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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장갑차, 영국은 자주포..강대국도 탐내는 K-방산

mistyblue 2021. 6. 2. 19:55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에 대한 미군의 평가는 "1861년 미국 남북전쟁 수준이다"였습니다.

소총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해 미국에게 공여 받아 싸우던 우리나라였는데요.

그랬던 우리가 이제는 세계적인 군사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강대국의 무기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 디펜스가 개발한 장갑차 '레드백(Redback)'입니다.

레드백은 호주의 붉은등 독거미를 뜻하는데, 2019년 9월 호주 차세대 장갑차 사업인

'LAND 400 3단계 사업'의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레드백으로 확정되면 22조원 규모의 호주군 방산사업 낙찰은 물론,

54조 규모의 미군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 사업에도 선정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레드백의 성능은 호주군이 원하는 수준은 뛰어 넘었지만,

미군이 원하는 방호력에는 조금 못 미친다고 합니다.

 

레드백의 뼈대는 우리 군이 2007년에 개발을 끝낸 'K21' 장갑차 입니다.

레드백으로 개량되기 전부터 K21의 성능은 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는데요.

K21은 740마력급 V10엔진을 사용해 600마력의 V8엔진이 장착된 브래들리의 엔진보다

출력이 뛰어나며, 보병 탑승구간도 넓게 설계되어 8명이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K40 40mm 주포를 장착하여 최대 220mm 강철판까지 관통할 수 있는데요.

최신식 전차에 속하는 3~4세대의 전차의 장갑을 뚫지는 못하지만,

북한군이 운용하는 구형 전차는 충분히 격파할 수 있습니다.

 

K21의 또다른 이름은 '헬기 잡는 장갑차'인데요. 우수한 사격통제시스템 덕분에

헬리콥터처럼 저속으로 움직이는 공중 표적에도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K21을 개량하여 만든 레드백의 주요 무장으로는 30mm 주포와 7.62mm 기관포,

5세대 최신 대전차 미사일이 장착됩니다.

또한 최첨단 시대에 걸맞은 장갑차답게 전투기에 사용되는 기술들이 적용됐는데요.

'아이언 비전(Iron Vision)'과 '아이언 피스트(Iron Fist)'가 핵심입니다.

 

아이언 비전은 차량 내부에서 특수 헬멧을 쓰고 고글을 통해 전차 외부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이며, 아이언 피스트는

최첨단 전투기에서나 볼 수 있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이용해

장갑차로 접근하는 적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능입니다.

 

가장 중요한 레드백의 심장, 파워팩은 K9 자주포와 동일한 장비로 교체해

42t에 육박하는 레드백이 시속 65km까지 달릴 수 있게 했습니다.

 

한화 디펜스는 레드백 이외에도 영국의 '차기 자주포 획득사업(MFP‧Mobile Fire Platform)'에

K9 자주포의 개량버전인 K9A2를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인데요.

영국은 2022년에 제안요구서를 발송해 2025년에 최종계약을 맺은 뒤

2029년에 전략화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주관 아래 개량 예정인 K9A2는 현재 K9의 반자동 탄약장전 체계를

완전 자동화시켜 분당 발사속도가 6발에서 9발로 늘어나며,

그로 인해 탑승 인원이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냉방장치, 자동소화장치 등을 장착해 병사들의 생존성과 운용성,

편의성이 대폭 향상됩니다.

 

K9 자주포는 2017년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계 자주포 시장의 4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세계 자주포 시장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데요.

영국 육군이 NATO 합동군 자격으로 주둔 중인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도

K9을 운용 중이어서 상호 운용성이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영국 정부와 주요 방산기업들은 한국 해군의 경항모 건조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K9A2가 영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본격적인 한-영 방산협력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화 디펜스는 현재 K9 자주포의 3차 성능개량 버전인 K9A3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K9A3는 K9A2를 기반으로 사거리를 대폭 늘리고 무인화 기술을 접목해

원격 기동 또는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불과 10년 뒤인 2030년대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 로템이 개발한 우리 군의 최신예 K2 전차도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현대 로템은 노르웨이 차세대 전차사업 수주를 따내기 위해 실무부서 인원들을 직접

현지로 파견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노르웨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리의 K2 전차와 최종적으로 경쟁하게 될 대상은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가 유력하다고 합니다.

 

K2 전차는 120mm 활강포를 적용해 우수한 화력을 확보했으며,

자동장전장치의 도입으로 기동 중에도 빠른 장전이 가능합니다.

또한 1500 마력의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포장도로에서는 70km,

야지에서는 50km의 속도를 낼 수 있는데요. 유기압 현수장치 적용으로

산지가 많고 험준한 우리나라 지형에서도 다양한 사격 각도를 확보할 수 있는

자체 자세제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K2 전차는 핵 공격 시 발생하는 방사선을 절반 이상 막아주는

중성자 차폐 라이너가 적용됐으며 화생방 방호력 또한 뛰어나

승무원들이 별도 방독면 없이 전차 내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8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터키에 기술수출에 성공하는데요.

이번 노르웨이 차세대 전차사업에서도 독일을 제친다면,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전차 생산국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명품 무기들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가는 K-방산.

반드시 미국, 영국과 같은 군사 강국에 진출해 전세계에

'Made in Korea'를 각인시켰으면 좋겠습니다.

 

[CBS노컷뉴스 김영석 기자 채선아 아나운서] youngsto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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