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의 우리가 얼마만큼 행복했을까?
우리도 알고 있고.. 이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이미 알 것 같다..
이빨을 훤히 드러내고..
드라큘라처럼 웃고만 있다..
우리 말고 다른 세상은 희미하고.. 오로지 우리만 빛나는 세상..
그 한가운데 우리가 있었다..
우리를 가이드한 인자한 할아버지..
그리고 우리 근이더러.. 다가와서 어깨동무하며..
"권~" 이렇게 어설프게 말하던 호주 아저씨..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나름대로의 추억이 생긴다..
배나온 가이드 할아버지나 호주 아저씨에게 모두..
비가 많이 오던 날.. 어느 에페스의 아침..
여기는 이렇게 기둥밖에 남지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기서 꿈을 꾼다..
마치 난 그리스의 여신이 된 것처럼..
그는 멋진 전사가 된 것 마냥..
하지만 그 전사는 예쁜 그리스 여신에게는 하염없이 약한 남자일 뿐이다..
저기.. 우리 화장실이 마음에 드시나요?
혹시 화장실이 싫다고 저를 마다않진 않으시겠죠?
ㅋㅋ..
우리 블루보이의 본가 화장실은 재래식이다..
아주 먼 그 옛날..
로마 사람들도 이런 반 수세식 화장실에서 살았는데..
나더러 그 푸세식을 적응하라는 건 좀 너무하쟎아.. 블루보이..
나를 보고 좀 이해해주시오..
나름 귀엽지 않소..
비오는 날의 수채화..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비에 젖어서 반들반들거리는 돌들..
그 정취에 너무도 젖어버린 난..
이내 그 과거속에 젖어버린다..
나는 그 과거속의 어느 대단한 가문의 여손이고..
그는 그런 나를 동경하는 비천한 혈통..
그럼에도 나는 그런 그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모든 걸 다 버리고..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이렇게 선하게 생긴 사람과 함께..
맨 위의 사진 아주 머리위쪽에 나오는 초록색 우산은..
지금도 우리집에 있다..
뭐 특별히 대접받는 건 아니고..
그냥 비올 때 쓴다..
터키서 가져온 잡지니, 다른 비닐봉지들은..
나름 특색있다고 아주 대접받는 데 비하면..
그 우산은 그냥 실용품이다..
그런 걸 보면..
외국에 다녀올 때.. 아주 일상적인 용품을 사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문득문득 내 생활속에 그 물건들을 사용하면서..
내 여행의 편린들을 꺼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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