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내내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투어..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넓고, 여기저기 볼거리가 흩어져있는 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래서 투어라는 수단을 택하게 된다..
장점은.. 교통수단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관광지에 별 구애없이 다 가볼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일반 관광객에는 오픈되어있지않은 공정단계들을 볼 수 있다는 거..
또 뭐가 있을까?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친절하게도 박식한 설명이 뒤따르는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는 거..
그렇다면 단점은 뭐가 있을까?
ㅋㅋ 우리나라에서도 패키지 여행에는..
여지없이 뒤따르는.. 강매..
비록 잘 알아듣진 못했지만서도..
가이드 할아버지가 그랬다..
지금 카펫이나 도자기 가게를 가게 될 터인데..
가서 꼭 뭔갈 사야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잘 아는 곳이니.. 가서 사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쯤 싸게 살 수도 있을 거니까..
어차피 살 생각이 있었으면 구입하고, 아니면 그냥 무시해도 된다고.. ^^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할아버지가 하는 말들 대부분이 이해 안되서..
유적지들을 돌아보면서도, 그냥 딴짓하고, 사진이나 찍으며 돌아다니다..
어떻게 이런 말은 잘 알아들었을까 말이다..
암튼 그렇게 해서 오게 된 에페스에 많이 산재한다는 카펫 공장..
[100% 수공예로 제작되는 카펫 제작공정을 시범하고 있다.]
근데 저 언니는 우리가 갈 때부터 저렇게 일하고 있지않았고..
우리가 도착하자, 그때부터 아저씨의 감독하에 우리에게 카펫 만드는 법을 시연하기 시작하더라..
언니, 정말 그거 언니가 다 만들었나요?
흠, 아무래도 머리에 머플러 쓴 터키 전통의 아주머니들이 만들었음직한데..
우리에겐 젊은 이쁜 언니의 시연만이 보여졌었다..
[카펫 전시장.. 붉은 조명이 인상적이다..]
붉은 조명에 붉은 벽돌에..
예쁘고 알록달록한 카펫의 향연..
우리도 작은 발판 할만한 터키전통의 카펫을 하나쯤 가지고 싶었다..
정말이지.. 우리 돈으로 한 몇십만원 한다면.. 살 용의도 있었는데..
그들이 계속계속 펼쳐보이는 예쁜 카펫들은..
아주 작은 발 깔게 하나에도 무려 몇백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동그랗게 뭉쳐있는 카펫들..]
저 카펫 공장 안으로 들어가면..
한동안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멋모르고 빠져들다 보면.. 저렇게 예쁜 카펫을 저도 모르게..
작은 빌라 한채값을 주고 사버릴 지도 모른다..
그럴만큼 정말 예쁘다..
가난한 우리에게야 그림속의 떡이지만..
우리와 함께 투어하던 미국인 삼십대 부부는(우리에게 보이기엔 그들은 삼십대 중반쯤으로 보였다.. 원래 외국인이 좀 나이들어 보이니.. 좀 더 어릴 수도 있었겠지만.. 여행내내 가장 부러웠던 사람들.. 호주부부도, 우리와 같은 한국인인 유학생 청년도.. 감히 상상도 못한 몇천만원이란 가격을 그들은 아무런 부담없이 기꺼이 지불하고.. 미국에로의 운송을 부탁하며 멋지게 카드를 긁더라.. 그때 든 생각은.. 과연 미국이 부자여서, 몇천만원은 우리의 몇백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렇듯 수공예로 정성스레 짜여진 카펫을 살 수 있는 걸까? 아님 정말 저들은 미국에서도 부유층인걸까 하는 하염없는 궁금증..
사실.. 여행 내내 미국인들이 부럽긴 했다.. 우리는 원화를 달러나 터키리라로 바꿔서 써야 하는데.. 미국인들의 달러는 터키에 상주하던 내내 어디서도 통용되더란 것이다..
아주 시골 마을에 가도..
시골 할머니처럼 보이는 분이.. 수공예로 못난이 인형을 만들어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원달러.. 원달러..
언젠간 우리의 화폐도 미국처럼 통용되어.. 천원 천원.. 하는 순간이 올까?
요즘 원달러 가치가 많이 내려가서, 미국의 원달러가 우리의 천원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 같다..)
[씁쓸한 맘을 가지고 나왔던 카펫공장의 하늘위에 뜬 무지개..]
에페스 투어 당시에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맘에 들어서인지 몰라도..
나는 나오자마자 하늘에 떠있던 무지개를 보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하늘을 가리키며..
"sunshine!"
하며 외쳤다..
사람들의 반응은.. 쟤 뭐냐?~~
비도 많이 오고 구름도 가득한 잿빛하늘에 대고.. 뭐 선샤인?
대체로 그런 반응이었다..
^^;; 저기요.. 그런 뜻이 아니구요..
무지개라구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무지개가 이곳 에페스 하늘에서 떠있다니까요..
끌끌.. 정말 내가 아는 누구라도 봤다면 얼마나 보기 안스러웠을까..
즐겁고 여유있는 여행을 즐기는 한가운데 뜬 무지개..
그 멋진 한때를 느껴보자고 외치는 소리가 기껏..
선샤인..
나는 한 0.5초 후 깨달았다..
앗, 그게 아니고 레인보우지..
선샤인하고 레인보우는 완전 다르쟎어.. 임마..
허허~ ^^;;
사람들은 다 무시하는 눈치고..
어쨌건 내 마음에는 남았다..
무지개가.. 햇살의 흔적의 일부니.. 뭐 썬샤인이라고 표현한다고 한들..
나름 괜찮지않나?
아주 예전에 읽었던 동화에, 저 무지개의 끝에는 황금이 묻혀있다고 하던데..
내 생에 한 3번째 봤던 무지개였을거다..
그만치 아름다웠다..
음, 내가 아주 예전에..
지금으로부터 한 10년전에..
영국으로 입국할 때.. 입국 아저씨가.. "how long have you been~" 어쩌구 하는 질문을 했었다..
그때 나는 아주 당당하게..
"twenty three years old" "라고 대답했었다..
그러자.. 아저씨가 아주 멍청한 눈을 하고 나더러 뭐라고 하고..
나도 마찬가지고..
아저씨는 포기한 듯.. 그냥 가라고.. 입국 도장을 콱 찍어줬었다..
그러고 나왔는데..
다들 떠들썩하다..
나한텐 이런 걸 물어봤고.. 넌 뭘 물어봤니?
근데 이상한 게 다들 얼마나 머물 거냐고 물어봤다는 거다..
허참.. 나한테는 몇살이냐고 물어보던데..
그러고 한참 생각을 더듬어보니.. 내가 며칠 머물거냐는 질문에..
아주 어이없이 스물세살이요.. 해버렸던 걸 깨닫기까지 불과 몇분..
얼굴이 하염없이 뜨거웠었다..
나름대로 중학교때 고등학교 때 영어 되게 잘해서..
회화 대회, 영어 연극 대회까지 나갔던 나인데..
가서 상도 많이 탔는데.. 당췌 넘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탓해야겠다..
ㅋㅋ
[아라비안나이트의 도자기가게]
참 이쁘다..
비록 카펫은 못 샀어도..
여기선 조금 이쁜 그릇 하나가 몇만원 정도 한다..
그래서 우리도 조금 무리해서 찻잔 셋트도 하나 사고..
멋진 접시도 몇개 샀다..
검지를 감싸는 골무 비슷한 것도 있는데, 그것도 귀여워서 두개 사고..
지금 우리 찬장 속에 놓여있다..
이곳에 도착해서도, 웬 어린 아저씨가 달려와서 만드는 시범을 보이는 바람에 참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산토리니에서 넘어오신 나이든 신혼부부가.. 우리는 전에 왠만큼 사줬으니까..
이번엔 다른 분들이 좀 사줬으면 좋겠다고 울먹거리던 생각이 난다.. ^^
그분들은 산토리니가 여행중의 최고였다고 했다..
오히려 터키는 생각보다 별로라고 하셨지만..
그건 이곳 에페스를 먼저 와서였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이스탄불을 먼저 가셨다면.. 분명 그렇게 이야기 안하셨을 거라고..
맹세할 수 있다.. 그만큼 이스탄불은 아주 멋있는 곳이다..
[아라비안나이트의 도자기가게2]
그래도 바가지거나 어쨌거나..
너무 이쁘지않나 싶다..
정말 저 접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매우 아름답다..
도자기 공정 중에 직접 그릇을 만드는 과정도 있지만..
머리에 머플러 쓴 이쁜 언니가.. 붓으로 모양을 하나하나 그려가는 과정도 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흉내내기 어려워 보인다..
일반 관광객이 저런 곳에 가서..
아, 우리 접시 만드는 거 보고 싶으니까 보여주세요..하고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단체 관광객을 맞아야.. 저곳도 수지타산이 맞으니..
이런 이색체험은 투어를 해야 볼 수 있는 것 같다..
음, 이 경험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무라노섬에서도 했었다..
tv에서 리포터들이 유리공예하는 걸 무지하게 찍어오길래..
우리도 가면 볼 수 있겠지 싶어 갔더니..
투어 여행객들에게만 오픈 되있는 것이었다..
아쉽게 가장 보고싶던 순간을 놓치고 왔었던게지..
투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건 참 많이 고민되겠지만..
내 생각엔..
투어를 해야 할 곳에선 좀 해주고..
필요없는 곳이 어딘지를 알아보고 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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