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80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하는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
적도 지방에 가깝다보니, 살기좋은 기후를 찾아 사람들이 산으로 산으로 올라간 탓인지,
남아메리카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고산지대에 위치한다.
고산지대라 안그래도 날씨가 서늘한데, 7월의 남아메리카는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이고, 즉 겨울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겨울처럼 혹한과 싸워야 하는 건 아니며,
한국의 가을이나 초겨울 날씨와 비슷한 것 같다.
에콰도르는 애초에 여행루트에는 없었던 나라다.
단지 과테말라에서 남아메리카로 건너가는 비행기루트 중
가장 값이 저렴하며, 목적지인 페루와 가깝기도 하다는 이유로 이곳 키토에 오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여기서 곧바로 페루로 넘어갈 계획이었지만,
고산병이라고까지 하기는 좀 거창하지만 비슷한 증세때문에 며칠간 쉬어야만 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온다.
마치 무력증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둘째날이 되어서야 TROLE버스를 타고 올드타운에 가볼 수 있었다.
올드타운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키토는
유럽 어느 도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어디를 돌아봐도 온통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가득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성당을 마주보고 오른편으로,
연녹색의 나지막한 산이 병풍처럼 둘려 있는데,
색색깔로 예쁘게 칠한 집들을 올려다보는 경관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에콰도르는 미국 달러를 사용하는데, 식료품이나 음식점의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주식이 밥이어서 한국사람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시가지를 거닐다보면 식당앞에 "sopa de pescado, arroz de pollo, jugos de naranja 1.25$" 이렇게 내건 간판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해석해보자면... ^^
생선수프&닭고기를 곁들인 밥&오렌지쥬스 이렇게 해서 1.25달러란 뜻이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점심에 주로 이런 셋트메뉴를 즐기는데, 가격은 1.25 ~ 2달러 내외로 매우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수프, 밥에 곁들여먹는 고기나 소스, 쥬스의 종류는 그날그날 달라진다.
여행을 하다보니 기대했던 곳에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예기치못했던 곳에 와보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의외로 좋은 인상을 받기도 한다.
내게 있어 에콰도르가 바로 의외의 느낌 좋았던 곳으로 남았다.
먼훗날 이곳을 여행했던 기억조차 희미해져갈 무렵,
TV를 보다가, 신문기사를 읽다가, 혹은 누군가의 입에서 우연히 에콰도르란 말을 들을 때면,
키토의 예쁜 구시가지, 산뜻한 초겨울 날씨, 맛있고 저렴했던 식사,
내가 머물던 "TITISEE"호스텔을 꾸려가던 키작고 예쁜 아줌마와 부지런한 아저씨,
그리고 틈만나면 MOMMY를 불러대던 꼬맹이들 생각에 미소짓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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