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딱 한번 읽어봤다.
얼마전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라는 에세이도 가볍게 읽을만해서,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 이 책을 골랐다.
역시 비슷하긴 했다.
에쿠니 가오리는 마치 냉정과 열정사이의 여주인공 아오이같은 삶의 모습이 엿보였고,
바나나는 아이가 두살반에서 여섯살까지의 경험을 쓴거라 좀 따뜻했다.
고 정도 꼬마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아이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작지만 큰 감동들~
처음엔 단지 작가의 먹거리에 대한 수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유명작가로서 엄마와 가정주부의 역할까지 하기 벅찰텐데도,
직접 음식을 만들어 아이에게 먹이고싶은 엄마의 마음이 엿보여 살짝 감동적이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말도 잘 못하고 그러다보니 아직 미성숙하다고 지나치기 쉬운데..
갑자기 말이 폭풍처럼 늘면서 상상도 못한 말을 하고
아~ 다 알고있구나~ 단지 말이 서툴러서 표현 못할 뿐이지~
머릿속으로 생각은 다 하고 있구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경험들은 엄마라면 모두 겪는 걸텐데..
매일매일 그런 기막힌 경험이 그냥 지나가버리면 어느새 아이는 훌쩍 자라있겠지..
늘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바나나를 통해서 어느정도 대리만족이 되는 거 같아 좋았다.
아주 정성들여 고른 신선한 재료가 주는 맛..
조미료 가득하지만 그 장소, 함께한 사람과의 추억이 좋아 맛있었던 음식..
오래된 벗을 떠나보낸 후 의지가 되었던 음식~
정말 먹는 건 삶에 커다란 위안이 되는 요소고..
그런 경험을 정말 가감없이 솔직하게 표현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주말에 삼시세끼를 내 손으로 직접 차려서 식구들에게 밥을 차려주고는
나름 뿌듯했던 것 같다.
난 근대를 데쳐서 쌈을 내고,
양상추와 닭가슴살을 이용해 샐러드를 했는데,
봄에 아주 잘 어울리고 금새 소화가 되서 아주 좋았다.
주말에 늘 치킨을 한번씩 시켜먹거나 중국음식을 시켜먹으면..
배가 더부룩했는데..
이렇게 먹으니 부담도 없고 몸도 가벼워지는 거 같아 좋았다.
바나나키친 정말 상큼한 봄같은 에세이다.
읽고나면 당장 재래시장으로 달려가 신선한 채소를 사고,
요리를 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이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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