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화창상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이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인디언에 관심을 가졌던 라이더들 가운데는 유명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최근 드라마는 물론,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신성우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성우와 인디언 모터사이클
가수이자 연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신성우 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0년 6월 경이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정식 수입, 판매원인 화창상사의 매장에서 만난 그는 이미 라이더였다. 오래전부터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2011년 1월, 신성우의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그를 만나, 그간의 과정과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Q(나경남 기자):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데, 어떻게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A(신성우) :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브랜드였어요. 모터사이클을 예전부터 타면서 인디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 역사적인 브랜드가 다시 출발했다는 소식도 들었죠. 하지만 당시에는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고,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정보들을 보면서, 이전에 타던 모터사이클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인디언 이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어요. 물론 국내 시장에서 화창상사를 통해 판매가 된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반가웠어요.
Q: 인디언을 기대하고, 기다린 이유는 무엇인가?
A: 우선, 현재 양산되는 모터사이클 가운데, 인디언처럼 클래식한 매력을 갖고 있는 모터사이클은 없었기 때문이에요. 먼저 말씀드렸지만, 타 브랜드의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디언을 나만의 모터사이클로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Q: 자신만의 인디언을 완성하고 싶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A: 제가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모터사이클 커스텀이 날 것을 다듬어, 본래의 모습으로 탄생시키는 면에서 조각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조각을 할 때면, 가만히 돌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돌이 ‘저는 이런 모습이에요’ 라고 말한다고 느낄 때가 있죠. 그럼 돌이 말하는 그대로 돌을 깨어나가는 것으로 작품이 완성되죠. 저에게 인디언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Q: 구체적인 커스텀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A: 우선은 전체적인 라인을 구상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배기 머플러의 길이나, 핸들 바는 어느 위치에 어느 모양이어야 할지, 시트 높이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하는 방식으로 고민을 시작했죠. 파츠 선택이 시간이 걸렸던 것은 인디언의 클래식한 멋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전체적인 컬러를 결정하는 것 또한 무척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컬러링의 기조를 따르거나, 더욱 고풍스러운 청동 느낌의 컬러까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봤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인디언의 유구한 역사와 그 안에서 우러나오는 전통적인 기품을 잃지 않기 위한 선택을 했고, 화려하지 않은 현재의 페인팅을 구상했어요.
커스텀 페인팅에 도움을 준 잭팟커스텀즈(Jackpot Customs)의 박기현 대표와 함께 이런 고민을 함께 한 가운데, 돈키호테의 삽화로도 유명한 귀스타브 도레(Gustave Doré)의 판화를 재현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페인팅 작업은 전문가인 박기현 대표가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사실, 판화로 제작됐던 그림을 일일이 붓으로 재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Q: 직접 살펴보니, 연료 탱크의 좌측과 우측에 각각 메피스토(Mephisto)와 트렌센드(Transcend)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
A: 메피스토는 괴테의 희곡인 파우스트에 나오는 ‘메피스토펠레스’에서 영감을 따온 이름이에요. 인간을 유혹하는 악마로 등장하는 ‘메피스토’는 인간에게 일종의 선택을 하게 하죠. 이 점을 생각해보면 라이더에게 있어 모터사이클이 바로 ‘메피스토’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더군요. 연료 탱크 우측에 적힌 트렌센드의 의미는 이런 모든 것들을 ‘초월’하고자 하는 의미에요.
Q: 자신만의 모터사이클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걸린 시간과 노력은 어느 정도였으며, 그 결과는 만족스러운가?
A: 스스로 나만의 모터사이클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6개월에 걸친 작업 기간 동안 수시로 작업장을 드나들면서 마치, 고대의 유물을 복원하는 듯한 느낌이었죠. 정말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작했기 때문인지 완성되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컸죠.
가장 큰 만족은 역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전통을 해치지 않으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탄생되었다는 점이에요. ‘메피스토’는 앞으로 자식이 생긴다면 꼭 물려주고 싶을 정도에요.
Q: 사생활의 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는 입장에서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가? 특히 모터사이클이 위험한 탈 것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
A: 자동차 사고로 다치거나 죽는 사람들이 모터사이클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보다 훨씬 많아요. 우선 개인적인 생활과 취미에 대해서 편견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수치만 놓고 본다면 모터사이클이 아닌 교통 사고는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고, 그 숫자도 훨씬 많은데도 모터사이클에만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억지죠.
굳이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로 한정짓지 않더라도,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면서 크게 다치는 경우도 흔하지 않나요.
도로 위에서 정해진 법규를 지키면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가 모터사이클을 바르게 타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회적으로도 모터사이클 문화가 더 긍적적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굳이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개인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문제될 게 있을까요?
Q: 본인이 느낀 모터사이클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느꼈던 가장 큰 매력은 ‘날고 싶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죠. 실제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지만, 모터사이클을 타고 바람을 가르며 달려나가는 것은 지붕없는 스포츠카의 감각과는 전혀 다르죠.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말하면서 위험에 대한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어요. 모터사이클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라이더들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자신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죠.
이런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봐요. 위험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더 자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라이딩에 대해 생각하고,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가운데, 그 안에서 얻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가 아닐까 싶어요.
Q: 자신만의 인디언으로 탄생된 ‘메피스토’와 함께 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A: 우선은 빨리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지인들과 함께하는 투어링도 즐기고 싶고, 무엇보다 ‘메피스토’와 빨리 달려보고 싶습니다.
한 시간 가까운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인디언을 갖게 된 과정과 모터사이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만의 인디언인 ‘메피스토’를 갖게된 자부심은 물론이다. 배우이자 가수, 미술가인 신성우의 인디언 ‘메피스토’는 현재 서울 한남동 화창상사 매장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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