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곳이라 그런지,
이곳 라틴아메리카에는 정말 신기한 먹거리가 많다.
라틴식 회라고 할 수 있는 세비체, 기니아피그를 구워먹는 요리인 꾸이 등은 이미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있다.
여행을 하면서, 매번 신기한 요리는 한번 먹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아직 꾸이만큼은 못 먹어봤다.
기니아피그 모양을 그대로 살려 구운걸 보면 신기하긴 해도 차마 먹어볼 생각이 안 난다.
툭 튀어나온 이빨 모양에서, 머리, 다리까지 어찌나 생생한지 말이다.
그래도 이 꾸이는 어느곳에서나 다 사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므로,
이곳 바뇨스에서 꼭 먹어볼 생각이다.
리오밤바, 암바토, 바뇨스가 삼각형 모양으로 모여있는 이 동네는,
아무래도 소나 양보다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새끼도 아닌 커다란 돼지를 통째로 구워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바뇨스 메인광장에 가면 숯불에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돼지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독특한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들이 모여있다.
이곳 말로 볼싸라고 하는 비닐봉지에
삶은 옥수수알을 깔고, 그 위에 양파와 토마토를 넣어 만든 새콤한 샐러드를 얹은 후,
돼지껍데기를 얹어준다.
돼지껍데기는 숯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긴 것 두 종류인데,
원하는 종류로 얹어주며 가격은 1달러이다.
이곳 바뇨스에선 현지인들 누구나 손에 노란 비닐봉투를 들고 다니며
숟가락으로 떠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포 등지에 가면 돼지껍데기를 구워 파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곳 돼지껍데기는 희안하게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며, 씹는 느낌이 아주 좋다.
돼지털이 숭숭 박혀있는 듯 보이는 이 음식을 받아들고,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망설였지만,
막상 한입 먹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맛이 좋았다.
레몬한조각을 같이 넣어줘서 그런지 새콤하고, 짭짜름, 고소한 맛에 반했다.
바뇨스를 떠나는 날까지 매일 한번씩 먹어주기로 했다.
2007년 8월 12일 일요일
에콰도르 바뇨스(Baños)에서
written by Green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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