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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발에 北 전차 초토화…한국이 만든 첨단 공격헬기와 미사일 성능은?

mistyblue 2023. 8. 27. 14:31

지상에 있는 적군을 하늘에서 타격하는 공격헬기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헬기가 적 지상군을 타격하는 작전이 활발하게 벌어지면서

폴란드가 120억 달러(약 16조원)를 들여 AH-64E 96대를 구매하기로 하는 등

세계적으로 첨단 공격헬기 구매도 늘어날 조짐이다.

 

한국도 소형공격헬기(LAH) 실전배치를 추진 중이다.
멀리서도 북한군 전차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국산 천검 공대지미사일을 갖춘 LAH는
내년 후반기 군에 1호기가 인도될 예정이다.
 
소형무장헬기(LAH)가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표적 안보여도 맞추는 천검 미사일

LAH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위사업청은 2015년 6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체계개발 계약을 맺었다.

2018년 11월 시제1호기를 제작, 2019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초 양산계획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2031년까지 5조7500억원을 들여 LAH를 생산하게 된다.

 

오승진(육군 대령) 방위사업청 소형무장헬기체계팀장은 LAH에 대해
“노후한 500MD와 AH-1S를 대체해 조종사 안전성을 확보하고,
성능이 우수한 공대지미사일 등의 무장과 최첨단 항공전자장비를 장착해 
미래 전장환경에 적합한 헬기를 군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형무장헬기(LAH)가 성능점검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KAI 제공
 
 
실제로 LAH는 소음과 진동을 낮추면서 조종사 편의성을 높이고,
공격력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동체 위의 메인로터는 소음과 진동을 낮추고, 동력 효율을 높인 블레이드를 쓴다.

꼬리 부분 보조로터는 저소음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컴퓨터가 방향, 속도, 고도 등을 제어하는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을 적용해

조종사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지상의 적 전차를 포착·타격하는 통합헬멧시현장치(HMD)와 표적획득지시장치(TADS),

천검 공대지미사일은 LAH의 ‘눈’과 ‘주먹’이다.

 

 

HMD는 조종석에 나란히 앉는 두 조종사가 상대방 시선을 공유하며 표적을 빨리 인계인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헬멧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항공기의 각종 상황 정보를 제공한다. 

 

TADS는 광학 및 적외선 카메라로 표적영상을 획득하고 표적까지의 거리 측정 및

레이저 조사를 하는 장비다. 최대 20㎞까지 측정하면서 HD급 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4개의 표적을 자동 추적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5년부터 7년여간 개발, 한화가 생산할 천검 공대지미사일은

미국산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LAH 외에 상륙공격헬기에도 장착된다.

 

 

LAH의 천검 사격에 참여했던 KAI 김진수 수석시험비행조종사는

천검의 성능을 이렇게 설명했다.

“LAH 사격에 참여한 뒤 후배 조종사에게 ‘감동 먹었다’고 말했다.
천검은 데이터링크로 외부의 무인기나 지상부대에서 정보를 받고,
산 뒤에서 미사일을 쏘면 된다.
표적이 안보이는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열영상이나 광학시스템으로 카메라를 보면서 따라 들어가니
가까워질수록 표적이 선명해진다. 표적을 놓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한화가 만들 천검 공대지미사일. 소형무장헬기(LAH)에 탑재된다. 한화 제공
 
 
이같은 성능은 첨단 기술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천검은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상을 모두 활용하는 이중모드탐색기를 탑재, 탐지 성능을 높였다.
유선 데이터링크를 적용해 비가시선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표적을 지정해서 발사한 뒤 헬기는 회피기동에 들어가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과  

발사 후 재지정(fire-and-update)이 가능하다.

최대 8㎞를 날아가고 관통력도 1000㎜에 달해 북한군의 신형 전차도 파괴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탑재해 80만 프레임 이상의 표적영상 딥러닝으로
유사시 운용자 개입 없이 고정 표적을 자동 포착한다.
이를 통해 명중률과 조종사 생존률을 높인다. 
 
소형무장헬기(LAH)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 앞에서 정비를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천검은 발사 플랫폼인 LAH와 동시에 개발이 이뤄졌다.
기존에 개발된 무장을 신규 개발 기체에 통합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무장과 기체간 통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 중인 무장과 기체를 체계통합하는 것은 난도가 매우 높고 리스크도 크다. 

실제로 KAI가 진행했던 LAH와 천검의 체계통합은 쉽지 않았다.

KAI 김직수 헬기체계종합2팀장은

“(체계)통합을 하려면 안정된 미사일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개발 중인) 미사일이 계속 퍼포먼스가 변하면서 우린 헬기에 이를 반영하고,

시험평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고쳐야 했다”고 밝혔다.

 

◆혹한에서도 정상작동한 LAH

LAH는 한반도 유사시 영하 수십도에 달하는 혹한에서 작전을 펼치게 된다.

낮은 기온에서도 기체가 제대로 작동하지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LAH도 2021년 12월부터 2개월간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저온시험을 받았다.

옐로나이프는 캐나다 도시 중 북극과 가장 가깝고 겨울 평균 영하 32도를 유지, 

저온시험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LAH는 저온 조건에서의 작전운용성능 충족 여부와
기체 특성 및 운용성 확인 등을 진행했다.
소형무장헬기(LAH)가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실시된 저온시험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캐나다의 극한 조건에서 LAH는 제 성능을 발휘했다.
KAI 박인수 회전익시험평가실장은 저온비행시험 도중에 있었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4차 소킹 테스트(영하에 12시간을 세워놓고 정상 작동 여부 점검) 때

야외 온도가 영하 39.3도까지 내려갔다.

군 요구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LAH가 정상비행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냉각챔버에서 LAH의 특성을 분석해 문제가 없을 걸로 생각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내 개발 군용품 중 영하 39.3도 극저온 테스트를 거친 것은 LAH가 유일할 것이다.”

 

LAH는 비행과 정비, 무장 탑재를 지원할 모의훈련장비도 갖춘다.

LAH가 초도양산 직후 신속하게 전력화단계에 접어들려면,

운용요원이 기체에 적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모의훈련장비로 운용요원을 사전에 훈련하면, 적응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모의비행훈련장비는 다양한 조건 하에서 시동, 비행, 착륙, 무장운용,

고장 및 비상상황을 재현해 조종사의 숙련도를 높인다.

 

특히 실제 기체에서 수행하기에는 위험한 훈련도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고장상황 260여개, 비상상황 150여개 항목을 모의해
조종사의 돌발상황 대응력을 높인다.
 
소형무장헬기(LAH)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공에서 기동시범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비훈련장비는 조종실 형상과 기능을 재현하면서 각종 지원장비와 기술교범,
정비절차를 시현해 정비사와 무장사에게 실제 정비훈련과 유사한 훈련 환경을 제공한다. 

LAH는 탑재 장비와 기술의 상당수를 국산화했다.

지난해 체계개발 종료 기준 LAH의 국산화율은 60.2%다.

쌍용정보통신과 픽소니어 등 26개 업체가 국산화에 참여했으며,

데이터링크 처리기, 다기능시현기 등 43품목 70개 구성품이 국산화됐다.

방위사업청은 자동비행조종장치를 비롯한 해외 도입 장비와 부품의 추가적인 국산화를 추진, 

최대이륙중량을 높이는 등의 성능개량을 진행 중이다.

 

유·무인복합체계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도 2028년까지 실시한다.

일각에서는 LAH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한다.

고도의 AI를 지닌 무인공격기나 자율 로봇이 미래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LAH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승진(육군 대령) 방위사업청 소형무장헬기체계팀장은

“미군도 ‘인간의 제어를 통해 사격이 통제된다’는 지침을 세운 바 있다”고 설명했다.

LAH가 공격 작전 등에서 미래에도 역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 팀장은 “무인공격기 자율화는 이착륙과 임무 및 공역통제, 정비, 무장 등에서

자율자동차보다 더 많은 고려와 기술이 필요해 단계적으로 이행을 해야 한다.

따라서 원격통제 등 지원체계가 완벽히 구축됐을 때 가능하다”며

“결국 무인기와 (LAH 같은) 유인기는 활용 영역이 분명하게 구분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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