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풀어 준 네 번째 사랑
저는 풀리지 않는 슬픈 사랑의 마법에 걸린 비련의 여주인공이었습니다.
한 오빠가 있었는데 그는 저보다 세 살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그 오빠는 저에게 참 잘해 주었는데 그럴 때면 저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오빠는 제가 너무 귀엽다며 언제나 다정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저의 손을 꼭 잡고 집 앞까지 바래다 주면서 '오빠가 좋니?'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제 가슴엔 오빠에 대한 작은 사랑이 자리잡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정했던 오빠는 어느날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는 그 충격으로 일주일 동안 밥도 못 먹고 울기만 했습니다.
오빠가 곁에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우울과 절망 속에 허우적대다 보니 성적도 계속 떨어졌습니다.
탈출구가 필요했던 저에게 새로운 일이 찾아왔습니다.
저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시를 아주 좋아하는 민이라는 아이와 친해졌습니다.
학원과 독서실을 같이 다니며 더 친해진 우리는 줄곧 만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민이는 몰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기 시작하더니 나에게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민이에게 어떤 충격이 있었는지도 모르면서 저는 민이를 원망하며 마냥 울었습니다.
그 애가 사 준 선물을 꺼내 놓고 편지도 다시 읽어보면서….
전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민이는 백혈병 진단을 받고 강릉으로 요양하러 떠난 것이었습니다.
민이를 만나러 갔을 때 민이의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시며 가슴 아픈 말씀을 하셨습니다.
“민이 옆에 있어 줄 수 없겠니?”
그런데 민이는 육개월 뒤 하늘 나라로 가 버렸습니다.
그 뒤 한참 동안 민이와 함께 다니던 독서실과 학원을 쳐다보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도 교과서에 민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그냥 엉엉 울었습니다.
한창 꿈에 부풀어 있을 시절 저는 그렇게 두 번째의 사랑마저 보내고 슬픔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좀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어두운 과거를 잊고 새롭게 정말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미팅을 하게 되었고 한 선배를 만났습니다.
저는 그 선배의 유창한 말솜씨에 그만 반해 버렸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대학에 들어가자 운동권 학생은 절대 만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는데 하필 그가 남들이 말하는 운동권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가 좋았습니다.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우리는 비가 온 뒤 학교에서 제일 높은 옥상으로 올라가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야, 저 무지개 너무 곱다.”
저는 선배가 저보다 그 무지개를 더 예뻐하는 것 같아서 질투했습니다.
또 그에게 편지를 받으면 가슴이 떨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헤어지고 나면 금방 보고 싶었습니다.
하루는 서울에서 큰 집회가 있다며 그가 서울로 올라가면서 그날 밤에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제발, 이 사람만은 살려 주세요.'
부모님께는 친구 집에 가서 며칠 있다 오겠다고 거짓말하고서 정신없이 그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애꿎은 하늘은 이번에도 저의 간청을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세 명씩이나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을 아시겠습니까.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하늘을 원망하면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다시는 사랑 같은 거 안 해.'
그 뒤 저의 대학 생활은 비참하고 외로운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친구들이 어쩌다 미팅이나 소개팅 얘기를 꺼낼 때면 독약을 마신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고통을 잊기 위해 저는 졸업을 앞두고 취직 준비도 할 겸 도서관에 파묻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고 책상에 돌아오니까 '예전엔 제가 줄곧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제 자리를 돌려주십시오.'라는 메모지와 함께 캔 커피가 놓여 있었습니다.
참 웃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괜히 모르는 사람과 부딪치기 싫었던 저는 다른 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제 자리에 또 다른 메모가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합니다. 당신에게 다가서기 위해 두 달이나 당신의 맞은 편에 앉아 있었는데 당신은 절 피해 다른 자리로 가시는군요.”
뒤를 보니 한 남자가 씽긋 웃으며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장미 스물세 송이와 함께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남자에게 저는 독신으로 살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오래 전부터 당신을 지켜보면서
언젠가는 당신에게 드리워져 있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내가 말끔히 걷어 주리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 끝까지 그를 거부했습니다.
더 이상의 상처는 싫었으니까요.
그래서 그에게 제 마음을 긴 편지에 적어 보냈는데 그 다음날 회신이 왔습니다.
“기다리라면 기다리겠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이루어질 때까지…. 단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당신을 사랑하는 저의 마음입니다.”
수많은 고민 끝에 저는 용기를 내어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내년 봄에 저는 결혼합니다.
저에게 걸려 있던 무서운 마법을 풀어 준 그와 말입니다.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이희영님
그 님이 날 찾아오거든
사랑했다고 전해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울면서 먼 길 떠났다 전해주
꽃비에 향기롭던 못잊을 그 밤도
바닷가 그 언덕도 모두 모두 다 잊었노라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울면서 먼 길 떠났다 전해주
꽃비에 향기롭던 못잊을 그 밤도
바닷가 그 언덕도 모두 모두 다 잊었노라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울면서 먼 길 떠났다 전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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