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3.23 아르까숑]비오는날의 사막은 오아시스 없는 사막처럼 신비롭지 않다.

mistyblue 2013. 4. 28. 15:41

[03.23 아르까숑, Dune de Pyla]

 

 

[포뮬원 직원이 알려준 필라사구 찾아가는 법]

 

 

어릴적부터 사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그렇게 언젠간 꼭 경험하고 싶은 곳이었다.

가이드북에 모래사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란 한 구절이 마음에 들어

그냥 들러봤던 곳.

결과는 참패였다.

 

 

[어째 불운한 안내자같기만 한 험상궂은 고양이]

 [에게~ 그냥 동네 공사장같은 작은 언덕~ 이걸 작은 사막이라고 불러도 될지 끌끌~~ 가이드북을 다 믿지말자 ㅠ.ㅠ]

 

 

여행지는 미리 공부해서 가야 좋은 곳도 있고,

 

모르고 가도 그냥 좋은 곳도 있다.

이곳은 미리 공부하진 않았지만, 모르고 갔었어도 좋았을 곳이다.

그치만 결과적으론 대실망.

 

모래사막은 눈부신 태양과 함께일 때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몽셸미셸에서 잠깐 반짝했던 태양이 또다시 사라지고,

주륵주륵 비내리고, 바람이 몹시 거셌다.

말이 비지.. 프랑스의 삼월의 비는 언제 우박과 눈으로 바뀔지 모르며, 매우 변화무쌍하다.

그만큼 춥다는 말이다.

 

삼월~ 꽃피는 봄이라 신난다고 얇은 점퍼 하나만 가져간탓에~

초반의 유럽여행은 가져간 모든 옷을 껴입고 나서야 했다.

지금도 다시 사진을 보면 웃긴다.

안에 얇은 긴옷을 입고 그 위에 츄리닝을 입고, 점퍼를 그 위에 입고, 그 위에 비오는 날은 우비까지~ 정말 패션종결자다. 누가 우리를 신고 안 한 게 다행인 거 같다.

유럽노숙자같다. .

 

암튼 어릴적부터 꿈꾸던 모래사막을 꿈꾸던 내게.

아르까숑은 그렇게 비오고 바람부는 사막의 경험은 처참하기 그지없다는 걸 알려주었다.

 

경사가 무지 가파른 모래 언덕위를 올라가야하는데 비가 와서 모래가 자꾸 미끄러진다.

마른 모래면 신발벗고 털면 되는데..

젖은 모래라 떨어지지도 않고 자꾸 발이 무거워진다.

모래지옥이 따로없다. 정말.

 

 

[잘 안 보이지만 모래언덕위에서 바다로 난 숙소 전경~ ]

 

[광활함을 느낄 수 있는 모래언덕위에서 숲을 향해 바라본 풍경]

[모래사막과 바다~ 사실 제대로만 보였으면 아주 멋있었을 수도 있었을 풍경]

 

모래사막 아래로 낭만적인 바다가 펼쳐져있는 것도 안개 때문에 내려오기 얼마 전에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우산은 쓰나마나.

우산을 써야 사진을 찍는데..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잔잔해지면 몇번찍고~

  

그런데도 역시 아이들은 어딜 가도 잘 논다.

프랑스 초등학생들같은데 단체소풍을 온건지..

난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경사가 높은 모래언덕을 환호성을 지르며 올라갔다가 굴러내려온다.

 

 

 

 

 

 

 

나두 그렇게 놀고싶었는데.. 나이가 먹은걸까?

 

그나마 그런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도착하자마자 하루 빼고 거의 일주일동안 추적추적한 날씨에 난 벌써 우울증이 걸려버렸는지도 모른다.

블루랑 여길 얼른 벗어나자고 의기투합하고, 씁쓸하게 빠져나온다.

 

우린 여길 훗날도 최악의 여행지 중 하나로 꼽았는데..

아주 웃긴건..

이탈리아 피사에서 만난 우리나라 여대생 두명은 망설임없이 최고의 여행지로 아르까숑을 뽑더군.

정말 여행은.. 정말로 개인적인거라는 걸 알게되었다.

 

분명히 날씨가 문제였을거다.

그리고 하필이면 몽셸미셸 다음 여행지로 택한 것도 문제다.

그리고 배가 고팠을지도 모른다. 입은 옷이 너무 초라해서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좋은 여행지에 대한 추천은 앞으로도 받지않을 생각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99%라고 생각하니까.. ^^;

 

의기소침해서 돌아나오는 길에 가는 곳마다 감탄을 시키던 작은 기념품가게 마저 어찌 그리 을씨년스럽던지~ ㅠ.ㅠ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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