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넘어선 명작
ROYAL ENFIELD CLASSIC 350
클래식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다.
클래식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걸작의 반열에 올라야 하고,
이후 시간이 수없이 흘러도 그 빛을 잃지 않아야
우리는 비로소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로얄엔필드의 클래식 모델은 2008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로얄엔필드의 대표 모델인 불릿 시리즈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조금씩 형태가 바뀌었는데 1932년에 선보인 불릿의 초기모델 디자인
신형 불릿을 이용해 재현한 것에 클래식이라는 이름을 붙여 선보인 것이다.
그 고전적인 실루엣은 사라져가던 로얄엔필드 팬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비록 성능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감성적인 필링과
고풍스러운 디자인은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배터리 박스는 키를 돌려 열 수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간결한 디자인의 계기반과 키박스는 헤드라이트 위에 통합된다.
계기반 우측의 로얄엔필드 로고자리는 턴바이턴 내비게이션이 빠진 자리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2년에 드디어 클래식이 풀체인지 되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는 뭐가 다른가 싶을만큼 비슷한 모양이다.
프레임과 엔진은 앞서 출시한 메테오350과 동일하지만
디자인은 기존의 클래식 500의 요소들을 따르고 있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포크를 그대로 감싸고 있는 나셀,
그 위에 장식된 계기반, 바퀴의 절반가량을 덮고 있는 철재 펜더.
통통한 연료탱크, 그리고 삼각형의 배터리 커버까지,
클래식 고유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엔진 속을 들여다보면 최신 모델답게 꽤 잘 만들어져 있다.
냉각방식은 여전히 공랭이지만 밸브 개폐는 SOHC방식이며
웻섬프 순환으로 엔진의 구조를 단순화했다.
엔진은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였으며 스로틀의 반응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장점은 한 겨울에도 시동이 잘 걸린다는 것이다.
로얄엔필드 클래식 500을 겨울에 타본 적이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박수를 칠 것이다.(웃음)
로얄엔필드도 시동성에 자신감 있었는지 오랫동안 이어오던
킥스타터를 드디어 삭제했다.
간결한 디자인의 엔진. 다크 버전은 냉각핀의 머시닝가공이 생략되어있다.
이 엔진의 장점을 꼽아보라면 매끄러운 엔진필링,
리터당 35km를 넘나드는 높은 실연비, 안정적인 출력, 예쁜 디자인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최고의 장점은 순정상태에서의 배기음을 꼽고 싶다.
소리가 작지도,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적당한 볼륨으로
단기통엔진의 느낌을 또렷하게 표현하며
우리가 클래식 바이크에게 바라는 ‘감성적인 배기음’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성능 이상의 만족
테스트 차량은 다크 블랙 컬러로 중간 트림에 해당한다.
엔진과 배기까지 블랙으로 칠해진 버전으로 특이하게
휠이 튜브방식의 와이어스포크가 아닌
튜브리스 방식의 알루미늄 캐스트 휠이 장착된다.
이 아래로 엔트리 레벨인 할시온 트림이 있고 위로는 크롬 라인이 있다.
클래식한 분위기는 조금 덜하지만 무광블랙의 차체가 꽤 멋지다.
나셀로 둘러싸인 헤드라이트는 고전적인 할로겐방식에 좌우에 포지션램프가 박혀있다.
차체를 출발시키면 클러치가 가볍게 붙는 느낌이 매끄러워 만족스럽다.
변속레버는 시소타입으로 부츠코가 상하지 않고 변속할 수 있다.
레버가 변속기에 직결되어있어 변속 느낌이 더 명확하고 절도 있게 움직인다.
뒤꿈치로 쿡쿡 찍어가며 가속하는 재미가 있다.
미션은 5단으로 토크의 분배는 적절하게 느껴진다.
최고속도는 120km/h 남짓이며 실질적으로 무난히 가속되는 속도는 110km/h정도다.
이 엔진이 특이한 점은 80km/h까지의 가속은 마치 500cc는 되는 것처럼
여유롭게 속도를 붙인다.
그렇게 90km/h를 넘기면 갑자기 힘이 쭉 빠진다.
가속력이나 최고속 등에서 실질적인 동력성능은 250cc 수준이다.
하지만 350cc 배기량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250cc클래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두툼하고 찰진 토크와
반클러치 영역이 길고 가볍게 조작되는 클러치를 만나
수동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편하게 바이크를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달릴 때 출력부족이 크게 느껴질 것 같지만
막상 타보면 크게 불편하거나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100km/h의 속도에서도 엔진이나 차체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
느긋하게 다니면 피로감도 거의 없고 편안하다.
다만 장거리 투어를 가거나 더 빠른 바이크들과 달린다면
속도의 한계가 크게 느껴질 것이다.
300mm 싱글디스크와 바이브레(브렘보 하위브랜드)2피스톤 캘리퍼를 장착한다.
제동성능은 클래식 350의 동력성능 안에서 충분하다.
전후 디스크 브레이크로 부드럽게 제동력을 발휘하며
바이브레 2피스톤 캘리퍼와 300mm디스크가 만들어 주는 제동력은
이전 클래식500에 비하면 훨씬 개선된 편이다.
하지만 고속에서 급제동 시에는 초반 응답이 살짝 늦는 느낌이 있고
레버에 힘을 충분히 가해 줘야한다.
다행인 것은 이 바이크를 타고 고속으로 달릴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일상영역에서는 충분한 훌륭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메테오 VS 클래식
아마도 클래식350의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라이더라면
메테오와의 사이에서 한번쯤 고민할 것이다.
그래서 메테오와 비교를 해보자.
이달 둘은 차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알다시피 메테오는 크루저 스타일, 클래식은 전통적인 로드스터 스타일이다.
하지만 각각 실물을 보면 메테오는 조금 작아 보이고
클래식은 의외로 크게 느껴진다.(실제 크기는 반대다)
크루저 카테고리에 있는 메테오는 크기의 기준이 되는
여타 크루저들이 워낙 큼직큼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콤팩트해 보이는 것이고
클래식350은 여타 클래식 로드스터들과 비교하면 결코
작은 사이즈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커 보이는 것이다.
큰 휠을 장착한 탓에 뒤쪽이 미묘하게 짧아보이고
다소 껑충하게 높아 보이는 메테오와 달리 클래식은
차체의 실루엣과 비례가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좌측에는 매뉴얼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수납공간이 있다.
클래식이 외형상 장식적인 요소가 많아서 좀 더 야무지게 보이는 느낌도 있다.
시트에 앉으면 이전 클래식500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이다.
메테오와 비교하면 앞바퀴가 몸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는 메테오보다 핸들바와 시트포지션이 앞으로 당겨졌기 때문이다.
풋패그는 반대로 뒤로 당겨져 미드컨트롤이 되었다.
풋패그와 브레이크 레버는 고무가 덧대어져있다.
프론트 포크의 길이도 짧아지며 캐스트 각이 서며
스티어링의 반응도 훨씬 민감해졌다.
한사이즈 커진 18인치에 폭은 좁은 리어 타이어도 차이를 만든다.
이 때문에 주행감각은 메테오와 많이 달랐다.
특히 핸들링에서 메테오가 완전히 리어위주의 느긋한 회전감각이라면
클래식은 프런트에 무게가 좀 더 실리고 방향 전환에
더 민첩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하지만 의외로 뱅킹 한계는 클래식이 살짝 낮았다.
메테오가 프런트 포크를 길게 뽑은 덕분에 지상고도 높았는데
차고가 낮은 클래식은 뱅킹센서가 한 템포 빨리 노면을 스친다.
국내 사양은 분리형 2인 시트가 기본으로 장착되며 탠덤시트만 떼어나
싱글시트로도 변경이 가능하다.
시트고는 40mm높아진 805mm가 되었다.
시승차량은 다양한 체형의 라이더를 위해 로우시트 옵션을 장착해
발 착지성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 주변에 풋패그가 위치하고 있는 클래식과 달리
메테오는 풋패그와 레버가 발 보다 한참 앞에 있어
발 둘레 공간에 여유가 많다.
앉은 상태로 바이크를 움직일 때 더 편하다.
신장이 작은 라이더라면 메테오가 훨씬 편하다는 말이다.
반면 승차감은 클래식이 더 좋았다.
체중의 대부분이 리어에 실리던 메테오와 달리
클래식은 바이크의 중심에서 전후 서스펜션이 고르게 작동하는 느낌이다.
또한 클래식의 연료탱크는 2리터 작은 12리터다.
연료 경고등이 4리터 남짓 남았을 때 표시되기 때문에
실질 사용량으로 보면 메테오와는 20%정도로 꽤 차이가 난다.
자,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인 취향에는 메테오보다 클래식이 예뻐 보인다.
하지만 입문용으로는 메테오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핸들링 특성이 훨씬 안정적이고 실제무게도 메테오가 4kg가량 가볍지만
라이더가 체감하는 무게는 그 이상으로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 도심 속에서 경쾌하게 달리는 재미는 클래식이 좀 더 낫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근소한 차이다.
둘 중 뭘 택하더라도 좋은 선택임은 틀림이 없으니 마음에 끌리는 게 정답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늘 실용적인 것보다 예쁜 것을 선택하는 것 같다.
다시 부활한 클래식
사실 클래식500이 단종되고 새롭게 부활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과 동시에 350이란 배기량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기왕이면 500cc로 만들어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타보니 이정도면
기존의 500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이젠 위로 650이 있기 때문에 500은 조금
어정쩡한 포지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350과 650의 가격 차이가 겨우 200만원 남짓이니
500이 낄 틈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클래식 500 보다 클래식650을 만드는 게 더 빠를 지도 모르겠다.
사실 클래식500이 단종되고 새롭게 부활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과 동시에 350이란 배기량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기왕이면 500cc로 만들어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타보니 이정도면 기존의 500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이젠 위로 650이 있기 때문에
500은 조금 어정쩡한 포지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350과 650의 가격 차이가 겨우 200만원 남짓이니
500이 낄 틈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클래식 500 보다 클래식650을 만드는 게 더 빠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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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ENFIELD CLASSIC 350
엔진 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C 2밸브
보어x스트로크 72 × 85.8(mm)
배기량 349cc
압축비 9.5:1
최고출력 20.4PS/6,100rpm
최대 토크 27Nm/4,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 탱크 용량 13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정립(R)듀얼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00/90-19(R)140/70-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70mm 싱글디스크
전장x전폭x전고 1245x785x1095
휠 베이스 1,390mm
시트 높이 805mm
차량 중량 195kg
판매 가격 할시온 450, 다크 505, 크롬 510만 원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로얄엔필드 코리아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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