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있는 적군을 하늘에서 타격하는 공격헬기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헬기가 적 지상군을 타격하는 작전이 활발하게 벌어지면서
폴란드가 120억 달러(약 16조원)를 들여 AH-64E 96대를 구매하기로 하는 등
세계적으로 첨단 공격헬기 구매도 늘어날 조짐이다.
LAH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위사업청은 2015년 6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체계개발 계약을 맺었다.
2018년 11월 시제1호기를 제작, 2019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초 양산계획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2031년까지 5조7500억원을 들여 LAH를 생산하게 된다.
동체 위의 메인로터는 소음과 진동을 낮추고, 동력 효율을 높인 블레이드를 쓴다.
꼬리 부분 보조로터는 저소음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컴퓨터가 방향, 속도, 고도 등을 제어하는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을 적용해
조종사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지상의 적 전차를 포착·타격하는 통합헬멧시현장치(HMD)와 표적획득지시장치(TADS),
천검 공대지미사일은 LAH의 ‘눈’과 ‘주먹’이다.
HMD는 조종석에 나란히 앉는 두 조종사가 상대방 시선을 공유하며 표적을 빨리 인계인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헬멧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항공기의 각종 상황 정보를 제공한다.
TADS는 광학 및 적외선 카메라로 표적영상을 획득하고 표적까지의 거리 측정 및
레이저 조사를 하는 장비다. 최대 20㎞까지 측정하면서 HD급 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4개의 표적을 자동 추적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5년부터 7년여간 개발, 한화가 생산할 천검 공대지미사일은
미국산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LAH 외에 상륙공격헬기에도 장착된다.
LAH의 천검 사격에 참여했던 KAI 김진수 수석시험비행조종사는
천검의 성능을 이렇게 설명했다.
표적을 지정해서 발사한 뒤 헬기는 회피기동에 들어가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과
발사 후 재지정(fire-and-update)이 가능하다.
최대 8㎞를 날아가고 관통력도 1000㎜에 달해 북한군의 신형 전차도 파괴할 수 있다.
실제로 KAI가 진행했던 LAH와 천검의 체계통합은 쉽지 않았다.
KAI 김직수 헬기체계종합2팀장은
“(체계)통합을 하려면 안정된 미사일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개발 중인) 미사일이 계속 퍼포먼스가 변하면서 우린 헬기에 이를 반영하고,
시험평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고쳐야 했다”고 밝혔다.
◆혹한에서도 정상작동한 LAH
LAH는 한반도 유사시 영하 수십도에 달하는 혹한에서 작전을 펼치게 된다.
낮은 기온에서도 기체가 제대로 작동하지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LAH도 2021년 12월부터 2개월간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저온시험을 받았다.
옐로나이프는 캐나다 도시 중 북극과 가장 가깝고 겨울 평균 영하 32도를 유지,
저온시험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4차 소킹 테스트(영하에 12시간을 세워놓고 정상 작동 여부 점검) 때
야외 온도가 영하 39.3도까지 내려갔다.
군 요구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LAH가 정상비행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냉각챔버에서 LAH의 특성을 분석해 문제가 없을 걸로 생각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내 개발 군용품 중 영하 39.3도 극저온 테스트를 거친 것은 LAH가 유일할 것이다.”
LAH는 비행과 정비, 무장 탑재를 지원할 모의훈련장비도 갖춘다.
LAH가 초도양산 직후 신속하게 전력화단계에 접어들려면,
운용요원이 기체에 적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모의훈련장비로 운용요원을 사전에 훈련하면, 적응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모의비행훈련장비는 다양한 조건 하에서 시동, 비행, 착륙, 무장운용,
고장 및 비상상황을 재현해 조종사의 숙련도를 높인다.
LAH는 탑재 장비와 기술의 상당수를 국산화했다.
지난해 체계개발 종료 기준 LAH의 국산화율은 60.2%다.
쌍용정보통신과 픽소니어 등 26개 업체가 국산화에 참여했으며,
데이터링크 처리기, 다기능시현기 등 43품목 70개 구성품이 국산화됐다.
방위사업청은 자동비행조종장치를 비롯한 해외 도입 장비와 부품의 추가적인 국산화를 추진,
최대이륙중량을 높이는 등의 성능개량을 진행 중이다.
유·무인복합체계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도 2028년까지 실시한다.
일각에서는 LAH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한다.
고도의 AI를 지닌 무인공격기나 자율 로봇이 미래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LAH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승진(육군 대령) 방위사업청 소형무장헬기체계팀장은
“미군도 ‘인간의 제어를 통해 사격이 통제된다’는 지침을 세운 바 있다”고 설명했다.
LAH가 공격 작전 등에서 미래에도 역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 팀장은 “무인공격기 자율화는 이착륙과 임무 및 공역통제, 정비, 무장 등에서
자율자동차보다 더 많은 고려와 기술이 필요해 단계적으로 이행을 해야 한다.
따라서 원격통제 등 지원체계가 완벽히 구축됐을 때 가능하다”며
“결국 무인기와 (LAH 같은) 유인기는 활용 영역이 분명하게 구분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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