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캐롤이 울려 퍼지던 1984년 12월의 영국.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연휴의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13 명의 재규어 연구원들은 '프라이데이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회사 공장에 모여 열띤 회의를 한창 벌이고 있었습니다. 바로 페라리 F40, 포르쉐 959, 람보르기니 쿤타치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슈퍼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재규어의 수석 엔지니어 짐 랜들(Jim Randle)을 주축으로 모인 이들은 그날을 시작으로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였으며, 이후 회사의 공식 프로젝트로 인정받아 진행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4년 만인 1988년 1월 영국 버밍햄 모터쇼에 드디어 그들의 열정을 담은 작품이 데뷔하게 됩니다. 작품의 이름은 목표로 했던 최고 속도 220mph(352km/h)를 의미하는 XJ220입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슈퍼 스포츠카의 프로토 타입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공개된 XJ220 프로토 타입의 보디는 XJ13 프로토 타입을 모티브로 제작되어 매끄러운 외관을 갖추고 있으며 0.35Cd의 뛰어난 공기저항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엔진은 레이싱용으로 개발 중이던 V12 DOHC 엔진을 손봐 장착하였으며 최고속도는 앞서 말한 데로 352km/h, 배기량은 6,222cc, 최고출력은 500ps입니다. 구동형식은 미드십에 엔진이 장착된 4WD로 슈퍼카의 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보디 패널은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섀시는 알루미늄 허니컴을 알루미늄 패널 사이에 삽입해 만든 모노 콕 방식입니다.
XJ220은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며 모터쇼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 무려 1,500여 대의 예약 주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유례 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당시 양산 계획이 없던 재규어는 1989년 9월 이 계획을 철회하게 됩니다. 하지만, 재규어는 슈퍼 스포츠카를 양산해본 경험이 전무했고, 때문에 톰 월킨쇼우 레이싱(TWR)과 공동출자에 의한 재규어 스포츠를 설립하고 XJ220의 개발·생산을 위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양산형으로 계획을 수정하면서 220mph를 달성하기에는 차체는 너무 무거우며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 통과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결국, 6.2L V12 엔진과 4WD 방식을 버리고 3.5L V6 DOHC 트윈 터보와 후륜 구동 방식을 새롭게 채택하게 됩니다. 덕분에 엔진 퍼포먼스는 최고출력 542PS/7,000rpm, 최대토크는 65.7kg.m, 제로백은 3.8초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는 220mph에 약간 못 미치는 218mph(351km/h)의 성능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러운 결과이긴 했지만 경쟁 모델들을 뛰어 넘기에는 충분한 성능이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점 또한 변하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외관 또한 전장과 휠 베이스의 길이를 줄여 경량화에 이바지하였습니다.
이렇게 출시된 XJ220 양산 모델의 외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과학적인 장비들을 갖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런트와 리어의 스포일러는 전동 가변 타입으로 속도에 따라 각도가 변화하며 헤드라이트는 4개의 원형 램프가 장착되어있습니다. 또한, 난방기를 냉각하기 위한 노즈의 덕트, 엔진을 냉각하기 위한 리어 쿼터부의 스쿠프, 브레이크를 냉각하기 위한 리어 타이어 앞의 덕트 등 여러 부위에 냉각을 위한 에어 인 테이크 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리어 바닥에는 에어 댐퍼가 장비되어 있어 보디 하부를 지난 에어를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스피드 라인의 센터 락 타입의 9J X 17(앞) / 14J X 18(뒤) 휠과 브리지 스톤의 255/45ZR17(앞), 345/35ZR18(뒤) 타이어를 적용하여 더욱 파워풀하고 스포티한 이미지와 성능을 불어 넣었습니다.
시판 모델이 발표된 것은 1991년 도쿄 모터쇼로 당시 29만 파운드라는 고가의 가격이 책정되었습니다. 실제 판매를 시작한 것은 1992년 부터 1994년으로 출시 당시 판매대수는 이름과 동일하게 220대를 한정 판매한다고 발표하였지만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350대로 목표를 상향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버블에 의한 것으로 결국 시간이 지나자 275대 판매를 마지막으로 시장 판매를 마치게 됩니다. 이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기록은 92년 판매를 시작한 후부터 2년간 유지해오다 그 다음해인 1995년 맥라렌 F1이 등장하며 물려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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