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ng Quartet No.14 in C Sharp Minor Op.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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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 (12번~16번)는 많은 클래식애호가들에게 높은 산맥과도 같은 숙제로 남아 있는 음악입니다. 이 다섯개의 걸작 중 14번은 현악4중주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도 묘하게도 14번입니다.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은 40분이 넘는 음악으로 7악장 구성이지만 쉬지 않고 연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베토벤 자신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 현악 4중주 역시 이 14번입니다.
현악 사중주곡 제 14번, C#단조, 작품 131
갈리찐 공작에게 헌정된 작품 130을 마치고 나서 곧 베토벤은 작품 131에 착수했다. 1825년 말경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826년의 전반은 이 곡의 작곡에 전념했다. 그러나 그 사이의 2월과 3월에는 심한 중병에 걸려 있었으므로 창작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윽고 6월에는 완성되어 있었다.
작품 131은 돈 많은 직물 상인이며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고 또한 베토벤의 친구이기도 했던 요한 네포무크 볼후마이어에게 헌정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죽기 2주일 전인 1827년 3월에 갑자기 바꾸어 요제프 폰 쉬투터하임 남작에게 헌정되었다. 그리고 볼후마이어에게는 그 후의 작품 135를 헌정했다. 쉬투터하임 남작은 당시 육군의 원수(元帥) 부관으로 있던 중위였다. 베토벤은 조카 칼을 군에 입대시키게 되자 손을 써서 이 사람의 부대에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보답으로 그에게 이 곡을 헌정했던 것이다.
이 곡은 베토벤의 만년의 사중주곡 중 새로운 양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내려고 한 의욕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악장이 7개이며 그것들이 쉴 새 없이 연속적으로 연주되도록 되어 있고, 아울러 주제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 곡은 낭만파의 음악과 상통하는 면을 지니고 있다. 이 곡을 작곡할 무렵에는 이미 낭만파의 음악이 꽃 피고 있었으므로 시대적인 상황으로 보아 당연하다 하겠지만, 베토벤으로서는 그러한 새로운 경향을 받아들였다기보다는 스스로 필연적인 판단에 의했을 것이라고 본다.
전체적인 악장 배열을 보면 전통적인 4악장의 형식을 자유로이 확대했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제 1, 제 3, 제 6악장은 각기 제 2, 제 4, 제 7악장의 서주라고 볼 수가 있다. |
Andante ma non troppo cantabile
Leonard Bernstein
Wiener Philharmonik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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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구조에 대해 약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구조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계속 들어서 자신만의 느낌을 확인하면 됩니다. 다른 음악과 같이 연주자별로 장단점을 거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다양한 연주에 대한 평가자체가 외람되다는 느낌이 듭니다.
1악장 Adagio ma non troppo e molto espressivo C sharp minor(4/4)
→ 길고 느린 푸가 형식
R. Wagner는 이 악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매우 느린 도입부의 아다지오는 이제까지 음 악에서 표현된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애상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은 정열적이며 동시에 체념적인, 억압으로 고통받는 탄식으로서, 그 중 한 소절이라도 떼어내면 그 아이디어의 지속성을 필연적으로 해치게 되는 끝없는 멜로디의 흐름이다. 기교적으로는, 이 주제는 자유로운 성격의 에피소드들을 가진 엄밀한 푸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 멜로디는 처음엔 제 1 바이올린 혼자서 다섯 마디에 걸쳐 연주한다. 그 다음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순서로 차례로 들어온다. 각각의 제시는 통상적인 4마디의 간격으로 그 이전의 제시와 분리된다. 14번째 마디 이후부터는 4성부의 완전한 대위법을 이룬다.
주제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악절은 깊은 슬픔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부점이 딸린 이분음표 A에 표시된 sf 에서 애절한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두번째 악절은 고요한 체념의 동기인데, 주제가 점점 여리게 연주되고 이음줄로 연결된 사분음들이 모방으로 코랄의 효과를 내는 나장조(2마디 이후)의 에피소드와, 가장조(5, 6마디 이후)의 에피소드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지며, 여기에서 두 바이올린들은 위와 같은 코랄풍으로 주제를 원형 그대로 연주한다. 이 부분에서 파르지팔의 몇개의 악구가 연상되는데, 이것은 이 제시부를 듣게 되면 연상하게 되 는 작품의 하나이다. 주제를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더욱 큰 흥미를 자아내는데, 각각의 '모티브'가 그 자체의 전개를 위한 기본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 체념의 동기는 또 다른 면에서 제시부의 앙상블을 지배하며, 심지어는 다른 동기, 즉 동기 '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그 동기의 지나치게 정열적인 성격을 제어하는 요소로서 종종 작용하며, 그 대신에 무거운 억압감을 주는 효과를 창출한다는 면에서 그러하다. 부점 딸린 sf의 A음이 23마디와 25마디에서 두개의 4분음표로 대치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들은 이음줄로 연결되어 피아노로 연주된다. 그리고 다시 같은 동일한 주제가 바이올린에 의해서 높은 성부로 올라가는데, 거기서 일종의 슬픔에 가득 찬 정적의 성격을 띄게 된다(가장조 에피소드의 4번째 마디부터).
그러나, 이중의 주제 전체가 격정적인 슬픔을 표현하며 한 번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절망하기보다는 엄숙하고 강렬하게, 주제가 두 배의 음가로 확대된 모습으로 첼로에서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제 1 바이올린에서는 사무친 슬픔의 표현이 크레센도로 복받쳐 올라서는 마치 그 악기가 해방의 깊은 위안 속에 머무는 듯한 울음에 이르게 된다.
다음의 보기는 1악장의 마지막 10마디이다. 두번째 마디의 첫 음, 베이스와 제 1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B-sharp - D의 sf 화음에서 사무치는 슬픔의 울음이 들려온다.
그 심오한 화음은 작곡가의 영혼 전체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또한 잠시 후에는 원래 주제의 두개의 모티브가 어떻게 결합되는가 하는 것이 보여진다; '슬픔'의 모티브는 자신의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 최후로, 마지막 마디들에서, 교묘한 화성의 엄숙한 화음들이 계속되며 C#-G#-E-C#-G#의 화음 위에서 길게 지속되는 딸림음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이윽고 지속된 피아니시모 유니즌의 C sharp 주화음으로 이어진다.
2악장 Allegro molto vivace (D major) → 론도에 가까운 형식
반음계의 상승을 들으면 참으로 판이한 각도에서 조망하는, 그리고 순전히 호모포닉한 음악적 정경의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 주제는 제 1 바이올린으로 우아하게 쓰여져서, 1악장의 사무친 절망을 흩뿌리며, 그 슬픔은 R. Wagner가 표현한 것처럼 '막연한 그리움의 회상'속으로 사라져간다. 그 다음 비올라가 주제를 맡게 되는데, 처음에는 단지 주 화음을 길게 연주할 뿐이었던 반주가 이제는 이 악기에서 저 악기로 옮아 다니는 8분음표 음형으로 생기를 얻는다. 처음 주제를 제시할 때에 눈에 뜨이던 이상하게도 망설이는 듯한 분위기(8번째 마디에 un poco ritardando)는 사라지고 점점 생기에 넘친 리듬적 강조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며, 이것은 특히 제 1 바이올린이 주제를 다시 받아서 열정적인 악구를 연주할 때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역시 라장조로 연주되는 2주제에서도 동일한 특징들이 명백하게 드러나는데, 2주제는 생기 있고 민활한 우아함에 가득 찬 분위기를 가지고서 곧바로 등장하며, 이들은 '후기'작품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적인 제스처의 하나이다. 2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차례로 이 멜로디의 단편들을 이어받는다. 6/8의 리듬과 크레센도가 악구에 지속적인 운동성을 부여한다. 그러다가 나단조로 점점 여리게 연주하며 전조하면서, 생기는 죽고 발랄함은 사라진다. 주제는 단편적인 악구들로 분해되며, 첼로가 조그마한 피아니시모의 한숨들을 내쉴 때 상성부에선 부점의 사분음표와 이분음표가 고요히 움직인다
그러나 원래의 주제가 마장조로 돌아오고, 가장조로 전조되면서 확대된다, 그런데, 바뀐 조성에서는 주제가 이전과 동일한 리듬형을 가지면서도 너무나 완전히 다른 액센트를 취하기 때문에 거의 이 악장에 대해 세번째 주제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요소로 향기와 열기가 더해 가는데, 이는 후기 사중주 특유의 거칠고 인상적인 비상식적 전조에 의해서 효과를 한 층 더한다. 이러한 예는 위에 든 악보의 마지막 두 마디에서 찾을 수 있다( D-F#-A-G; D-F#-A-E, &c.). 이들은 미숙함을 교묘하게 숨긴 것이 아니라, 폴리포니적인 구상을 끝까지 밀고 나갔을 때 나오는 논리적 귀결이다.... 어떤 영웅적인 영감이 이 경과구에 생 명을 주며, 그러다가 제 1 바이올린에서의 전조가 마치 태양을 가리며 지나가는 구름처럼 명상적인 조명을 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새롭고 깊이 호소하는 주제적 경과구를 제공하며, 악구의 정열적인 영감에 우수를 덧입힌다. 다시, 상성부들의 지속된 화음의 연장 아래에서 리듬적 생기가 그 활력을 잃는 곳에서, 이번에는 단조에서의 확장된 전조가 나타난다. 이 전조는 느리고 고요하며, 첼로의 작은 피아니시모의 한숨으로 이어지는데, 제 1 바이올린이 다섯 마디에 걸쳐서 C#음을 연주하는 동안 비올라와 2바이올린이 동참한다.
이 부분은 그 독창적인 화성으로 주목되며, 그 뒤를 따르는 전개는 주제적 구성의 모자이크적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데, 작곡자의 환상으로부터 빚어졌음에도 완벽한 균형과 논리에서 벗어남이 없는 연결로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도 제 2주제의 복귀에 주목을 하기 바란다. 이번에는 크레센도의 전악기의 유니즌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주제적 비상은 갑자기 짧게 중단되고, 그 주제의 단편들이 느린 피아노의 악구들과 교차하며 포르티시모로 나타난다. 그것이 단조로 전조되면서 그 최후의 비상의 노력은 딸림음 위에서 스러지고, 마침내 마지막의 D - F#의 불완전한 화음에서 끝을 맺게 되는데, 여기서 딸림 A음의 생략이 새로운 변모를 예고한다.
3악장 Allegro moderato (F sharp minor)
→ 11 마디의 짧은 곡, 레치타티보 형식, 4악장의 서주 역할
어떤 실제적인 중단도 없이, 두개의 강력한 화음이 나단조로 두들겨진다(주화음과 7화음). 세번째 부분인 Allegro moderato - Adagio는 비록 악상기호는 F#단조로 표기되어 있지만 나단조의 조성이며, 보통 빠르기로서,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길고 느린 악장의 도입부를 형성한다. 이 도입부는 11마디의 길이며, Adagio의 악구는 7번째 마디에서 시작하는데, 나단조에서 올림 바단조를 거쳐 마장조로 이행하는 약음의 음형으로부터 나타나는 레시타티브이며, 제 1 바이올린에서 piu vivace로 연주되는 잔물결 치는 16분음표의 악구가 헨델풍의 섬세한 장식적 음형으로 끝을 맺는다.
4악장 Andante ma non troppo cantabile (A major)
→ 이 작품의 정수. 주제와 6개의 변주곡, 그리고 코다로 구성
그리고는 네번째 악장인 가장조, 2/4박자의 Andante, ma non troppo e molto cantabile가 시작된다. Wagner는 이 시적인 악장을 베토벤이 그 자신의 끝없는 기쁨을 위하여 사랑스러운 환영에 마술을 거는 마법의 작품이며, 완벽한 순수의 체현으로서, 이 이상적인 모습은 예술가의 천재성이 흩뿌린 광휘 속에서 수없이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고 변형된다고 이야기했다.
'대변주곡(grand variation)'의 극점이 여기에서 발견된다. 이 시점까지 베토벤이 이 형식을 확대해서 사용한 곳은 현악사중주 올림 마 장조, 12번, Op. 127의 Adagio 악장에서 뿐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술적 기교를 사용한 이 두 악장 사이에는 외부적으로 명백하게 드러나는 유사성의 저변에 근본적인 상이점이 나타난다. Op. 127의 Adagio에서는 변주가 주로, 성격상 순수하게 명상적인 이 주제에 대해, 상상력이 드러낼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각도에서 주제의 표현적 소재들을 발전시키고 이 주제를 제시하는데 사용되었다.
반면에 Op. 131의 Andante에서의 변주들은 단일한 심상이 보다 완벽한 표현을 찾아가는 매개체로서보다 훨씬 더한 의미를 가진다. 이들 변주는 이 예술가의 변화하는 판타지를 따르면서, 그리고 그의 인생의 황혼기에서 이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충만함과 풍요로움에 가득 찬 그의 내부의 생기의 영향으로 새로이 조형되면서, 이 심상의 지속적인 변모를 드러낸다. 상상에 잠긴 심상의 이러한 지속적 변모에 음악적 상념이 연결되어, 단순히 같은 상념의 기술적 변주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상념들이 채워진다 .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상념들은 다시 그들의 의미의 가장 미묘한 음영을 표현하는 유연한 주제적 결합들을 낳는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의미의 음영들에게서 그들을 낳게 한 애초의 상상의 상념을 찾아보기 힘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솟아 나왔고, 그 가장 작은 발아들조차도 그들을 품은 거대한 가지들의 성장을 축소하여 드러낸다. 넓은 시야로 볼 때, 이 작품에는 기적이라 불러서 전혀 손색이 없는 형식적이고 심리적인 통일성이 존재한다.
주제는 32마디에 이르는데, 두개의 내재된 여덟 마디의 악구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분위기는 빛나는 투명함으로 가득 차 있으며, 바그너의 표현대로 '순수의 체현'이다. 베이스에서의 리듬감 있는 피치카토의 8분음표 위로 두 바이올린들이 서로 교차하는 멜로디 안에서 주제의 요소들을 상성부와 저성부로 차례로 나누어서는, 각 여덟 마디의 악구들을 이중으로, 그리고 매우 변형된 모습으로, 재 제시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연주한다. 두번째 악구는 깊고 친밀한 느낌의 종지로 끝난다.
첫번째 변주는 반음계적인 16분음표의 음형이 교차하는 변형된 액센트와 리듬으로 주제를 보여준다. 마지막 마디에 바로 이어 내성부의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폴리포니가 두터워진다. 길게 이어지는 crescendi는 고요한 정적의 악구들과 교차해서 나타난다. 특히 변주의 마지막 마디들에서 눈에 띄는 주제의 음가의 변화는 그 전개에 솟아오르는 생명의 질감을 더한다.
두번째 변주(piu mosso, 4/4박자)는 전원적인 신선한 분위기로 시작하며(악보 236), 마지막까지 계속되는 규칙적인 8분음표로 표기된 지속적 북연타 음형과, 이음줄로 연결된 8분음표들로 구성된 모티브(악보 236의 두번째와 네번째 마디)의 확대에 의해 곧 힘찬 성격을 띄게된다. 그 모티브는 마침내 내성부에서의 변조된 모방 음형들과 함께 그 다음의 변주는 Andante moderato e lusinghiero라는 악상기호가 붙어있다. Lusinghiero, 즉 달콤하게(어떤 피아노 악보는 이 중요한 악상기호를 빼먹었다). 이전 변주에서 보여지는 열정의 무아경과, 처음에는 베이스들에서, 그 다음에는 바이올린들로 캐논풍으로 모방해가며 펼치는 이 윤택한 대화의 단순성에서 나타나는 무아경의 사이에는 일종의 충격적인 대비감이 존재한다:
Allegretto, 4/2 박자의 다섯번째 변주에서는, 마치 풍경의 전면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처럼 보인다. 뒤틀린 주제는 겨우 그 흔적만을 남긴 채, 생경한 화음을 통하여 긴 오르간음이 떠받치는 코랄의 의상을 덧입는다:
변주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것은 다시 스러져서는, 첼로의 매우 높은 음역에서 주제의 두번째 악절의 음형을 거의 그 원형의 모습으로 다시 연주하게 된다. 이 변주의 명상적인 성격은 여섯번째 변주와 마지막 변주를 가득 채우는 진지한 기원의 분위기를 예감하게 한다. 매우 발전된 Adagio, ma non troppo e semplice, 9/4의 이 변주는 아마도 이 사중주 전체의 클라이맥스일 것이다. 여기에서 구현된 것과 같은 사무치는 내적 성찰의 깊이에 도달한 악곡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17번째 마디 이후부터는 악장의 느낌에 불안이 깃든다. [위에서 말한] 첼로의 음형이 포르테로 연주되며, 다른 성부들은 그 동안 불안하고 두렵게 원래의 주제를 연주한다. 이어지는 전개에서 같은 음형이 포르테와 피아노로 교차하여 나타나서는 경과적 연결악구로서 제 1 바이올린으로 이어진 다음 첼로에서의 ground bass로서 끝난다. 나단조와 내림 나장조를 구축하려고 애쓰면서 전조하는 가운데에도 기본적인 조성은 유지된다. 이 경과구를 들으면 슈만의 피아노 작품 '겁주기[어린이 정경]'가 떠오른다. 그 작품 역시 끊임없는 두려움의 인상을 빚어내고는 있으나, 베토벤의 정서는 심오하게 느껴지는데 반해, 슈만의 기분은 변덕스럽고, 단지 일종의 유치한 으름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고뇌에 찬 애원의 색조를 띠고서, 이 심금을 울리는 기도는 마침내 그에 걸맞는 종지로서 그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시점부터 변주는 일종의 코다에 의해서 연장된다. 그것은 레시타티브풍의 로맨틱한 대화의 형태를 띄고서, 저성부들이 분산화음으로 스러지는 트릴로서 끝난다
저성부들이 이번에는 사분음표가 아니라 8분음표의 3연음으로 구성된 분산화음적인 음형들을 크레센도로 연주하는 위에서 트릴로 연주되는 음형이 제 1 바이올린에서 다시 들린다. 하나의 새로운 경과구가 바장조의 알레그레토로 뒤따른다. 이번에는 주 조성의 복귀는 또한 악장의 종결을 나타낸다. 제 1 바이올린이 레시타티브풍의 악절을 펼치면 아래의 성부들은 각진 짧은 화음들로 점점이 장식한다. [처음의 출현보다] 한 옥타브 높게 종지음형(악보 233의 마지막 마디)이 다시 나타나는데, 이는 일련의 작별의 모티브들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이며, 이 모티브들은 우아한 선율적 구도 속에서 합쳐진다. 주제의 요소들은 쪼개지고 흩어져서 7화음 위에서 멈추었다가는 주화음으로 연주되는 두개의 부드러운 피치카토로서 마침내 사라진다. 여기에 나타나는 개개의 음표들은 독특한 중요성을 띄는데, 오직 베토벤의 말기 양식에서만 찾을 수 있는 각자의 극단적인 상상력으로 두드러진다. 만일 방금 지나온 음악적 행로를 되짚어 본다면, 처음에 원래의 주제를 제시할 때부터 이들 마지막 화음들에 이르기까지, 마치 작곡가가 자신의 길을 가며 정신적 경험의 헤아릴 수 없이 변화하는 단계들을 거쳐가면서 그의 상상력의 보고가 낳은 보화들을 널리 흩뿌리는 듯이 보인다.
5악장 Presto (E major) → 빠르고 극적인 스케르쪼
6악장 Adagio quasi un poco andante (G sharp minor)
→ 3악장과 마찬가지로 7악장의 서주 역할 7악장 Allegro (C sharp minor) → 유일한 소나타 형식
4악장은 조금 더 세분해서 다음과 같이 분해할 수 있습니다.
주제: 두개의 8마디 phrase, 각각 두번씩 연주됨. 두번째는 동형반복 이 아니라 변주. 5번째 변주곡 제외하고는 double variation 패턴이 유지됨.
변주곡 1
변주곡 2 (Piu mosso): 1바이올린과 첼로가 대화…나중에 4악기 함께 변주곡 3 (Andante moderato e lusinghiero): 전반부는 나긋나긋한 느낌, 후반부는 강한 느낌 변주곡 4 (Adagio):전반부에 아르코와 피치카토의 효과적 교대 변주곡 5 (Allegretto) 변주곡 6 (Adagio, ma non troppo e semplice): 가장 정교함 카덴짜와 같은 경과부 코다 심원한 경지를 보여주는 제12번부터 제16번에 이르는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곡 다섯 곡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제15번이다. 선율이 쉽게 귀에 와 닿고 서정적인 부분이 많으며 깊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 곡은 제12번, 제13번과 함께 러시아의 귀족 갈리친 공작을 위 하여 작곡한 것으로 1825년의 작품이다. 곡은 모두 5악장인데 3악장 몰토 아다지오에는 '병에서 회복한 자가 하나님에게 감사하는 성스러운 노래'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2악장까지 완성한 후에 병으로 작업을 중단했던 베토벤이 그 병을 극복한 다음 3악장부터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착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에서 회복한 베토벤의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토로된 감동적인 음악이다. 인생을 깨달은 자기 내성적인 관조가 잘 표현된 이곡에 대하여 로망 롤랑 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 그의 인간성이 가장 깊이 스며 있는 작품 이다."
12번 (Op.127) : 아주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찬 낭만현악사중주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곡이다. 하지만 다른 곡들의 위대함에 좀 눌리는 듯 하다.
13번 (Op.130) : 6악장짜리 곡인데 "사랑스런 사중주"로 불릴 만큼 전체적으로 예쁜 곡이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5악장 카바티나는 정말 소름이 끼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악장이 충격적이고도 이상한 "대푸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판업자와의 피할 수 없는 마찰로 인하여, 좀 더 가벼운 악장으로 다시 쓰여졌으며 대푸가는 17번으로 독립했다. 그래서 CD를 사면 보통 13번과 대푸가가 함께 들어있다.
14번 (Op.131) : 총 7개의 악장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곡이다. 그 중 5악장 스케르쵸는 정말로 기발하며, 투병중이던 슈베르트가 이 곡을 듣고 병세가 더 악화될 정도였다고.
15번 (Op.132) : "병이 나은자가 신에게 드리는 감사의 노래"라는 긴 제목의 3악장은 길이도 길다(무려 20분). 이 곡을 이어폰을 꽂고 듣고 있으면 눈이 멍해지면서 허공을 응시하게 되고 눈썹이 찡긋해지면서 돌아온 날을 생각하게 된다. 또 마지막 악장은 원래 9번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위해 작곡되었던 곡으로 그에 버금가는 감동이 있다.
16번 (Op.135) : 베토벤의 너무나도 심오(?)하며 해석불가능한 질문과 답변이 있다.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 한다." 바로 이 곡의 4악장이 이 유명한 문구가 적힌 멜로디로 시작한다. 베토벤 자신의 작품세계에 던지는 심오한 질문이었을까? 아니면 소문처럼 가정부에게 밀린 월급을 줄까 말까에 대한 결정이었을까?
바흐의 음악적 깊이와 버금가는 음악...
한 인간의 삶의 우주적 승화...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도 아주 좋아했던 음악이라고 하더군요.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임종의 순간에도 듣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무인도에 혼자 내버려졌을 때도 이 곡이 같이 있어준다면 그리 외롭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이 곡을 작곡하면서 이런 글을 베토벤이 악보 위에다 써 넣었다고 하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굳이 해석을 하면,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
출처 : 생각하는 다람쥐
글쓴이 : 사피엔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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