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한국인가 미국인가"
평택 미군기지 '험프리스' 둘러보기
신용카드 결제하면 '해외승인'
18조 원 투입, 땅 높이 3m 올려
부대 안에 '활주로'·'골프장'
BTS '굿즈' 인기..한류 열풍
'영원한 동맹' 한·미동맹 상징
평택 미군 기지(USAG, US Army Garrison)는 해외 주둔 미군 기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명칭부터 다르다.
일반적인 기지에 사용하는 ‘캠프’보다 더 큰 규모인 ‘개리슨’으로 불린다.
미군과 가족 등 4만 5천 명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령부 이전은 끝났지만, 여전히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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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5.5배, 판교 신도시 1.6배 면적’
험프리스는 동북아 최대 규모 군 부대로 면적은 여의도 5.5배ㆍ판교 신도시 1.6배 수준이다.
활주로 옆에는 골프장도 마련됐다.
18홀 정규 코스 골프장에는 클럽하우스도 있어 여느 골프장 못지않다.
다만, 일반 골프장보다 다소 완만한 지형이다.
PGA 프로골퍼 출신 지배인이 상주하며 관리한다.
편의시설을 보더라도 미국 작은 도시 수준과 다름없다.
평택기지 험프리스는 처음부터 큰 부대는 아니었다.
해방 전까지는 일본군이 쓰던 비행장 부지다.
미군은 한국전쟁 기간에 자리 잡았다.
이때부터 ‘K-6’ 기지로 불렸는데 최근 10년 사이에 151만 평에서 430만 평으로 확장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미 2사단 등 미군기지를 통폐합하면서 주한미군 병력 70%가 주둔하게 됐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은 한ㆍ미 양국 합의에 따라 2004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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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달러만 받아, 우체통 편지는 미국으로 ’
미군 장병은 험프리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쇼핑센터인 ‘X EXCHANGE’에서는 국내외 가전제품과 각종 의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대형 할인 마트에 백화점을 더한 형태와 같다.
이동주 지배인은 “매장 크기는 13만 5천 스퀘어 피트(약 4천 평) 규모”라면서
“미군 장병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32인치 TV와 비디오 게임 콘솔(PS4, Xbox)”이라고 말했다.
쇼핑센터 안에 마련된 군장점 ‘X MILITARY CLOTHING’에 들어서자
쇼핑센터 입구에는 방탄소년단(BTS) 기념품도 진열돼 있다.
식당가 ‘X FOOD COURT’에는 치킨ㆍ타코ㆍ피자 등 미군이 선호하는 외식 매장이 줄지어 있다.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미국 현지 매장도 여럿 포함됐다.
점심시간이 되자 미군 장병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각자 원하는 매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들고 둘러 앉아 자유롭게 식사했다.
평범한 쇼핑센터 식당가와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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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좋아하는 미군, 체력검정 실전 연습도’
기자는 미군 병사식당 ‘PROVIDER GRILL’에 다녀왔다.
미군과 한국군 장병이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군도 다수 보였다.
카투사는 ID카드를 보여 준 뒤 식사할 수 있다.
여느 미군 식당처럼 빈 테이블이 하나 마련돼 있다.
미군은 전사했거나 실종된 전우를 위한 자리를 별도 마련해 희생을 추모한다.
생활 속에 녹아있는 보훈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만나본 몇 명의 미군 장병은 ‘슈퍼 짐’이라 불리는 운동시설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취재 일정에 없었던 슈퍼 짐을 찾았다.
교육 강좌도 알차게 마련돼 있다. 김영일 지배인은 “크로스핏을 하는 강사들이 아침과 저녁에 강습하는데
비용은 별도로 받지 않는다”며 “미군과 가족 그리고 여기에 근무하는 한국군도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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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10명 중 6명은 한국인과 이웃주민’
미군과 군무원을 위한 숙소도 부대 안에 마련돼 있다.
지난 6월에 완공한 아파트를 찾았다.
건물에 들어서자 새집 냄새가 물씬 났다.
아파트는 자녀 수 등 가족 규모에 따라 47평(침실 3개)ㆍ50평대(침실 4개)ㆍ60평대(침실 4개) 중 하나를 배정받는다.
내부 시설은 모두 미국식으로 꾸며 있다.
벽에는 전압 120V 형식 콘센트가 매립돼 있다.
미군 숙소는 가족을 동반한 경우에 제공되는 아파트와 대령급 이상 단독주택, 독신자 숙소 등 다양하다.
험프리스는 기지 스스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거주 여건을 갖췄다.
자체 취수장은 물론, 병원도 마련돼 있다.
부대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큰 불편 없이 기본 생활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평택과도 연결돼 있어 생활 여건이 더욱 편리하다.
아파치 조종사 이시현 중위는 “기지 안에 식당도 많고 영화관도 있고 군인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지만,
부대 밖 평택 시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즐비하다”며 만족해했다.
한국 정부는 예산 18조 원을 투입해 험프리스를 조성했다.
험프리스는 ‘굳건한 한미동맹 상징’으로도 불린다.
지난 7월 ‘한미동맹 상징 조형물’도 설치됐다.
조만간 한ㆍ미 연합군사령부(미래사)도 이곳으로 지휘부를 옮길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한·미 군 지휘부를 만나 “한미동맹은 결코 한시적인 동맹이 아니라
영원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한·미 장병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며 함께 땀 흘리고 있었다.
평택=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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