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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3.25 세고비아Ⅱ, 스페인]알까사르 성의 마녀에게 속아 탑에 오르다.

mistyblue 2013. 4. 28. 15:44

 

[알까사르 성 전경]

 

월트디즈니 사의 백설공주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는 세고비아의 알까사르.

세고비아에서 유명한 것 세가지 중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곳이다.

골목길을 헤매느라 이곳에 도착한건 거의 정오가 다 되어서였던 것 같다.

 

알까사르 자체가 성을 뜻하는 것으므로 세고비아에만 알까사르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알까사르로 가는 길 표지판]

 

알까사르 표지판은 세고비아 골목길 곳곳에 표시되어있으니 이곳을 찾아오는 건 어렵지않다.

길을 모르는 것 때문이 아니고, 세고비아 골목을 누비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라 쉽사리 발걸음을 이리로 옮기지 못하는 것 때문에 지체된 것이다.

 

 

[알까사르로 들어가는 길]

 

하지만 막상 이리로 와보면 성의 아름다움에 또 금방 매료되버리고 만다.

어릴적 책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정말 그 성이다.

건물 꼭대기에 원형으로 올라간 첨탑에 청회색의 뾰족 지붕.

유럽 곳곳에 성이 많지만 왜 이곳을 택한건지 알겠다.

오목조목 사랑스런 모양이다. 정말 공주가 살았을 것 같다.

 

성 가까이로 와 빙 둘러가며 이리저리 구경해본다.

 

 

 

가까이 와보니 벽의 무늬도 정성스럽다. 동그라미, 뾰족뾰족한 바늘 모양.

그런 문양때문에 멀리서 봤을 때도 한눈에 특색있게 보인 모양이다.

또한 아이보리, 살구의 벽 색깔이 황량해보일 수 있는 이곳 세고비아의 자연에 매우 잘 어울린달까?

 

자, 이제 성 내부를 살펴볼 시간..

나중에 여행 후반기에 가면 왠만한 박물관과 성은 그냥 지나치게 되는데..

어차피 성 내부가 다 거기서 거기라 보다보면 좀 지겹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초반부고 휴관일이라 못봤던 베르사유성을 빼곤 첫번째 성이니까 당연히 구경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티켓박스에서 표를 끊는데.. 표 끊어주는 아주머니는 살짝 마녀처럼 뾰족하게 생겼다.

우리가 성 내부 구경하는 티켓을 달라고 하자.. 탑엔 안 올라가냐고 묻는다.

 

뭐 그럴 생각까진 없는데.. 망설이자..

아주머니가 한마디 한다. "Oh~ The Tower is Very Very Nice~!"

그 말을 듣자마자 우리는 바로 탑으로 가는 것도 포함해서 추가 요금을 지불했다.

 

 

 

이제 성 내부를 돌아볼 시간..

철로 만든 기사 조각상이 이채롭다.

저렇게 묵직해보이는걸 실제로 입고 성을 지켰을 병사들을 상상해보니,

왜 동화속 위기에 처한 공주들이 기사가 와서 구해줄 것을 바랬는지 알 것도 같다.

 

 

 

 

특히 말탄 기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백설공주를 구해준 왕자님이 이랬을 것만 같다.

근데 밑에 이 다리짧은 기사들은 뭐지? 난쟁이 기사인가? @.@

 

 

성 내부에서 가장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였다.

뭔가 역사스런 인물이나 일들을 기념하는 걸텐데..

아무 사전지식없이 온 탓에 알 수는 없었지만..

익살스럽고 때론 성스럽고 묘한 느낌의 색색가지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볕을 투과시켜 예쁜 색깔로 투영되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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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역대 성주들의 조각상인 듯 보이는 흉상돌조각도 있었는데

여기 이분이 가장 훈남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정말 공주님? 왕비님의 그림을 찾았다.

혹 백설공주? 영화 로미오와 쥴리엣의 주인공이 입었던 의상과 흡사한게

같은 시대가 배경이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풍성하지않고 몸의 라인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의상이 특이하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왕비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곳에서 이사벨여왕의 즉위식, 펠리폐2세의 결혼식이 있었다던데..

이 그림은 그 둘 중 한개의 행사에 관련된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반지의 제왕에 나왔던 요정 여왕같이 도도하고 시크해보인다.

과연 이 성에서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여왕의 삶이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여왕의 자서전 같은 건 없을까? 한번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드디어 대망의 탑에 올라가는 길..

와~..

와 .. ㅡ.ㅡ

와~ 죽을 것 같다.. ㅠ.ㅠ

 

 

아까 우리한테 THE TOWER IS VERY VERY NICE라고 말한 아줌마..

생긴것도 뾰족하더니 우릴 이 고생을 시키다니..

마녀가 아니어을까? 우린 이 탑을 다 올라가고 나면..

저 위에 갇혀버리고..

마녀는 깔깔 웃어대며 오늘도 성공~ 하고 빗자루 타고 휙 날아가버릴것 같다

 

칫, 올라가서 NICE안 하기만 해봐다..

VERY NICE만 해도 아줌마한테 따질 셈이다.

분명 VERY VERY NICE라고 했겠다..

 

아니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왜 내 발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데 입장료를 더 내야 하는지 참.. 모를 일이다.

 

 

드디어 올라왔다. 물.. 그래 물이 필요하다.. 근데 우린 미처 준비 못했다.

죽을 것 같다. ㅠ.ㅠ

 

 

 

그래.. 샌드위치같은 간단한 간식.. 그것도 필요했다.

지금은 정오에 가까운 시각..

근데 그것도 우리에겐 없다.. ㅠ.ㅠ

 

이 탑에 올라오기 전 경고문구에 물이나, 간단한 간식거리 준비하라는 말을 추가해줬음 하는 바램이다.

그래도 힘들게 올라와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살 것 같다.

근데 NICE한 풍경은?

동그란 탑의 실체들은 구경 잘했는데 말이다.

 

 

 

탑의 동서남북 꼼꼼히 보다가 또 한번 매력에 폭 빠졌다.

탑에서 세고비아 도시를 바라본 전경도 좋았지만..

세고비아를 감싼 다소 황량해보이고 지극히 스페인스러운 낮은 구릉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또 넋을 놓고 바라보고있었다.

 

어디가 NICE야 투덜대던 말이 쏙 들어갔다.

마녀아줌마 말이 사실이었다.

프랑스의 부드럽고 세련된 자연과는 다른..

척박하지만 남성스러운 힘이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이런 곳에 자리잡은 성이라서 백설공주의 배경이 될만큼 매력적인 성으로 보여졌을 것 같다.

물한모금도 준비못해 목말랐던 갈증이 채워지는 것 같이 시원해졌다.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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