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아침..

mistyblue 2013. 4. 30. 22:16

에페스의 관광을 마치고..

터키직항 표를 끊으면서 함께 끊으면 7만원에 국내선 비행기표를 끊을 수 있다는 말에..

함께 끊은 국내선 항공권으로 이스탄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스탄불의 어느 작은 호텔에 묵을 수 있었다..

원래는 경치가 굉장히 멋있는 꼭대기 방이었는데..

작은 사정으로 방을 바꾸느라 7층으로 바꾸어서..

사실 경치는 별로였다..

하긴 밤에 도착해서 야경이랄 게 없었다..

그날 피곤해서 그랬는지..

아님 배가 고파 그랬는지..

창밖을 내다봤는데 풍경이 안 좋았는지..

아님 조명이 별로 없어 아예 야경이 안 보였는지 그것조차 지금은 희미하다..

암튼.. 그날은 배가 너무 고프고..

밤새 이스탄불 술탄아흐멧 거리를 헤매다..

 

이제 입에 안 맞는 음식 먹는 것도 질리고 해서..

맥도널드 햄버거 집에서 뭔가를 샀었다..

난 양식을 참 싫어한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 양식을 싫어하다니..

ㅋㅋ 참 아이러니 하지만..

뭔가 매콤한 게 없으면 밥도 안 먹으니..

참 문제다..

그나마 닭은 좋아해서.. 맥도널드에서 닭이 있냐고 물으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치킨은 없고.. 그나마 너겟이 있다고 해서..

그거 조금 사고.. 가겟집에 들러 땅콩하고 맥주를 조금 사왔다..

와서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잠이 들었다..

짧은 여정에 무리한 일정때문인지..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 답쟎게..

그날은 아주 푸욱 숙면을 취했던 것 같다..

 

그러고 이제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그 날도 창밖을 봤는지 어쨌는지 역시 모르겠다..

 

역시 여행을 즐기려면 피곤은 제때 풀어야 하는 것 같다..

일주일에 하루쯤은 쉬는 정도의 센스 말이다..

 

허겁지겁 아침 못 먹으면 이 호텔의 일부 비용이 날라간다는 생각에..

씻지도 않고.. 스카이라운지에 간 것 같다..

 

이건 그날의 아침..

저기 달걀하고 소시지밖에 없는 건 내 식단이고..

요기 오이랑 토마토가 섞인 나름대로 균형식단은 우리 신랑의 아침..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국밥 흉내 내보려고 씨리얼에 우유한그릇 말아왔는데..

그건 참 뭐 이상한 맛이었다..

귀리나 뭐 몸에 좋은 게 있는 씨리얼이었는지 맛은 참으로 없었다..

억지로 비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삶은 계란만 내리 세개를 먹었었다..

그래도 생각나는 건..

그 날 함께 우리 스카이 라운지를 함께했던 사람들..

우리와 무슨 이야길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때 어떤 가족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왔었는데..

참 행복해보였다..

우리 신랑과는.. 우리도 여기에 다시 와서..

이렇게 아이들도 데리고 여행다닐만큼 여유가 될까..

저 사람들은 참 행복하겠다.. 그런 이야길 했던 것 같다..

그 사람들도 우리처럼..

그저 한번뿐인 호화로운 아침이었을지..

궁금할 뿐이다..

 

 

그때 우리가 밥을 먹던 식당 밖의 풍경은 대충 이랬다..

술탄아흐멧의 중심지에 있었던지..

성소피아.. 블루모스크 ..

우리가 걸으며 봤던 모든 게 눈에 보였으며..

 

 

이렇듯 그 풍경과 함께 바다도 함께 보였다..

내가 늘 사랑하는 바다..

 

나는 인천에서 태어났고.. 부산서 잠시 살았고..

참 바다와 인연이 깊다..

그래서 늘 꿈에서도 바다 꿈을 꾸고..

물을 좋아하면서도.. 수영을 못해서..

물에 빠지게 되는 꿈을 꾸면 그건 이내 악몽이 되고 만다..

 

그래도 참 바다는 너무 좋다..

생각만 해도 좋고..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 1위는..

바다위에 집을 짓고 일단 시작하는..

시월애..

 

하지만 정작 석모도.. 시월애의 중심지인 그곳에 가봐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왜냐면.. 거기 있던 영화속의 집은 폭풍때 날라갔다고 하니까..

기왕이면 잘 좀 지어주지..

 

우리 신랑한테도 바다위에 집 지어달라고 부탁하는 나지만..

바다위의 집이 살기엔 비현실적이라고 한다..

빨래도 잘 안 마르고..

집엔 늘 습기차고..

 

그저 우리집안에 콜라 닮은 점구가 돌아다니고..

내가 안으면 버둥대지않고 포기하고 한숨쉬는 병구와..

아직 애기라서 뭘 모르는 큐라가 함께하기에..

너무 행복하다..

 

아, 우리의 바다위의 집?

그건 영원히 안 지을 지도 모르고..

 

시월애처럼..

그냥 상상처럼 존재할 때가 멋질지도 모르겠다..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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