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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차 키` 보면 주인이 보인다…7세대 포르쉐 911

mistyblue 2013. 6. 15. 20:13

포르쉐는 열쇠만 봐도 차종을 알 수 있다. 차체 곡선을 그대로 본뜬 열쇠로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의 시동을 걸자 우우웅~ 하는 중저음의 배기음이 차체를 감쌌다. 차량 뒤쪽의 엔진에서 나온 묵직한 엔진음이 앞좌석으로 넘어와 목덜미를 타고 온몸을 떨리게 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S' /박성우 기자

인천공항 고속도로와 송도를 잇는 약 150km의 구간을 달려봤다.

브레이크 밟고 가속페달을 밟자 ‘꿈틀꿈틀’ 거친 들소가 ‘씩씩’ 숨소리를 내며, 돌진할 듯한 자세를 취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마치 우주선을 탄 듯 쑥 앞으로 치고 나갔다. 가죽소재로 감싼 두툼한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속도가 오르자 묵직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넘었다. 시속 200km 이상 치고 나갈 힘은 충분해 보였지만 규정속도에 맞춰 속도를 줄였다.

포르쉐 911의 진가는 직진주로보다는 곡선코스에서 빛을 발했다. 단단한 서스펜션(현가장치)과 낮은 무게중심으로 마치 지면을 잡고 돌듯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정확한 선회능력을 보여줬다.

고성능 차량이어서 초보자가 운전하기는 어려울 듯했다. 특히 낮은 차체로 운전자의 시야가 좁아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뻑뻑한 운전대로 인해 한참 운전을 하다 보면 손목이 아플 수도 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S' 차키와 스티어링 휠(운전대) 모습 /박성우 기자

7세대 포르쉐 911은 스포츠카임에도 연비가 우수했다. 운전자에게 가장 와 닿는 점은 오토 스타트·스톱이다.

실제 주행 중 신호 중이거나 잠시 정차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차량의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 엔진·배기음이 강하고 진동이 심한 스포츠카이기 때문에 오토 스타트·스톱의 순간에는 차량 내에 정적이 흘러 다소 이질감도 느껴졌다.

주행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계기반의 rpm이 1000rpm 이하로 떨어지는 모습들이 자주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니 가속페달에 발을 떼는 순간 rpm이 공회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르쉐는 이를 ‘탄력주행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S' 실내모습 /박성우 기자

이 기능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과 변속기가 분리돼 아무런 저항이 없이 운행되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주행 중 쓸데없이 소비되는 rpm을 줄여, 911의 연비를 L당 1.18km씩 높였다.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S 3.8L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힘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3초 만에 주파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04km다. 이러한 강력한 동력성능에도 연비는 기존모델보다 1.2km 늘어난 L당 9.2km를 실현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S' 브레이크와 휠모습. /박성우 기자

차체는 기존 모델보다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내공간을 의미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 거리)가 기존 2350mm에서 100mm나 늘어난 2450mm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차체도 이전보다 560mm 더 길어졌다. 하지만 앞뒤 오버행은 더 줄었고 차체 높이는 70mm 낮아져 스포츠카의 낮고 날렵하면서도 디자인의 정통성은 유지됐다.

그러나 2인승 스포츠 쿠페처럼 차체 지붕이 낮아 4명이 함께 타기에는 타소 불편했다. 실제 성인 남성 4명이 이 차를 타본 결과 찌그러져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뒷좌석의 공간은 협소했다. 또한 앞좌석 시트조절이 속도가 느려 뒷사람을 태울 때는 시트를 젖히고 의자를 앞으로 조절하는 등 시간이 걸렸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S' 후면 모습. /박성우 기자

차량의 성능을 높이는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할 경우 새롭게 채택된 사운드 심포저에 의해 중저음의 마치 음악과 같은 강력한 엔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운전자는 이 차를 타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큰 엔진음 소리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자면 옆 사람과의 대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는 최근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트랜드를 반영했다. 스포츠카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연비를 향상시킨 포르쉐의 기술은 인정할 만한 대목이었다. 이 차의 국내 기본가격(옵션제외)은 1억4700만원이다.

 

박성우 기자 foxpsw@chosun.com

출처 : 항상 여기 이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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