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로텐부르크에서 맞이한 4월의 크리스마스

mistyblue 2013. 4. 28. 15:50

<크리스마스 샵 입구의 대형트리> 

 

<크리스마스 샵 입구의 바쁘게 움직이는 인형들> 

 

11월, 12월이 되면 독일의 작은 마을들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수도없이 열린다고 하죠~

눈도 좀 내리고 추운 날 밤, 글리바인을 마시며 노점에 열린 멋스러운 장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4월이니 그런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로텐부르크는 성벽이 빙 둘러싸고 있는 영화세트장같았습니다.

작고 예쁜 샵들이 입구부터 주욱 서있는데, 처음엔 크리스마스마켓이 어딨는지 찾아서 보려고 했는데, 웬걸 모두가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팔고 있는 겁니다.

이럴때마다 당황되곤 합니다.

 

에펠탑이나 몽셸미셸처럼 굉장히 유명한 곳이면 가자마자 저절로 알게되는데,

막상 가면 뭘 봐야할 지 모르는 곳에 가면 참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입구가 성벽 중간중간에 있는 듯한데 우리가 들어간 입구로는 그 흔한 Infomation도 보이질 않습니다.

 

할수없이 계속 마을 중앙이다 싶은 곳으로 걸어들어가니, 제법 광장이다 싶은 넓은 터가 보입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봉투에 뭔가 사서 나오는 곳으로 향해 걸어가니, Kathe Wohlfahrt라는 간판이 보이며, 입구에 큰 호두까기인형이 설치되어있습니다.

진열장엔 크리스마스 장식품보다는 때가 때이니만큼 부활절 토끼와 달걀 장식, 병아리 닭 등이 더 많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돌아가는 커다란 트리, 오른쪽에 몇개인지 헤아릴 수도 없는 수많은 인형들이 저마다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tv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토끼가 빨래를 널고, 원숭이가 톱질을 하기도 합니다. 착하게 생긴 인형들이 바삐 돌아가고 있는 벽면 한켠을 지켜보는 데만도 한참이 걸립니다.

 

은은하게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는 샵 안으로 한발 들여놓자 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는 다 이곳에 모여있는 듯합니다.

가게 밖에서 볼 때는 아주 작아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하, 이층, 삼층으로 끝없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진풍경에 넋을 잃고 맙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고, 어른들도 저 아래로 펼쳐진 황금빛 크리스마스 용품, 빨강 초록의 장식에 "Oh, God~" 낮은 신음을 외치게 됩니다.

 

장식품에 관심이 많은 BLUE는 그간 참아왔던 기념품 구입을 이곳에서 마음껏 해보기로 합니다.

조카에게 줄 불량식품처럼 보이는 맛있어보이는 젤리도 몇개 샀는데, 어찌나 예쁘게 생겼는지 한개 사서 우리도 먹어보았지요 ^^

우리나라에서도 맛볼 수 없는 불량식품 맛이지만, 그래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드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가게 이층엔 크리스마스 박물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성인 기준 4유로입니다.

가게 내부, 박물관 사진 촬영이 모두 금지라 눈에, 마음에 담느라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마 이 크리스마스 마켓의 창시자로 보이는 아저씨가 평생을 걸려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수집한 듯합니다.

몇백년 된 크리스마스 장식품, 트리, 호두까기 인형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요즘의 장식품들처럼 아주 세련된 맛은 없지만, 나무를 하나하나 깎아서 만든 못생기고 투박한 장식에서는 그 긴 세월 사람들의 손떼가 묻은 연륜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부잣집에서나 썼을 듯한 높이가 2미터도 넘는 황금빛 장식품들이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이 작은 마을을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만든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더구나 그 긴 세월 많은 사람들의 기쁨, 행복을 담고 있는 물건들이라 더욱 의미가 남달라보입니다.

                                                                                   Writen by Greenlady

출처 : GreenLady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쓴이 : greenla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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