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전쟁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블랙호크 다운’은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일어난
실제 전투에서 미군의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로켓에 피격돼 추락하는 상황을 그렸다.
미군은 부상을 당한 헬기 조종사를 구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렀다.
앞으로 컴퓨터 조종사 덕분에 블랙호크가 추락(다운)하는 일도,
조종사가 부상당할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자동 조종 장치인 앨리아스(ALIAS) 프로그램이 장착된 UH-60A 블랙호크 헬기가
조종사 없이 처음으로 30분 간 자율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자율 비행 시험은 지난 5일 켄터키주 포트 캠벨 육군 기지 활주로에서 열렸다.
헬기 조종사는 활주로에 대기 중인 블랙호크 헬기에 올라
유무인 겸용 조종 스위치를 2에서 0으로 바꿨다.
조종사 2명 대신 컴퓨터가 무인 조종한다는 것이다.
블랙호크 헬기의 자율 비행 시험 모습. 헬기 안에 조종사나 승무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DARPA
엘리아스는 ‘조종실 승무원 임무 자동화 시스템
(Aircrew Labor In-Cockpit Automation System)’의 영어 약자이다.
이날 블랙호크는 엘리아스의 도움을 받아 혼자 힘으로 이륙해
정상 속도와 고도와 가상 도시 공간을 성공적으로 비행했다.
갑자기 건물이 나타나면 비행경로를 바꿔 대처했다.
헬기에 탑재된 센서는 실시간 장애물 정보를 제공했다.
DARPA는 7일에도 블랙호크의 무인 자율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블랙호크는 록히드마틴의 자회사인 시콜스키가
1977년부터 생산한 미군의 다목적 헬기이다.
한 번에 11명의 완전군장 보병과 장비를 수송할 수 있다.
이번 자율 비행 시험은 처음 생산된 A모델로 진행됐다.
DARPA 연구진은 “엘리아스는 시야가 가려졌거나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조종사와 승무원을 보조한다”고 밝혔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서는 소말리아 무장세력이
타이어를 태워 연기를 만들어서 조종사의 시야를 방해한다.
이 경우 바로 무인 조종 모드로 가면 된다는 말이다.
2001년 개봉한 영화 '블랙호크 다운'의 포스터.
DARPA의 엘리아스 프로그램 책임자인 스튜어트 영은
“조종사의 조종 부담이 줄면 헬기보다 임무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자동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비행이 더 정확하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DARPA는 다음 달 버지나아주 포트 유스티스 기지에서 첨단 항법 장치가 적용된
M모델에 대한 무인 비행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시코르스키사는 엘리아스 무인 조종 시스템을 다른 고정익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에도 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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