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가요

[스크랩] 향수 - 홍민

mistyblue 2011. 10. 31. 23:00

 

 

향수 - 홍민

 

넓은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음음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배게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망향

출처 : 無名之人(무명지인)
글쓴이 : 無名之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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