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Camping Paris EST]호텔보다도 멋진 모빌홈 체험

mistyblue 2013. 4. 28. 15:37

파리에서의 첫날을 담배냄새 쪄든 Mr.Bed란 여관급 숙소에서 보내고나서,

우리는 많이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하루를 보내고 새로 시작하는 하루라는 생각에

"괜찮아, 잘 될거야~" 하는 희망이 새록새록 들었다.

 

오늘은 blue가 어떻게든 쌀이랑 코펠이랑 구해서 밥도 해준다고 약속했다.

 

어제도 캠핑장을 하나 발견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성수기가 아니다보니,

아직 개장을 안한 것이었다.

 

유러피안 캠핑이라는 영어가이드북과,

미슐랭 유럽지도책,

그리고 어제 산 프랑스지도책으로 blue가 완벽한 동선을 짰다.

 

결국 파리는 우리나라 서울외곽순환도로처럼 도시를 둘러싼 링이 있는데 그 선을 따라 돌다가,

해당되는 출구로 나가기만 하면,

거의 반은 다 찾은 거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해서 어느 조용하고 예쁜 주거지에 다다랐는데,

여기에 과연 캠핑장이 있을까? 싶은데 정말 믿을 수 없이 캠핑장이 나타났다.

얼마나 기뻤을 지는 정말.. 두말하면 숨차다 ^^

 

여기는 리셉션인데, 입구에서 버튼을 누르면 일단 차단기를 열어주는데,

들어가서 주차하고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면 된다. 

 

여행오니 뭐든 처음인 게 너무 많다.
캠핑장에서 체크인하는 것도 처음..
텐트를 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안 된단다.
대신 방갈로, 모빌홈, 캐빈이 있다고 한다.
가격은 방갈로는 9유로 정도 하고, 캐빈은 준비가 역시 안 �으며,
모빌홈은 65유로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10유로라면 어제의 1/6에 해당하는 숙소비다.
WOW, Unbelievable!!
친절한 리셉션 직원이 우리에게 숙소를 구경해보라고 한다.

 

일단 모빌홈을 구경시켜줘서 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다.
겉에선 컨테이너 박스같이 생겨서 우습게 봤는데,
들어가보니 왠만한 가정집보다 훨씬 낫다.
아니 무척 아늑하고 예쁘기까지 하며,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전자레인지, 그릇, 에어컨, 난방기, 정수기, 침실도 2개나 된다.
아침 햇살이 들어와서 그런지 한눈에 반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형 전기콘센트다.

주둥이가 세개 달린 놈을 꽂아줘야 한다.

마침 한국에서 사온 멀티콘센트가 있어, 노트북이랑 카메라 충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고나서 방갈로를 가니 이건 너무 초라해서 눈물 날 것만 같다.
어제도 70유로나 주고 별로 좋지도 않은 숙소에서 잤는데,
그보다 적은 돈으로 그처럼 황홀한 숙소라면 하루쯤 자도 될 것 같다.
어제 속상했던 걸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심정으로,
모빌홈으로 결정했는데,

그것때문에 청소아줌마랑 리셉션아저씨랑 한참을 실갱이한다.

 

우리 나름대로는 아마 그곳이 예약이 되어있어,
청소며 셋팅을 다 해야 하는데,
우리가 내일 늦게 비워주면 준비를 못한다는 그런 이야긴가 아닌가 싶다.
하도 미안해서 그냥 우리가 방갈로로 바꾸겠다고 하는데도,
리셉션아저씨는 웃으며 괜찮다고만 한다.

 

결국 리셉션아저씨가 이겨서 우리는 모빌홈을 체크인하게 되었는데,
갈색얼굴에 흰색머리카락으로 레게머리를 한 리셉션아저씨를 가만히 보아하니,
모건프리먼을 닮은거다.
그래서 "You Looks like 모건프리먼"이라고 했더니,
아저씨 얼굴이 홍당무처럼 벌게지면서,
가슴에 손을 대고 "Thank you~~~" 뒤에도 계속 말을 했는데,
아마 자기도 무척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한 것 같다.

 

넉넉치않은 돈을 가지고 여행왔으니 응당 아껴야 옳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만 우리에게 선물을 주자는 심정으로 이 멋진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후 얼른 장을 봐와서 밥을 해먹고, 파리시내 구경을 나가기로 했다.
얏호, 드뎌 순탄스런 여행이 시작되는 거로구나 ^^
어젯밤의 비참한 심정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하루다. ^^

 

2007.03.16 리근교의 EST핑장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