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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로백 4초! 람보르기니 고속도로 날았다

mistyblue 2013. 5. 19. 14:27

지축(地築)을 흔드는 ‘굉음’, 누구나 쳐다볼 수밖에 없는 요염한 ‘디자인’, 심장이 터질 듯한 숨이 막히는 ‘질주본능’…. 람보르기니를 처음 타 본 운전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들이다.

람보르기니의 고성능 모델인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를 일반도로에서 시승해봤다. 슈퍼레제라(Superleggera)는 ‘초경량’을 의미한다. 람보르기니의 스포츠카 기술이 집약된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사실 람보르기니는 대당 가격이 3~4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차량인 만큼 서킷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시승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난 9일 람보르기니 슈퍼레제라를 서울 삼성동과 경춘고속도로에서 시승해봤다. 사진은 남양주 톨게이트 앞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박성우 기자

◆ 람보르기니, 눈 깜짝하니 시속 200km…“뭐 이런 차가 다 있어”

이날 시승은 서울 강남 삼성동에서 출발해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강촌 IC를 돌아오는 약 1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차량에 시동을 걸자 심장을 자극할 만큼 우렁찬 머플러음이 들려왔다. 차량 뒷면, 5.2L(리터) V10 엔진에는 람보르기니(LAMBORGHINI)라는 글귀가 필기체로 멋들어지게 쓰여 있다. 비록 유리창 너머로 숨어 있지만, 엔진의 모습만 보더라도 이 차가 보통차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경춘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모습. 낮은 차체로 가시성이 다소 떨어진다. /박성우 기자

운전석 시트는 버킷시트(의자의 옆구리 부분이 돌출돼 있어, 운전자의 허리를 감싸는 시트)가 설치돼 있어 다소 딱딱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고속이나 코너구간 시에는 운전자의 몸을 고정해줘 안전성을 더한다.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올려봤다. 황소의 울음을 닮은 육중한 배기음이 차량 주변을 감싼다. 지금까지 시승한 차들과는 사운드와 반응, 떨림이 완전히 달랐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차량의 강력한 포스(기운)는 딱딱한 서스펜션(현가장치)과 스티어링 휠(운전대), 시트 등을 통해 운전자의 온몸으로 전달됐다. 차량 뒤쪽에서 들려오는 엔진음과 머플러음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 드라이버를 무아지경으로 빠뜨렸다. 투우(鬪牛)가 돌진하기 직전에 ‘씩씩’거리는 소리를 닯았다고나 할까.

람보르기니의 차키와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모습 /박성우 기자

남양주 톨게이트를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치솟으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우주선을 탄 마냥 온몸에서 중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반 차와는 가속도가 차원이 달랐다. 불과 3~4초 지났을까. 계기판은 시속 130km를 넘어서고 있었다. 패들쉬프트(변속을 빠르게 하기 위해 운전대에 위치한 변속버튼)로 기어변속을 하는데 그 반응 역시 즉각적이다. 속도를 높이자 시속 200km를 아무런 제약 없이 치고 나갔다. 이날 달려본 최고속도는 시속 285km. 사실 아주 빠른 속도지만 단단한 차체 덕분인지 체감속도는 시속 150km 정도에 불과했다. 단속 카메라가 나타나 시속 285km에 속도를 줄였지만 300km 이상의 속도를 내기에 힘은 충분했다.

이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은 슈퍼카임에도 4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4륜구동은 고속의 코너구간에서 빛을 발휘했다. 후륜구동 차량이었다면 코너구간에서 뒷바퀴가 흔들리는 이른바 ‘떨림현상’이 있지만, 슈퍼레제라는 바퀴 4개가 지면을 잡고 돌 듯 부드럽고 날카로운 선회능력을 보여줬다.

람보르기니 슈퍼레제라 실내 모습. 다소 투박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진다. /박성우 기자

특히 고속의 슈퍼카인 만큼 제동력 역시 엄청났다. 이 차량의 제동력을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어변속에 의한 엔진브레이크는 필수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으로는 감속에 한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진브레이크를 함께 사용하면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눈 깜짝할 사이에 100km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한 탓에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을 몸소 체험했다. 시승 이후 3~4시간 동안 멀미로 인한 두통을 느껴야 했다. 람보르기니를 ‘괴물’로 부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 실연비는 L당 2~3km…차체가 낮아 주차권 뽑을땐 ‘굴욕’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는 기존 모델(LP560-4)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차체에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20%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더 단단하다. 그 결과 슈퍼레제라는 70kg 감량에 성공했다.

차량 뒤쪽에 자리잡은 5.2L(리터) 엔진의 모습. /박성우 기자

가야르도 슈퍼레제라는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단단하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했다. 도어(문) 안쪽 마감소재는 항공기 제작에 사용되는 카본(Carbon)이 전체를 감쌌다. 창문은 유리가 아닌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재질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단단했다. 시트를 비롯해 대시보드, 천장에는 알칸테라(스웨이드 재질의 최고급 내장 마감재)를 사용, 전체 중량 감소는 물론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람보르기니는 차량의 색상과 인테리어 소재 등을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제작한다. 차량 인테리어부터 색상, 심지어 시트의 스티칭(실밥)까지 모든 것을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다. 그 결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기준으로 람보르기니 한대에서 나올 수 있는 조합의 수가 수천가지에 이른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람보르기니는 수작업으로 제작하므로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면서 “중동지역 부자들은 차체를 금으로 도금해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 톨게이트를 지나는 모습.

람보르기니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쳐다볼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이다. 실제 신호에 의해 잠시 정차하거나 휴게소에서 주차했을 때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슈퍼레제라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의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차체가 낮고 차체가 넓다. 마치 레슬링 선수가 뒤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몸을 낮추고 팔과 다리 쭉 뻗어 중심을 잡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낮은 차체는 고속주행 시 강력한 다운포스(고속주행 시 차량은 누르는 힘)를 발생하는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람보르기니 슈퍼레제라의 옆모습(위) 뒷 모습(아래) /박성우 기자

하지만 이 차량에도 몇 가지 단점이 발견됐다. 우선 낮은 연비다. 이 차량의 공인연비는 L당 5km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급가속 시에는 연비가 L당 2~3km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심에서의 정속주행 시에는 L당 4~5km의 연비 수준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차량을 구입하는데 연비를 고려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람보르기니는 시끄럽고 진동도 엄청나다. 따라서 정숙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의 차량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람보르기니는 거들떠볼 이유가 없다.

람보르기니의 또 하나의 단점은 낮은 차체 때문에 시야가 좁아 초보 운전자들이 몰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주차장에서 주차권을 뽑을 때엔 전문 드라이버조차 몸의 반을 창문 밖으로 내밀어 통행권을 뽑는 ‘굴욕’을 피할 수 없다.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는 5.2L V10 엔진을 운전석 뒤쪽에 세로 형식으로 탑재한 미드십 슈퍼 스포츠카로 최고출력 570마력, 최대토크 55.1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만에 도달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315km에 육박한다. 가격은 3억9500만원이지만 각종 옵션이 붙으면, 차값이 4억원대로 훌쩍 뛴다.

출처 : 항상 여기 이자리에....
글쓴이 : 건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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