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모스크와 성소피아를 둘러보고 나왔다.
다음은 어디를 갈까? 어차피 가이드도 없고, 우리 가고 싶은 데로 가면 될 터였다.
마음같아서는 얼른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에미뇨뉴 항구로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슐탄아흐멧의 고풍스러운 거리도 계속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었다.
슐탄아흐멧은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다. 그런데 더 관광객을 행복하게 하는것은..
많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바로 코앞에 유적지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걸어서 몇분이라고 말하기도 뭐할정도로..
굳이 말하자면.. 걸어서 삼십초? ^^
시내지도 하나 들고,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봐도 충분하다..
앗 사설이 또 너무 길어졌다.
암튼.. 잠깐 고민했다..
지하궁전을 갈것인가 말것인가..
왜냐면.. 앞서 본 블루모스크는 입장료가 공짜였는데.. 성소피아는 약 만원정도..
근데 우리 생각엔 블루모스크가 성소피아보다 더 이쁘고 좋았기 때문이다..
그야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블루모스크는 우리가 교회에 드나들며 기도하는 게 일상이듯.. 그들도 매일 하루 다섯번씩 기도하러 들어가는 곳인데.. 돈을 받을 턱이 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지하궁전도 입장료가 만원..
그냥 저수진데.. 쩝.. 갈까? 말까?
그럴 때 우리가 결국 선택한 것은..
우리가 언제 또 터키에 오겠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지하 궁전의 무시무시한 메두사 조각을 구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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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09:00~17:00, 유료
이곳은 지하 궁전으로 널리 알려져있는데 말하자면 비잔틴 지하 저수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하 궁전은 1987년에 수백 년 동안 쌓인 진흙과 폐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면서 복원되었다. 본래 황실 수도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에 공사를 시작하여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때인 532년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지하 궁전의 위치는 본래 황궁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었지만 오스만 제국 시대에 폐쇄되었다.
오늘날 이곳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 대성당처럼 336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천장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빛을 발산하는 지하실 형태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아직도 어느 정도의 물이 담겨 있는데, 이 위로 세워진 다리는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이다. 이 장소가 대단히 인상적이기 때문에 영화 세트로 쓰이기도 하고, 이스탄불 예술 비엔날레 기간 동안에는 시청각 시설로 쓰이기도 한다. 지하 궁전 한 편에 있는 옛 메두사의 머리는 아마도 이전 기독교인들의 폐허에서 무단으로 가져온 물건일 것이다.
[출처 : 인사이트 가이드 터키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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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피아 맞은편으로 보이는 거리의 왼쪽편에 위치했다.
노란 건물 말고 그 왼쪽의 빨간 지붕 건물이 지하 궁전의 입구 매표소이다.
지도가 없다면 그냥 못 보고 지나칠 정도로 겉으로만 보기엔 특색이 별로 없다.
들어가자마자 매우 캄캄하고, 시원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겨울이니, 오히려 좀 포근하다고 해야하나?
붉은 조명빛 때문에 더욱 으시시하다.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지하동굴같기도 하다.
실제로 이곳을 시청각실로도 쓴다고 하니, 한번 보고싶기도 했다.
동굴과 달리 이곳은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이라 매우 넓고 웅장했다.
지하 궁전 초입에는 의자들도 많이 갖다놓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간단히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빨간 조명 외에도 녹색과 노란색, 파란색 조명으로 지하 궁전을 장엄하고도 이채롭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 기둥들 아래로는 실제로 물이 가득 차있다.
저수지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팔뚝 굵기만한 놈들도 있었다. 이곳엔 별로 먹을 게 없어보이는데..
꽤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모양이다.
우리나라 동굴을 가도, 조그만 분수대엘 가도.. 늘 던져져있는 동전들..
전부 우리나라 사람들이 던진 건 아닐테고..
"로마의 휴일"에 동전 던지는 장면이 나왔었나?
아뭏든 참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성소피아 성당이나, 블루모스크의 천정과 흡사한 형태이다.
물론 그런 화려한 문양은 없지만 동그랗게 돔 모양을 띄고 있는 모습이 그러하다.
와 드뎌 메두사 머리다.
나는 동굴이 왠지 무섭다. 귀신의 집도..
이곳 지하 궁전 역시 조금 으시시했는데..
메두사 머리로 다가가기가 섬칫했다.
눈을 마주치면 내가 돌로 변할것처럼 느껴져서 선뜻 내키지가 않았다.
아, 저런 무거운 기둥을 받치게 되다니..
메두사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왠지, 저러고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뱀이 우글거리는 머리칼을 휘날리며..
예잇.. 돌로 변해라~
그럴 것 같다.. --;;;
기둥이 예사롭지 않다.
메두사의 머리에 있는 뱀의 눈들을 따다가 새겨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것은 승리, 행복 등의 상징인 "이블아이" 문양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하다보면, 처음 취지와 다르게..
돈에 많이 목숨걸게 된다.
뭔가 신기한 걸 먹어보려고 할 때도, 입장료가 있는 박물관 등을 들어가게 될 때되도..
하지만, 처음 여행할 때의 그 설렘과, 기대를 생각해보면..
그리고 돌아와서 남을 못다해본 경험들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해보면..
여행지에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한다는 게 내 결론이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은.. 일상에서의 단돈 백원, 이백원을 최대한 아끼고..
여행할 때는 전 세계, 어디나 다 가보고, 모두 경험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삶의 최우선을 무엇으로 두느냐에 따라 사는 모습도 달라진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늘 고민하면서도~
늘 결론을 못 내리겠다. 꽤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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