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부족, 실전은커녕 이착륙 훈련도 벅차
무거운 중량, 약한 엔진의 함재기..이륙 더 어려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달 17일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이자 두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남중국해에 위치한 하이난의 싼야 해군기지에서 취역했습니다.
항공모함 전력이 아예 없는 동남아시아 각국은 물론 대만해협과 센카쿠 열도 일대에서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대만과 일본도 크게 긴장했죠.
중국 항모들이 자꾸 대만해협을 건너 북태평양 일대에서 전력훈련에 나서면서 주변국들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막상 중국 내부에서는 이 항공모함을 두고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항모전단과 대적할 전력은커녕 함재기가 이륙하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의하면 산둥함은 물론
2012년 취역한 랴오닝함조차 조종사가 제대로 확보돼있지 못하다고 합니다.
중국의 함재기 조종사 훈련소는 랴오닝함이 취역한 후인 2013년에야 설립이 됐고,
조종사들이 아직 항모에서 이착륙하는데 익숙치 못하다는거죠.
두 항공모함에 탑재될 70기의 함재기가 모두 출동 가능하려면 최소 70명의 숙달된 조종사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확보돼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항공모함은 활주로가 일반 군용 공항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고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중국의 항공모함 2척은 모두 함재기의 이륙을 돕는 사출기(캐터펄트)가 전무하죠.
이륙시 가속을 크게 올려주는 사출기가 없이 구형 스키점프식 활주로에서 이륙을 해야하는데
조종사들은 숙련돼있지도 못한 상태인 것입니다.
결국 랴오닝함의 항공모함 야간 착륙은 취역 6년 뒤인 2018년 5월에나 가능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착륙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니 실전훈련은 아직 엄두도 못 내는 셈이죠.
중국 전투기 조종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함재기인 J-15의 무거운 몸무게입니다.
J-15는 연료를 가득채우고 미사일 등을 모두 장착해 완전 무장한 상태의 무게가 33톤(t)에 이릅니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이자 거대한 전투기로 유명한 F-22의 무기적재중량도 29톤 정도니
J-15는 엄청나게 무거운 셈이죠.
문제는 이 무게로는 산둥함에서 도저히 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외교안보전문지인 내셔널인터레스트(NI)에 의하면 미 국방정보국(US Defense Intelligence Agency)이
지난해 1월 의회에 발표한 보고서에 "스키점프 방식 활주로에서 항공기의 최대 발사중량은 30t 으로 제한될 것이며
J-15 전투기는 연료와 무기를 모두 적재할 수 없어 짧은 거리에서 간단한 임무만 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고 합니다.
결국 J-15보다 훨씬 무거운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기와 같은 대형 특수지원항공기는 아예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죠.
산둥함은 항모전단이 아니라 전투기 수송함, 그 이상으로 활약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럼 왜 중국은 이런 형편없는 전투기를 항모 함재기로 쓰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함재기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죠.
항모 함재기는 일반 전투기와 설계부터 달라야합니다.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해 해양에서 적과 겨뤄야하는 전력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같은 F-35 전투기라해도 지상 전투형으로 쓰이는 F-35A와 항모 함재기로 쓰이는 F-35B는
완전히 다른 전투기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제대로 된 함재기를 만들 기술도 없었고, 이걸 수입할 곳도 없었죠.
중국 정부는 과거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제 Su-33 함재기의 프로토타입을 입수해 이를 베껴다가
J-15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핵심기술 없이는 엔진을 완전히 복제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J-15는 무거우면서 엔진 출력은 더 약한 함재기로 태어났고, 허락없는 기술복제에 화가 난 러시아가
Su-33 기술이전 및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거부하면서 중국은 독자적으로 함재기를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놓였죠.
미국 역시 F-35B는 동맹국에만 판매할 것을 선언했기 때문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수입할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그러다보니 중국 내부에서도 종이호랑이격인 이 항모전단을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일게 된 것이죠.
그럼에도 대양굴기를 위한 중국정부의 의지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5~6척 정도 항모를 더 만들어 독자적인 항모전단 구축에 힘을 쓰겠다고 밝히고 있고,
함재기도 별도로 개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여기에 세번째 항모부터는 전자식 사출기를 탑재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이로 인해 동북아 전체의 해양군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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