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출발3_12시간동안의 일본체류기

mistyblue 2013. 4. 28. 15:36

3/15 AM 08:55 나리따공항 제1청사 17번게이트 앞

 

JAL항공직영 닛꼬 나리따 호텔에서 럭셔리한 밤을 보낸 후
아침을 먹으러 1층 로비의 식당으로 내려갔다.

아침은 뷔페식인데 밥종류와 빵종류가 골고루 있었다.
일본도 우리처럼 밥을 먹는 문화라 정말 다행이다.


 <닛꼬 나리따 호텔에서의 GreenLady의 아침식사>

 

 <닛꼬 나리따 호텔에서의 BlueBoy의 아침식사>

 

스크램블드 에그, 멸치조림, 김 등 우리와 비슷한 반찬들 위주로 골라담았다.
Blue는 빵과 죽, 즉 양식과 일식을 적절히 조화해서 담아왔다.
보기엔 한국에서 매일 먹던 반찬같은데,
일식이라 그런지 멸치조림도 달콤하고, 스크램블드 에그는 밍밍하고(또 달기도 하다), 김도 심심했다.
밥을 조금만 담아오길 잘한 것 같다.

 

어제 멀끔하게 잘생긴 호텔직원이 7시40분 무료셔틀을 타면 공항에 늦지않게 도착한다고 했으니,
시간도 좀 남은 것 같길래 호텔 주변을 산책하기로 한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이렇게 생겼구나..

역시 럭셔리한걸..

 <닛꼬 나리따 호텔 전경>

 

간판이 일본말로 되있는 거,
차가 우리랑 반대로 다니는 거 빼고는 별 차이점을 느낄 수가 없다.


<닛꼬 나리따 호텔 산책 중 만난 간판>

 

멀지않은 곳에 편의점도 하나 있었다.
알았다면 어젯밤에 고픈 배를 주려가며 잠들지않아도 됐을텐데..

 <닛꼬 나리따 호텔 주변에 있는 편의점>- 주변에 편의점이 있으니 스탑오버 하실 분들은 꼭 기억해두세요! 저희처럼 굶고 잠들지 않아도 됩니다.

 

산책하다 들어오니 항공권 ticketing box가 호텔 내에 있는거다.
얼른 Blue를 보내 좋은 좌석 끊어오라고 시켰다.
오분후쯤 급하게 돌아온 Blue는 여권을 안 가져가서 수속을 못했다고 했다.
여권을 가지고 나가서 한 십여분 후에 다시 오더니, 우리는 에어프랑스로 환승해야 해서 여기서 Check In이 안된단다.(이것도 알아두세요! 환승하시는 분들은 나리따 호텔에서 체크인 할 수 없다는 거)


그러고 보니 시간이 7시35분이다.
아직 호텔 Check out도 안했는데~ 갑자기 3년전 이스탄불 비행기를 놓칠뻔한 사건이 떠올랐다.
서둘러 셔틀을 타고, 나리따 공항으로 향한다.
자리가 없어 Blue와 떨어져앉았는데 나는 JAL항공 여승무원과 함께 앉았다.


액체류 반입금지가 워낙 심해서, 난 세수하고 지난밤부터 로션 하나 못 발랐는데,
이 여승무원은 얼굴에 무슨 크림들을 그렇게 열심히 바르고 화장도 열심히 하는지..
다 하고 나서도 마무리로 검을 곱게 씹으며, 핸드크림으로 연신 손을 마사지한다.
부럽다. 난 얼굴 당겨 미치겠는데..

핸드크림이라도 좀 달라고 하고싶다. ^^


바쁜 와중에서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낯선 언어들이 재밌다.
중국어, 일어, 불어 등등~

호텔에서 공항이 그리 멀진 않지만, 그래도 톨게이트를 지나가야 하는데..
차가 멈추더니 제복입은 할아버지 두분이 들어오신다.
웃는 낯으로 손을 약간 밑으로 곧게 뻗으며, "쑤미마센, 패스포트. 아리가또"
이 동작을 반복하며 뒤부터 여권검사를 하며, 마지막으로 경례를 하며 아리가또 하고 귀엽게 웃으며 내린다.
아무래도 티켓팅에 늦은 것 같아 마음이 바쁜데, 두 눈은 이런 모습들을 담기 바쁘다.

 

공항1청사에서 기사님이 셔틀버스에 탄 거의 모든 승객들의 짐들을 다 내려놓는다.
Blue는 혹시나 하는 맘에 기사에게 이곳에 에어프랑스가 취항하는지를 묻는데,
기사는 알아듣고 얼른 손가락 두개를 펴며, 투라고 계속 말한다.
몇번이고 이 버스를 다시 타야하는거냐고 묻고, 그는 몇번이고 이 버스에 다시 타고 계속 가는 게 맞다고 한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므로 몇번씩 확인하는 과정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직 여행의 시작의 반의 반도 못한 것 같은데, 벌써 이러구 있다.

 

도착해보니 에어프랑스 줄이 말도못하게 길다. 한시간여를 기다려 체크인하고,

귀여운 JAL항공 언니가 우리가 못미더운지
몇번이고 강조해서 이야기한 17번게이트로 왔다.

 

내가 이렇게 지난밤이며 오늘 아침 이야기를 간단히 기록하고 있는데,
아까 그 스튜어디어스 언니가 어느새 우리앞에 뿅하고 나타나서는, 엄청 반가운 척을 한다.
손으로 계속해서 네모를 그리며, "마이르리지카드, 카드"를 반복한다.
알고보니 우리가 적립해달라고 내민 JAL마일리지카드를 건네놓고 그냥 두고 온거다.

 

스튜어디어스 언니가 우리한테 마일리지 카드를 안 전해준체로

우리가 비행기를 탔다면,

아마 그 언니는 되게 혼났을거다.

 

암튼 그 귀여운 스튜어디스 언니는
계속 카드이야기를 하더니 확신없는 표정으로 갸웃거리며,
"카드~ 있어요~"라고 한국말로 말한다.

드디어 우리가 알겠다는 표정을 짓자 ,신나는지 웃는다.


"한국말 잘하시네요"라고 칭찬해줬는데 알아들었을지는 모르겠다.

역시 스튜어디스는 그냥 되는 건 아닌가보다.

우리말을 조금쯤은 할 줄 알쟎아?

"카드~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같았으면,

"저기요, 마일리지 카드 놓고 가셨거든요.. 가져가세요"

이렇게 말했을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노트북, DSLR때문에 무겁다고 Blue가 계속 투덜댄다.
무슨 대책을 세워야될 듯하다. @.@

이제 정말 낯선곳으로 가야하는데, 갑자기 어제 그만하자고 날려버렸던 걱정이 또 찾아든다.
정말 쓸데없는 짐은 한국으로 붙여버려야 우리 여행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그래도 당장은 신난다. 또 비행기 타쟎아 ^^
잠시 들러본 일본이지만,

일본 사람들..

말을 참 예쁘게 하고, 잘 웃고, 친절하고, 사람을 기분좋게 해준다.
언젠가 다시 찾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전이었다면, 별로 이국적일 게 없는 일본은 절대 여행 안 간다던 내 생각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이래서 여행은 참 좋은거다.

나의 그릇된 가치관을 깨어가는 과정이라는 거..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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