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지에 따른 모터사이클 브랜드 특성 (5) 프랑스
[최홍준의 모토톡] 프랑스 출신의 모터사이클이 분명히 있다.
트라이얼 전문 브랜드인 셔코가 있으며 푸조가 만든 스쿠터들이 존재한다.
현재 대배기량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없지만 모터사이클 역사에서 프랑스는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이다.
많은 레이서를 배출했으며 다양한 레이스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바이크나 자동차를 세워놓고 달려와서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는 전통적인 내구레이스의 스타트 방식을
르망 스타트라고 부르는 것이 단적인 예.
그 유명한 다카르랠리도 원래의 명칭은 파리-다카르랠리였다.
다카르랠리의 창시자 티에리 사빈은 프랑스인이었고 지금도 다카르랠리 같은 장거리 랠리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프랑스어가 많다.
프랑스인이 말하는 쾌활하고 솔직한 성격이 레이스에 잘 맞았고 호전적인 성격도 한 몫 했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많은 브랜드를 탄생시켰지만 사라지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 푸조(PEUGEOT)
푸조는 자신들의 시작을 1810년, 나폴레옹 시대부터라고 말한다.
커피 기계를 만들면서 시작된 푸조는 곧 자전거를 만들었고 엔진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모터사이클과 자동차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푸조가 모터사이클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98년.
초창기 모터사이클 레이스에서도 활약했다.
1950년대까지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면서 프랑스 모터사이클계를 이끌었지만
이후 푸조는 자동차에 더 집중하게 된다.
푸조는 1955년부터 전통적인 모터사이클 대신 스쿠터에 집중하게 된다.
프랑스의 도심에서는 스쿠터가 더 유용했기에 특정한 목적보다는
일반사람들의 개인 이동수단으로의 접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푸조는 50cc에서 500cc 사이의 스쿠터를 많이 만들었다.
전기 에너지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보여 1996년에 최초의 대량생산 전기 스쿠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2013년, 푸조는 EICMA모터쇼에 새로운 트라이크 모델을 선보인다.
바로 메트로폴리스였다.
2008년 첫 콘셉트 디자인을 내놓은 후 3년 만에 개발을 완성했고 일반 시판은 이후 2년이 더 걸렸다.
당시 이탈리아 피아지오의 MP3와 질레라의 푸오코500 등의 트라이크가
프랑스에서 꽤 높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피아지오 MP3의 인기는 엄청나 단일 기종으로 연간 1만대 가까이 판매된 것이
푸조가 트라이크를 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주차난과 교통체증, 게다가 깔끔한 옷차림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트라이크라는 구조는 무척 매력 있는 탈 것이었다.
무단변속이 가능한 CVT 구동 방식에 발을 땅에 내리지 않아도 되는 틸팅 기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푸조는 자신들의 자동차 기술로 앞바퀴 두 개에 뒷바퀴가 하나인 트라이크를 연구했고 2013년 첫 출시를 하게 된다.
현재 푸조는 시트로앵과 더불어 PSA그룹에 속해있는데 2015년 푸조 모터사이클 부문의 지분의 51%를
인도의 마힌드라에게 넘기게 된다.
푸조의 이름은 계속 유지되면서 모터사이클 부문에 새로운 투자자를 맞이한 것이다.
이후 푸조의 스쿠터들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도 푸조 스쿠터가 소량 유통되고 있었다.
수입사도 있었고 장고(DJANGO)를 비롯해서 메트로폴리스400i가 판매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을 KR모터스가 맡으며 자신들의 기존 유통망을 이용해 푸조 스쿠터를 판매하고 있다.
◆ 셔코(SHERCO)
프랑스와 스페인의 합작 회사인 셔코는 트라이얼 전문 브랜드로 오프로드쪽 모델을 주력 생산하고 있다.
1998년에 처음 시작되어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불타코(BULTACO) 브랜드의 계보를 가지고 있어
트라이얼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했다.
트라이얼은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하며 엔듀로와 슈퍼모타드 바이크는 프랑스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0년부터 엔듀로 및 슈퍼모타드 라인을 강화했고 몇 년 전부터 하드 엔듀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다루기 쉬운 엔진과 탄탄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적게나마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스쿠터를 전문으로 하는 푸조라고 할 수 있다.
푸조는 BMW, 혼다와 더불어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모두 만드는 몇 안 되는 식스휠 브랜드이다.
철저하게 실용성을 추구하는 푸조와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하는 셔코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이게 바로 프랑스인 특유의 개성과 변덕을 반영한 결과 아닐까 싶기도 하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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