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인도 3000t급 ‘안무함’ 내부 최초공개
바다 속 ‘궁극의 국방력’ SLBM로 전쟁억제
승조원보다 미사일·어뢰 운용편의따라 설계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된 두번째 3000t급 잠수함 ‘안무함(SS-085)’이
20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해군에 인도됐다.
이에 앞서 매일경제는 지난달 28일 옥포조선소에서
해군의 ‘현존 최강’ 수중전력인 안무함을 직접 살펴봤다.
군 당국이 안무함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홀 뚜껑만한 해치를 통해 내려간 잠수함 내부에는
승조원 생활공간과 지휘통제실, 무장실과 각종 기관, 배전설비 등이 빼곡했다.
천장에도 각종 배관과 전선, 비상 호흡관 등이 칡덩굴처럼 얽히고설켜 있었다.
함내를 안내해준 정광재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시운전부 책임은
“이 배는 물속에서 싸우기 위해 지은 전투함이라 승조원들의 편의보다는
무장과 장비 배치를 우선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매일경제가 찾아간 옥포조선소에서는
안무함이 해군 인도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을 하고 있었다.
함내에서는 해군 인원들과 기술진들이 잠수함 각 부분의
성능을 점검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침상과 집기가 빼곡하게 들어찬 안무함 사관실 내부.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안무함은 길이 83m, 폭 9m로 해군의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크지만,
그만큼 더 많은 최첨단 시스템과 무기·장비가 실린다.
‘최후의 국방력’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품고
세상과 떨어져 바다 속 비좁은 잠수함에서 수십 일을 보내야 하는
승조원들의 수고와 헌신이 묻어나는 내부 구조다.
안무함 내부는 좁은 공간을 나누고 또 나눠서 한 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었다.
장보고-III 1차사업의 2번함인 안무함은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과 더불어
현재 SLBM을 운용할 수 있는 해군의 ‘유이한’ 잠수함이다.
어뢰 등 20여 발 5분 내 자동 재장전 기능도
장보고-III 2차사업을 통해 건조 중인 3600t급 잠수함은
SLBM을 10기까지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유사시 지상의 적 지휘부·핵심시설에 대한
해군의 전략적 타격능력도 강화되는 셈이다.
안무함에 근무할 장교들이 모여 주요 사항을 논의할 사관실의 모습.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잠수함 앞부분에서 서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무장실은
6개의 수평발사관과 어뢰 등 20여 발을 5분 안에
자동 재장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수평발사관을 통해서는 어뢰뿐만 아니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과 기뢰 등 다양한 무장을 운용할 수 있다.
가려진 장막 사이로 얼핏 보이는 지휘통제실에서는
최종 시험작업이 한창이었다.
정 책임은 “여기는 (잠수함 안팎에서) 수집된 정보가 모이고
추적과 공격 결심, 사후 분석 등 모든 핵심적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지휘통제실에 설치된 다기능 콘솔에서는 무장이나
음향탐지장비(SONAR·소나), 레이더를 운용하거나
함내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안무함 내부 통로 모습. 두 사람이 지나가기 벅찰 만큼 좁다.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안무함은 장보고-III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과 마찬가지로
선체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음향무반향코팅재 1만여 장을 붙여
내부 소음을 잡았다.
또 적의 소나에 대한 반향음을 줄여 잠수함의 은밀성을 높였다.
안무함은 도산안창호함보다 개선된 자항식·부유식 기만기 발사체계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적 어뢰를 ‘속이는’ 기술이 훨씬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이 잠수함 이름의 주인인 안무 장군은 대한제국 군인 출신으로
1920년 김좌진 장군과 함께 일제에 맞서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웅이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을 버리고 가장 먼저 전장으로 달려가
한국 독립투쟁사의 가장 빛나는 장면을 만들었다.
이제, 그의 이름을 받은 잠수함이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바다로 나선다.
경남 거제/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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