다고 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라하에 온 모차르트는 ‘피가로의 결혼’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음은 물론이었다.

 

가장 뛰어난 돈 조반니 역의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레이미(Samuel Ramey)

 

프라하에서의 ‘피가로의 결혼’ 공연에는 이탈리아의 순회 오페라단이 출연했다. ‘피가로의 결혼’도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차피 이탈리아 오페라단의 공연담당이 제격이었다. 이탈리아 오페라단은 ‘피가로의 결혼’에 홀딱 반했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 재미있고 그리고 너무 순수했기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오페라단은 프라하를 방문하여 직접 지휘까지 해준 모차르트에게 고마워하며 어쩔줄 몰라 했다. 그러다가 이탈리아 오페라단의 단장이 결심이나 한 듯 모차르트에게 '젊은 저희들을 위해 다른 오페라를 한편만 꼭 작곡해주실수 없는지요?'라며 간청했다. 마침 모차르트는 스페인의 데 몰리나가 쓴 돈 후안 얘기에 집착하고 있었다. 한편 프라하 국립극장도 모차르트에게 레오폴드 2세의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조카딸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오페라를 한편 부탁하려 했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에 돌아오자마자 돈 후안의 작곡에 착수하였고 그해 9월에는 다시 프라하로 가서 마지막 오케스트레이션을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하여 1787년 10월, 모차르트가 31세 때에 프라하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역사적인 돈 조반니의 초연이 있었다. 이탈리아 오페라단이 공연을 맡았음은 물론이다. 돈 조반니의 프라하 초연은 모차르트가 직접 지휘하였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Leopold)는 돈 조반니의 프라하 초연으로부터 두어달 전에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는 돈 조반니의 작곡에 열중하느라고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극중에서는 아버지 레오폴드를 묘사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것으로 아버지와의 대면을 대신했을 것이다.

 

마지막 막에서의 석상의 복수(기사장은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를 상징한다고 한다.) 


돈 조반니의 비엔나 초연은 프라하 초연으로부터 거의1 년 후에나 이루어졌다. 프라하에서 돈 조반니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전에 비엔나를 휩쓸었다. 비엔나 사람들은 돈 조반니가 비엔나를 제치고 합스부르크의 시골도시인 프라하에서 먼저 공연된 것에 대하여 은근히 자존심이 상해 있었다. 그러므로 돈 조반니의 비엔나 초연은 더욱 관심꺼리였다. 비엔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었던 또 하나의 사항은 누가 주인공으로 발탁되느냐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주역들은 모차르트가 거의 전적으로 선발했다. 가장 중심되는 프리마돈나인 돈나 안나(Donna Anna : Sop)는 모차르트의 처형인 알로이지아(Aloysia)가 맡게 되었다. 원래 모차르트는 하숙집의 딸 3자매 중에서 큰 딸인 알로이지아와 결혼할 생각이었다. 인물도 그 중 괜찮았고 더구나 소프라노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버지 레오폴드에게 알로이지아와의 결혼을 승낙해달라고 간청하였으나 아버지는 ‘작곡가로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결혼은 무슨 결혼이냐?’면서 반대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알로이지아는 백수 모차르트를 제쳐두고 다른 사람과 얼른 결혼해버렸다. 속이 상한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허락도 받지 않은채 하숙집의 셋째 딸 콘스탄체(Constance)와 결혼했다. 어쨌든 모차르트로서는 알로이지아에 대한 미련이 약간 남아 있었던지 돈 조반니의 주역 돈나 안나를 알로이지아가 맡도록 했다.

 

알로이지아 베버 랑게(Aloysia Weber Lange: 1760-1839)의 초상화
 

돈 조반니의 또 다른 주역인 돈나 엘비라(Donna Elvira : Sop)는 당시 비엔나에서 알아주는 미모의 소프라노 카타리나 카발리에리(Catarina Cavalieri : 1760-1801)였다. 카타리나는 실은 당시 비엔나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던 궁정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애인이었다. 살리에리는 여러 모로 모차르트와 라이벌 관계였다. 모차르트는 궁정작곡가가 되고싶어 했다. 그러나 살리에리가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차르트로서는 속이 상할 일이었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픽션이긴 하지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불편한 관계를 실감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보면 ‘후궁에서의 도주’에 살리에리의 애인인 카타리나를 주역으로 출연토록 함으로서 카타리나와 모차르트가 특별히 은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도 살리에리에 대한 라이벌 의식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아무튼 모차르트는 그런저런 이유로 카타리나를 돈나 엘비라로 추천했다는 얘기이다. 돈나 엘비라의 아리아 Mi tradi(나의 슬픔)은 모차르트가 카타리나를 위해 특별히 작곡했다는 얘기도 있다.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는 돈나 엘비라의 약혼자로 나오는 돈 오타비오(Don Ottavio : Ten)를 위해서도 특별한 아리아를 마련해 주었다. 유명한 테너 아리아인 Il mio tesoro intanto(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 테너 아리아는 너무나 힘든 곡이기 때문에 모차르트가 돈나 엘비라의 파트너인 돈 오타비오를 골탕먹이기 위해 일부러 그런 힘든 아리아를 안겨주었다는 후일담도 있다.

 

돈나 엘비라의 이미지를 창조한 소프라노 카타리나 카발리에리

 

돈나 안나의 아리아 Non mi dir, bel idol mio(말하지 마세요, 나의 사랑스런 우상이여) 역시 매우 어려운 곡이다. 생각건대 모차르트가 자기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그리고 알로이지아가 그동안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그런 어려운 아리아를 만들지 않았느냐는 후문이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프라하로부터 1년후의 비엔나 공연을 염두에 두고 미리 그렇게 작곡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돈 조반니에는 이같은 테스트와 전혀 연관이 되지않는 성격의 아리아들도 있다.

 

돈나 안나를  유혹하는 돈 조반니


시골처녀 체를리나(Zerlina : Sop)의 아리아 Batti, batti, o bel Masetto(때려 주세요, 사랑하는 마세토여)는 팔딱팔딱하는 싱싱함과 간드러진 애교가 철철 넘치는 곡이다. 그러나 돈나 안나의 Or sai chi l'onore(누가 나의 명예를 훔쳤는가)라는 아리아는 정의를 부르짖는 준엄함이 가슴을 파고드는 훌륭한 곡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런 아리아들은 돈 조반니가 안고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돈 조반니에 나오는 아리아들은 어렵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많다. 하기야 소프라노 주역만 세명이나 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리아가 많다는 것은 극의 흐름을 막히게 하거나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조반니의 아리아들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들이다. 모차르트 특유의 우아함과 감미로움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체를리나와 돈 조반니(바르셀로나 리세우극장)


이제 나머지 출연진의 면모를 살펴보자. 주연급 조연들이다.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Leporello: Bass)는 대개의 하인들이 그렇듯 주인을 위해 별별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지만 그런 중에도 자기 몫만은 단단히 챙기는 인물이다. 주인의 신분과 재력을 믿고 저돌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풍자적인 유머 감각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끔은 밉지 않게 생각되는 인물이다. 기사장인 돈 페드로는 딸인 안나를 농락한 돈 조반니에게 칼을 빼어들지만 오히려 죽임을 당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돈 페드로였다. 마지막 장면에 건방지고 못된 돈 조반니를 응징함으로서 바람둥이 탕아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사실 이 오페라에서 기사장 돈 페드로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묘지의 석상으로 모습을 보인 기사장의 환영은 간혹 볼프강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를 연상케 해준다. 아버지 레오폴드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들 볼프강 모차르트에게 평소 준엄한 책망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여자 문제에 있어서는 대단히 완고하였다. 그러고 보면 오페라 돈 조반니는 자유분방스러운 생활을 했던 모차르트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1719-1787)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 오페라에는 세명의 여주인공들이 나온다. 돈나 안나는 가시장의 예쁜 딸로서 돈 오타비오와 약혼한 사이이다. 돈 조반니의 유혹에 넘어갈 뻔하다가 겨우 위급한 사정은 모면했지만 대신 그 때문에 아버지 기사장이 돈 조반니의 칼에 쓰러지는 비운을 겪은 여인이다. 돈나 엘비라는 한때 돈 조반니와 깊은 관계에 있었으나 결국 천하의 바람둥이 돈 조반니에게 버림받은 여인이다. 아무튼 이 두 여인은 돈 조반니를 증오하고 있기 때문에 복수의 일념에 넘쳐 있다. 세 번째 여인은 체를리나이다. 체를리나는 예쁘고 발랄한 시골 아가씨이다. 곧 결혼을 앞둔 입장이지만 돈 조반니의 달콤한 유혹에는 분별 없이 약하여 하마터면 넘어갈 뻔했던 여인이다. 이 오페라에서 체를리나의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몰리나의 원작에 의하면 완전한 여성을 찾아 방황하던 돈 조반니가 마침내 찾은 이상적인 여인이 바로 체를리나라는 것이다. 바로 모차르트가 마음에 그리고 있던 그런 여인이다. 예쁘고 순진하며 명랑한 체를리나! 그러나 체를리나는 돈 조반니의 품을 빠져나가 푸르른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체를리나 역의 안나 네트레브코(Anna Netrebko)

 

1막 제1장은 기사장(Commendatore) 돈 페드로 저택의 정원이다. 돈 조반니가 갑자기 집안으로부터 도망치 듯 뛰쳐나온다. 기사장의 예쁜 딸인 돈나 안나에게 흑심을 품고 집안으로 스며들었다가 놀란 돈나 안나가 소리치는 바람에 집안사람들을 깨웠던 것이다. 기사장의 딸 돈나 안나가 도망치는 돈 조반니의 뒤를 쫓아나와 돈 조반니의 팔을 움켜잡는다. 늙은 기사장이 도둑이 들어온 줄 알고 나타난다. 정원에서는 자기 딸 돈나 안나가 도망치려는 어떤 놈의 팔을 잡고 놓지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사장은 순간적으로 그 놈이 불한당인 것으로 알고 칼을 뽑아든다. 그러나 기사장은 혈기왕성한 젊은 돈 조반니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기사장은 돈 조반니의 칼에 찔려 숨을 거둔다. 그 틈에 돈 조반니는 담을 넘어 도망친다. 돈나 안나와 약혼자 돈 오타비오는 알지 못하는 살인자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슬픔에 젖은 돈나 안나(Ljuba Welitsch)를 돈 오타비오가 위로하고 있다.


2장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어느 길거리이다. 향수를 적당히 풍기는 여인들이 나타난다. 보아하니 귀족 여인들이다. 그 중 한 명은 돈나 엘비라이다. 그럴듯한 여인들을 보고 돈 조반니가 가만 있을리 없다. 여인들에게 다가와 수작을 건다. 특히 얼굴을 부채로 살짝 가린 돈나 엘비라에게 집요하게 접근한다. 돈 조반니는 처음에 누군지 모르고 접근했지만 얼굴을 마주 대하고 보니 돈나 엘비라가 아닌가? 얼마 전에 돈 조반니가 농락하고 나서 헌신짝처럼 차버린 여인이었다. 자기에게 접근한 남자가 돈 조반니인 것을 안 돈나 엘비라는 돈 조반니를 붙잡고 이번에는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요량이다. 돈 조반니는 ‘어이쿠 뜨거워!’하면서 재빨리 도망친다. 뒤에 쳐진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폴렐로는 ‘제 버릇 개 못주는 못된 인간’이라며 주인을 비난하더니 한쪽에 닭쫓던 개 모양으로 서 있는 돈나 엘비라를 진정시킨답시고 저 유명한 '카탈로그의 노래‘를 부른다. “우리 주인 나리로 말씀드리자면 이탈리아에서 몇 명, 독일과 프랑스에서 몇 명,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몇 명, 키 작은 여자, 키 큰 여자, 금발머리 여자, 갈색 머리 여자, 오동통한 여자, 날씬한 여자 등등을 가리지 않고 치마만 둘렀다하면 참지 못하고 건드리는 인물인 바 아가씨는 그 수많은 여인들 중에서 고작 한 명에 불과한데 무얼 그러느냐"는 내용이다.

 

레포렐로의 카탈로그의 아리아 - 지도를 펼쳐 보이며 돈 조반니의 행각을 설명하고 있다.
 

3장은 돈 조반니의 별장이 있는 시골마을이다. 마침 그 날은 예쁘고 발랄한 체를리나와 순박한 농부 마세토(Masetto)가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다. 돈 조반니가 지나가다가 예쁜 체를리나를 보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돈 조반니가 체를리나에게 접근하여 달콤한 말로 유혹하자 똘똘한 것같으면서도 뭐가 뭔지 모르는 체를리나는 잘 생긴 귀족 나리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결국 체를리나는 돈 조반니의 유혹의 말에 저항하지 못하고 La ci darem la mano(손에 손을 잡고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돈 조반니를 따라 그의 침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때  돈 조반니를 잡기 위해 시골에 있는 돈 조반니의 별장까지 쫓아온 돈나 엘비라가 돈 조반니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는 체를리나를 돈 조반니의 손에서 떼어 놓으며 ‘아니, 오늘 결혼식을 올릴 아가씨가 저런 팔난봉에게 속아 장래를 망치려 한다!’고 소리 지른다. 마침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도 기사장의 원수를 찾아 이곳 돈 조반니의 별장까지 찾아 왔다. 이들은 돈 조반니가 살인자인줄을 아직 확실히 모르고 있다. 다만 어렴풋이 돈 조반니가 살인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돈나 안나는 ‘누가 나의 명예를 훔쳤는가?’라는 장엄한 아리아를 부르며 약혼자인 돈 오타비오에게 복수해달라고 간청한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중의 하나이다.

 


돈나 안나 역의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

 

4장은 돈 조반니 저택에 있는 어느 방. 돈 조반니는 곧 있을 파티를 위해 멋진 옷을 입고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Finch han dal vino(포도주는 흘러넘치고)라는 유쾌한 아리아이다. 마을 사람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열고자 했던 것은 그 중에 체를리나가 있으므로 파티를 기회로 집에 끌여들어 아예 정복할 속셈에서이다. 제5장은 다시 돈 조반니의 저택에 있는 정원이다. 체를리나는 여전히 가벼운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남자들과 시시덕거리고 있다. 이 꼴을 본 약혼자 마세토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체를리나를 붙잡고 ‘나와 곧 결혼할 사람이 왜 다른 남자들과 웃고 떠들며 주책을 부리냐?’라고 추궁한다. 이에 체를리나는 딴에는 자기 분수를 알았는지 Batti, batti, o bel Masetto(때려 주세요, 사랑하는 마세토)라는 귀여운 아리아를 부른다.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나를 때리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그렇지 못할 바엔 우리 정답게 지냅시다!’라는 내용이다. 잠시후 가면을 쓴 세 사람 - 돈나 안나, 돈나 엘비라, 돈 오타비오 - 가 정원에 나타난다. 이어서 파티를 주선한 돈 조반니가 등장하여 가면을 쓴 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그럴 듯한 신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여 파티에 초청한다. 저택안의 홀에서는 아름다운 메뉴엣이 흘러나온다. 초청을 받은 세 사람은 이제야 복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면서 ‘마스크의 트리오(3중창)’인 Protegga, il giusto cielo(도우소서, 은혜가 풍성한 하늘이여)를 부른다. 아름다운 곡이다. 

 

마세토와 체를리나 (부카레스트 국립오페라)

 

6장은 파티가 열리는 저택안의 홀이다. 호색한 돈 조반니의 눈에는 풋풋한 사과와 같은 체를리나의 귀여운 모습만 눈에 어른거린다. 가면을 쓴 돈 조반니는 체를리나에게 다시 접근하여 온갖 달콤한 소리로 유혹한다. 가벼운 체를리나는 이번에도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돈 조반니의 유혹의 소리에 솔깃해 한다. 돈 조반니는 끝내 체를리나를 별실로 데리고 가서 농락하려고 한다. 사태가 이쯤되자 체를리나는 무슨 일인지 단번에 눈치 채고 비명을 지르며 돈 조반니의 마수에서 겨우 빠져 나온다. 체를리나의 비명으로 무도회는 중지된다. 세 사람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돈 조반니가 별실에 있다고 믿어 돈 조반니를 잡으러 별실로 돌진한다. 다급해진 돈 조반니는 레포렐로를 가리키며 ‘이 놈이 체를리나를 범하려 했던 놈’이라고 둘러대지만 그런 연극에 속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을사람들을 파티에 초청한 돈 조반니가 레포렐로와 다음 작전을 꾸미고 있다.

 

제2막 제1장은 돈나 엘비라의 저택 앞이다. 돈 조반니가 이번에는 돈나 엘비라의 예쁜 하녀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돈 조반니는 하녀를 유혹하기 위해 만돌린을 들고 달콤한 세레나데를 부른다. Deh vieni alla finertra(창문 쪽으로 나오라)라는 곡이다. 그 때 마세토를 비롯한 농부들이 곡괭이 같은 것으로 무장을 하고 돈 조반니를 잡아 족치려고 몰려온다. 돈 조반니는 마세토를 주먹으로 힘껏 쳐 쓰러트리고 도망간다. 마세토의 비명소리를 듣고 체를리나가 달려와 쓰러져 있는 마세토에게 ‘그러니까 질투하지 마세요!’라면서 위로한다. 이때 체를리나가 부르는 아리아가 Vedrai, carino(보세요, 사랑하는 당신)이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약이나 바르세요!’라는 내용이다. 보통 ‘약방의 노래’로 알려져 있는 이 아리아는 매우 밝고 귀여운 곡이다.

 

체를리나 역의 비두 사야오(Bidu Sayao)

 

2장은 돈나 안나의 집 앞이다. 돈나 엘비라는 아직도 레포렐로를 돈 조반니로 착각하고 있다.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얼굴을 확실히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포렐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곤경에서 빠져 나가려고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 그리고 마세토와 체를리나까지 들이닥친다. 레포렐로는 할 수 없이 자기야 말로 돈 조반니의 하인이라고 밝히고 용서를 빈다. 모두들 기가 막혀 말을 못하고 있다. 돈 오타비오는 기사장이 살해당했을 때 괴한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돈 조반니가 확실히 범인이라고 믿는다. 그러면서 부르는 돈 오타비오의 아리아가 유명한 'Il mio tesoro intanto'(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이다. 사랑하는 돈나 안나를 위해 돈나 안나의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제3장은 교회의 묘지이다. 어스름한 달밤이다. 묘지에는 기사장이 말을 타고 있는 석상이 하나 있다. 돈 조반니와 레포렐로가 사람들의 손을 피해 교회의 묘지까지 도망쳐 왔다. 두 사람은 사람들의 손에 잡혀 곤욕을 치를 뻔했는데 요행으로 달아나게 되었다면서 한바탕 웃는다. 갑자기 지하로부터 엄숙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네 이놈, 네 놈의 웃음도 오늘밤이 마지막이다’라는 소리이다. 죽은 기사장의 모습을 한 석상에는 ‘나를 저 세상으로 보낸 악한에게 반드시 복수를 하련다.’는 글이 적혀 있다. 이 글을 읽은 돈 조반니는 호기를 부리며 ‘이봐! 레포렐로! 오늘 밤 만찬에 저 석상도 초대하지 그래!’라고 장난기있게 말한다.

 

돈 조반니의 만찬 준비


4장은 돈나 안나의 방이다. 돈 오타비오가 들어와 돈나 안나에게 이제는 결혼하자고 조른다. 돈나 안나는 ‘아버지를 죽인 그 놈은 곧 발견되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니 그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리세요’라고 말한다. 이 때 부르는 돈나 안나의 아리아가 'Nonmir dir, bel idol mio'(더는 말하지 마세요, 내 사랑하는 사람이여)이다. 제5장은 돈 조반니의 저택에 있는 식당이다. 돈 조반니가 악사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있다. 그 때 묘지의 석상이 뚜벅뚜벅 들어온다. 석상은 돈 조반니에게 마지막으로 회개하라고 권한다. 돈 조반니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거절하며 버틴다. 그러자 석상은 ‘이제는 어쩔수 없다’면서 사라진다. 곧이어 천지가 진동하며 불길이 치솟는다. 지옥의 사자와 같은 형상들이 나타나 춤을 추며 마치 돈 조반니를 어서 속히 지옥으로 데려갈 듯한 기세이다. 마침내 돈 조반니는 비명을 지르며 지옥의 불길 속으로 떨어진다. 돈나 안나, 돈 오타비오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식탁 아래에 숨어 있던 레포렐로가 나타나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한다. 모두들 ‘나쁜 짓을 거듭하는 인간의 말로는 이런 것’이라는 교훈을 얘기하는 중에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저주의 심판을 받고 있는 돈 조반니


[한마디] 오페라 돈 조반니에는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아리아 ‘더 이상 날지 못하리’기 상징적으로 나온다. [한마디 더]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와 결혼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알로이지아는 예쁘고 마음씨가 고울 뿐만 아니라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성악가’라고 소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혼은 파파 모차르트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대신,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의 둘째 여동생인 콘스탄체와 결혼하였다.

 

[돈 조반니에 나오는 아리아-앙상블](괄호 안은 영어로 번역된 제목)

- La ci darem la mano(Give me your jand, Zerlina)

- Dalla sua pace(She is the Measure)

- Finch' hand al vino(Let's have a Party)

- Batti, batti(Beat me, Beat me)

- Deh vieni alla finestra(Serenade)

- Vedrai, carino(I have a cure for you)

- Il mio tesoro(Take my Beloved)

- Non mir dir(Ah, Dear Heart)

 

Bryn Terfel (Bass-Baritone)

 

 

웨일즈 지방의 목장으로부터 저 유명한 프롬네이드 콘서트, 라 스칼라,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의 주요 무대를 누비는 베이스 바리톤 브린 터플(Bryn Terfel)은 오페라와 콘서트, 리사이틀 가수로서 명실상부한 스타십을 획득한 인물이다. 특히 1989년에 메트로폴리탄에 데뷔했을 때는 뉴욕 타임스의 표지에 등장할 정도로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뉴욕 타임스가 음악가를 표지인물로 등장시켰던 사례는 20여년 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무대에 복귀했을 때 뿐이었으니 터플에 대한 당시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게 한다.

 

터플의 무대는 청중들을 아주 기쁘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들려주는 해석은 깊은 철학적 사유를 수반하기도 하지만 음악을 편하고 즐거운 선물로 만들어서 객석에 전달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게다가 그의 음악은 아주 열성적이고 감동적이다. 음악을 통한 자신과 청중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터플은 특별한 친화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브린 터플은 1965년에 웨일즈에서 태어났고, 런던의 길드홀 음악학교(Guildhall School of Music)에서 공부했다. 재학 중엔 케틀린 페리어(Kathleen Ferrier)기념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할 때는 최고가수에게 수여하는 골드 메달을 받았다. 1989년, 졸업하던 해에 카디프 싱거(Cardiff Singer)국제 경연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듬해에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여자란 다 그런 것)'에서 굴리엘모 역, '휘가로의 결혼'에서 휘가로 역으로 웨일즈 국립 오페라에 데뷔했다. 1991년엔 영국 국립오페라와 미국 싼타페 오페라에 데뷔했고, 다음해엔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 가서 시트라우스의 '살로메'에서 요하난 역을 맡아 대단한 갈채를 받았다. 이후, 런던, 파리, 암스텔담, 빈 등에서 주로 휘가로를 열창해서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1994년, 고향으로 가서 '팔스타프'에 출연했고, 코벤트 가든에서 휘가로를 노래했는데 메트로폴리탄에서 받은 것 이상의 대단한 반응을 맛 보았다. 이 무렵엔 오라토리오와 콘서트 무대에도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고, 라비니아 페스티발에서는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말러의 교향곡 제8번의 독창자로 연주했다. 이 작품은 후에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도 발표했다(지휘/아바도, 베를린 필).

 

1994년, 런던 위그모오 홀(Wigmore Hall)에서 리사이틀을 가졌고, 잘츠부르크 페슽티발, 프로렌스(Florence), 미국 뉴욕의 앨리스 튤리 홀(Alice Tully Hall)에서 잇달아 리사이틀을 가졌다.

 

브린은 BBC 2와 웨일즈, HTV 등 방송에서 자신이 호스트로 역할 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터플의 경력 가운데서도 가장 역사적인 것은 2001년 12월 8일에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노벨상 제정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안느 소피 폰 오터와 나란히 연주한 사실일 것이다.

 

베이스 바리톤이라는 영역이 일반에게 그리 강렬하게 어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터플의 경우 그러한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역시 타고난 그의 미성과 놀라운 발성의 마력 때문일 것이다.

 

음반은 DG에서 발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모두 35종의 음반이 발매되었다.
1996년에 그레미상(최고의 클래식 보컬 부문), 2004년엔 영국 아카데미상(British Academy Awards)를 받았다. 영국 황실로부터 CBE(Commander of British Empire) 작위를 받기도 했다.

출처 : 박연서원
글쓴이 : 박연서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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