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cycles & 그 이야기들

[스크랩] 피아지오 히스토리 -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그룹

mistyblue 2013. 11. 17. 17:48

선박 회사로 시작한 피아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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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Piaggio)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모터사이클 메이커이다. 질레라를 비롯해, 베스파, 더비, 아프릴리아, 모토구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브랜드를 통해 스쿠터에서부터 슈퍼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그 중 피아지오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베스파이다. 베스파는 피아지오 모터사이클 산업의 시작이자, 피아지오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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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는 선박회사로 시작했으나 이후 항공산업에도 진출했다.




피아지오의 역사는 1884년 리날도 피아지오(rinaldo piaggio)가 설립한 선박회사로부터 시작한다. 당시 리날도 피아지오의 나이는 겨우 20살, 그러나 그가 만든 배는 진보적인 디자인과 획기적인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20년에 리날도 피아지오는 항공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엔지니어들을 고용했다. 피아지오는 이 때, 훗날 베스파를 개발하게 될 천재 엔지니어인 코라디노 다스카니오(Corradino D'ascanio)와 인연을 맺게 된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리날도 피아지오의 두 아들인 아르만도 피아지오(Armando piaggio)와 엔리코 피아지오(Enrico piaggio)가 입사해 철도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다.


천재, 코라디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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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 공장의 초기 모습.




하지만 피아지오는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공장이 파괴되고 설비가 손실되는 커다란 비극을 경험한다. 전쟁이 끝나고 난 뒤, 두 형제는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서로 다른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아르만도 피아지오는 기존 피아지오의 주력 사업이었던 항공과 철도 사업을 이어 나갔고, 엔리코 피아지오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엔리코 피아지오가 계획한 것은 이탈리아 국민을 위한 심플하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을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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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라디노 다스카니오가 설계한 베스파의 초기 모델.




그는 새로운 탈 것의 개발을 위해 천재 디자이너인 코라디노 다스카니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엔리코는 작고 가벼우며 값이 저렴하고, 온가족이 탈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것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가 원하는 새로운 탈 것은 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탈 수 있어야 하며, 스페어 타이어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머드 가드가 있어 흐린 날 빗물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했다.


코라디노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듣고, 엔진과 스페어 타이어를 위한 넓은 하우징과 방패 모양의 앞부분으로 이루어진 스쿠터를 스케치했다. 코라디노가 디자인한 스쿠터는 엔진과 리어 휠이 체인 없이 직접 연결되어 동력을 전달하는 매우 독창적인 구조였다. 개발이 시작된 지 불과 5개월 만인 1946년 4월에 등장한 피아지오의 새로운 운송수단은, 그 모양이 말벌을 닮았다고 하여, 베스파 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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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파의 인기는 스쿠터라는 한계를 벗어나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번져나갔다.




베스파의 엄청난 인기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까지 번져갔다.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도 타기 쉬운 베스파는 ‘자유’의 동의어로 여겨졌다. 베스파의 팬들은 수 천 명이 한꺼번에 모이기도 했는데, 집회의 이름은 ‘은색 벌 떼’라고 불렸다. 이들은 1949년 처음 형성된 이후 여러 해 동안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졌다. 1953년 베스파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해, 젊음과 자유의 상징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모터사이클에서 삼륜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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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의 에이프는 그들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모델이며,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다.




1948년에 출시된 에이프(APE) 역시 피아지오의 역사적인 산물 중 하나이다. 삼륜차 구조의 에이프는 넓은 적재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배달뿐 아니라 택시로 활용되는 등 이탈리아의 중요한 운송수단 중 하나로 사랑받아왔고 지금까지 생산되고 있다.


1955년에는 이후 베스파의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150GS가 출시된다. 베스파의 150GS는 혁신적인 부분이 많은 모델이었다. 150cc의 엔진은 4단 기어박스와 연결되었고, 기본적으로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 시트를 갖췄다. 또한 휀더 부분의 헤드라이트가 핸들에 장착되었으며, 10인치 타이어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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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베스파가 선보인 베스파400은 소형 자동차였으나,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베스파의 성공에 고무된 엔리코는 400cc 엔진을 탑재한 소형 자동차인 베스파400을 출시했다. 초기 베스파를 디자인했던 코라디노 다스카니오가 설계한 베스파400은 1957년 9월 몬테카를로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판매량은 3만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피아지오는 1964년에 선박과 항공을 제작하는 피아지오 I.A.M과 스쿠터를 제작하는 피아지오&C로 분리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5년에 엔리코 피아지오가 사망한다. 엔리코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베스파 공장의 모든 소음이 일순간 정지한 채, 한동안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엔리코가 죽고 난 뒤 피아지오의 경영은 움베르토 아넬리(Umberto Agnelli)가 맡게 된다. 그리고 1969년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모터사이클 메이커인 질레라를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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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에는 베스파의 라인업 중 가장 오래된 PX시리즈가 출시된다.



 
1973년에는 베스파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PX시리즈가 출시된다. PX시리즈는 베스파 최초로 연료게이지가 추가되고, 셀프 스타트가 가능하도록 배터리가 장착되었다. 또한 변경된 법규를 위해 전 후에 윙커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PX시리즈는 이후 15년간 600만대 이상 팔리며 롱셀러 모델로 자리 잡았다.
 

스쿠터 라인업의 다변화


피아지오의 1990년대는 경영진의 교체와 함께 시작한다. 움베르토 아넬리의 자리에는 지오바니 알베르토(Giovanni Alberto)와 구스타보 드네그리(Gustavo Denegri)가 앉게 됐다.


1990년은 피아지오 최초로 모노코크 보디의 베스파가 아닌 프레임 위에 플라스틱 바디가 조립된 스쿠터가 발매된 해다. 이 때 쿼츠(Quartz), 집(Zip), 스키퍼(Skipper)그리고 헥사곤(Hexagon)등의 모델이 선보였는데, 이후부터 피아지오는 베스파와 독립된 스쿠터 라인업을 운영한다. 질레라 브랜드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스포츠 콘셉트로 개발한 타이푼과 러너가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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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가 질레라 인수 후에 선보인 타이푼과 러너는 스포츠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베스파가 탄생한지 50년이 되는 해인 1996년. 베스파 ET4 125가 출시된다. ET4 125는 기존의 베스파와 차별되는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로, 베스파 최초로 4스트로크 엔진이 사용된 제품이었다. ET4 125는 프론트에 디스크브레이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기어 조작이 필요 없는 CVT방식의 기어박스를 적용했다. 베스파의 팬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은 ET4 125를 쉽게 인정할 수 없었다.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그룹


지오바니 알베르토가 1997년에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피아지오의 경영은 급속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적자를 내기에 이른다. 이에 피아지오는 맥시 스쿠터 세그먼트를 타개책으로 주목했다. 2000년에 등장한 X9 250은 맥시 스쿠터 세그먼트에 진입하기 위한 피아지오의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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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첫 선을 보인 피아지오의 X9 250은 맥시 스쿠터 세그먼트 진입을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피아지오는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2001년에 더비(DERBI)를 인수한다. 더비는 1922년에 설립된 스페인의 유서깊은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소배기량 모터사이클 영역의 선두적인 메이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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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피아지오의 트라이크 프로젝트인 MP3.



 
피아지오의 경영이 회복 된 실질적인 요인은 2003년에 CEO로 영입한 로베르토 콜라니노(robert colanino)때문이다. 이후 피아지오는 공장의 운영 방식을 개선했고, 이로 인해 어떤 생산 라인에서도 종류에 관계없이 스쿠터를 조립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장의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고, 오히려 근무 환경을 쾌적하게 조정해 효율을 높였다. 콜라니노는 회사의 금융 상황이 회복되자마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스쿠터와 트라이크인 MP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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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지오의 MP3 이후, 질레라를 통해 출시된 푸오코500.




피아지오는 2004년에 부채를 안고 있던 아프릴리아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피아지오는 아프릴리아를 인수하면서 아프릴리아 산하에 있던 모토구찌까지 함께 얻게 된다. 이로서 피아지오는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 규모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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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인 MP3하이브리드. 엔진과 모터를 병행으로 사용한다.



 
피아지오는 오랜 세월동안 합리적인 교통수단을 만들어왔다. 이것은 기술적인 진보에 앞서, 라이더를 배려한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초기 베스파의 설계는 그러한 마음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세 개의 바퀴를 가진 MP3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피아지오는 엔진과 모터를 병행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스쿠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거의 피아지오는 스쿠터를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였지만, 현재는 전 세계의 모터사이클 산업의 중심에 서있다.

출처 : 소울 라이더 <Soul Riders>
글쓴이 : 필리 바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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