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3.24 세고비아를 향해]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자동차로 국경넘기

mistyblue 2013. 4. 28. 15:43

 

[세고비아로 들어가는 관문, 웅장한 수도교]

 

비가 많이 오던 23일 주로 이동만 하자던 중 우연히 생장피에드포르를 만나 지체한 탓인지..

정말 24일은 하루종일 쉬지않고 달려서 제발 좀 스페인으로 들어가자고 마음먹었다.

 

국경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스윽 지나가버린다.

예전에 기차를 타고 여행할 땐, 차장이 국경 지나갈 때 여권 검사라도 한거 같은데..

무슨 다리 하나 지나고 나니 은근슬쩍 스페인이란다.

 

물론 스페인에 가까이 다가오니 눈에 확연히 띄는 변화는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날씨가 참 우울했지만, 그걸 만회하고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듯..

예쁜 집들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미는 탓에 세련되었더랬는데..

스페인에 다가갈때는 황량해지기 시작했다.

 

 

 

 

황무지 같은 바위만 가득한 풍경도 지나고,

끝도없는 쑥색 나무만 한가득인 지대는 한시간도 넘게 계속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그건 올리브나무였다.

스페인산 올리브유가 많은 건 다 이유가 있었다.

 

 

 

 

 

난 이때까지 한번도 올리브 열매를 직접 먹어본 적이 없어서, 쓸데없이 올리브나무를 왜 이리 많이 심는지 의아했었다.

이쁘지도 않고 오렌지처럼 맛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왜 심는데?

 

근데 이 심정은 나중에 안도라공국에서 확 바뀐다.

그럼그럼 올리브나무는 무조건 많이 심어야지~ 아 한국에선 재배안되나?

블루~ 나두 우리집 정원에 올리브나무 몇 개 심어줘~ ~ 약속~

요렇게 변하게 된다.

 

끝도없는 올리브나무밭을 지나고, 또 지나고, 그러다 작은 마을 한 개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예전에 터키의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다.

 

 

확실히 프랑스가 스페인보다 무척 잘 사나보다 싶다.

 

비만 추적추적한 프랑스가 지겨워서 스페인으로 도망오는데, 이젠 편의시설이 프랑스보다 못할 거 같아서 또 걱정이다.

정말 까칠한 나~ 대체 이러려면 여행은 왜 왔는지 모르겠다.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싫어해서 대충 끼니 떼우지도 못하고, 숙소도 화장실이 붙어있는 곳 아니면 싫어하고..

아무래도 난 천상 여행자 체질은 아니다.

그래서 자동차여행을 결정하길 정말 잘한 거 같다.

 

블루는 옆에서 열심히 운전하고, 난 졸다가 지도보다가 옆에 예쁜 풍경 지나가면 얼른 사진도 한번씩 찍는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이동할 때 블루에게 늘 미안한 맘이다.

돈이 좀 들더라도 오토로 할 걸 그랬다.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운전하는 걸 블루는 불안해하니, 그냥 자기가 운전했을 것 같기는 하다.

땅덩어리가 너~무 커서 이동에만 하루 온종일 걸렸지만..

그래도 국경을 넘어서 드디어 스페인으로 왔고, 차츰차츰 변해가는 이국적인 풍경을 접하는 것도 꽤 재밌는 경험이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세고비아다. 도착하면 구경하고 숙소를 정할 생각이었는데~

왠걸 도착해보니 일곱시쯤 되었는데, 다행인건 남쪽으로 많이 와서 그런지 일곱신데도 해가 아직 남아있다.

이대로 구경은 무리고 숙소를 정하기로 했다.

여긴 그리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라서 그런지 캠핑장을 주변에 없는 거 같다.

그리고 차도 왜 그리 많은지, 한번 길에 들어서면 삼십분씩 그냥 까먹는다.

 

 

 

 

그래서 세고비아 수도교 앞쪽에 있는 숙소 중 주차장이 확보된 곳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역시 가격은 만만치않다. 58유로~

첫날 프랑스에서 묵었던 미스터배드와 비슷한 가격~

그땐 생각보다 두배나 비싼 가격이라 억울해서 눈물까지 흘렸었는데,

역시 한번 겪고나니 이젠 놀랍지도 않다.

아무렇지도 않게 씩씩하게 결제하고 숙소로 들어갔는데~

왠걸~ 너무 럭셔리한거다.

화장실도 호텔처럼 휴지랑 타월이랑 반듯하게 접어놨고 침대 두개~

 

 

 

양쪽으로 되있는 테라스문을 여니 와~

역시 스페인~ 붉은색 보라색이 어우러진 열대와 같은 노을이 꼴깍 넘어가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나가서 구경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역시 스페인으로 넘어오길 잘한 거 같아. 호들갑떨며 블루의 결정을 칭찬해준다.

이날은 내가 밥을 하다가 물을 많이 넣는 바람에 아예 죽이 되버렸다.

기왕 이렇게 된거 라면스프를 넣어서 간을 맞췄는데 결과는 흠~ 맞다. 정말~ 별루였다.

그냥 블루가 해준 밥 먹는 게 낫겠다. 그래도 하루종일 너무 피곤했는지 빨간 와인과 함께 맛있게 먹구, 그날저녁은 정신없이 푹 잔거 같다.

 

 

내일은 찬란한 햇빛아래서 춥지않게, 즐거운 여행을 하리라 꿈을 꾸면서..

 

[다음날 아침에 본 숙소 전경]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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