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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행하는 여행의 아이템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유럽이라 하겠다.
나만 해도, 금방이라도 잠자는 공주와 백마탄 왕자님이 나올듯한, 유럽의 고성..
만년설과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이 가득한 스위스..
도심지 어디서나 보이는 에펠탑과, 센강이 흐르는 프랑스..
이런 걸 생각만 해도 당장 비행기표를 끊어 저 먼 유럽 대륙으로 날아가고픈 것을 보면..
요사이 내년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왕 가는 김에 아프리카쪽도 가볼까?
인도는? 그럼 티벳은?
이렇게 하나하나 가고 싶은 데가 점점 늘더니..
쉬 트래블스1,2를 읽고 나서는 아~ 라틴아메리카에 가고 싶다~는 바램이 너무도 간절해졌다.
우리나라의 여행기 중 남미를 다룬 책은 사실 거의 못 봤던 것 같다.
한비야님 글을 본 거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걸보니..
딴은 내가 관심없었던 것도 같고..
당장 지도만 펴봐도, 남아메리카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머나먼 대륙이다.
여행지로 들를 생각을 쉽게 해보지 못하는 건, 그곳에 대해 잘 알지못하면서도, 들려오는 소문에..
게릴라들이 들끓는지라, 여행자가 갔다가는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나간다더라는 그런 말들은 왜 그리 잘 들어오는지?
생각해보면, 우리가 관심없을 만도 했다.
우리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나라도 아니고..(어쩌면, 우리와 지리적으로 너무 멀기때문에, 무역을 하기에도 딱히 좋은 조건이 아닐지도..)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뉴스나, 다큐멘터리에 상대적으로 덜 다뤄졌을테고..
가난하고, 교육률도 낮고, 정세도 불안하고.. 아는 정보도 없고..
하물며 남미에서 만들어진 영화 한편도 못봤는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석님(참고로 서른즈음의 아가씨 몸으로 라틴아메리카를 홀로 떠도셨다고 한다. 매우 용감하시다.. 그리고 존경스럽다..)은 그나마 플로리다주에서 박사학위를 준비중이셨기 때문에, 영어도 좀 되주시고, 북아메리카쪽은 이미 혼자 많이 돌아본 곳일테고..
유럽은 이미 다녀왔기때문에, 좀 독특하게 아프리카를 가볼까 하다가..
정작 엉뚱하게도 전혀 불모지인 라틴아메리카로 계획을 급수정하게 되고, 순식간에 준비하여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정작 뭘 저질러버리지않으면..
과감해지지않으면 떠날 수 없는 게 여행인 것 같다.
그래서 다 때려치우고 소위 말하는 여행이나 다녀오는 사람들은.. 결단력있는 사람들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지는 사람들.. ^^
아, 이 책을 조금조금씩 읽다가 1권의 중반 이후로 정석님의 문체까지도 너무 좋아지고, 뭐 하나 이국적이지않은 새로운 경험들에 어찌나 흥분됐던지..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내친김에 2권을 모두 읽어버렸다.
이름도 낯선 과테말라, 파라과이, 에콰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사실 다른 나라들은 왠지 두려움도 조금 느껴지는데, 멕시코는 이미 유럽의 여행지들과 그 편리함이 다르지않다고 한다. 멕시코 땅에 발만 들여놓아도 총알이 여기저기 난무하는 줄 알았던 나의 무지가 참, 부끄럽다.
여행에는 역시나 open mind가 필요한 것 같다.
콜롬비아에서 비자를 받기위해, 일단 본국에 알아보기 위해 25달러의 telex비를 내고 무작정 2주를 기다려야했고, 한국사람이 에콰도르에 들어가기 위해 무비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모르는 국경 사무실 사람들 때문에 고생한 일..
역에서 한참 걸어가도 찾는 숙소가 나오지않아 삐끼가 따라붙고..
삐끼를 피해보려고 택시를 타니, 불과 백미터도 안 되는 곳에 멈추어 사백원이라 하고..
거기 맘에 안든다 다른 숙소 내밀자 또 이십미터도 안 되는 곳에 멈추어 두번 왔으니 팔백원 내라 하고..
그런 몇백원이라도 관광객을 속여먹으려 하는 그네들의 시커먼 속이 화나서 욕을 해대기도 한다.
그러다가, 내가 대체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이렇게 한두달 악다구니 써봐야 겨우 몇십만원이나 아낄 수나 있나?
하지만, 환율상으로 따지면 우리에게 삼만원하는 걸, 외국인이랍시도 덜컥 육만원 받아버리는 상술을 생각하면 얼마나 화가 나는가?
단지 우리돈 몇백원에 화내는 건 내가 봐도 당연한 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과연 몇명이나 정말로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일까?
내가 본 사람들 중에도 당장 가진 돈이 없어도,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해야하지만..
정말 인생에 있어 전환점을 찾기 위해.. 어렵게 떠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닳고닳은 상술들은..
우리 여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얼마나 생채기를 내는지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정석님도, 누구보다 고상하고 새침한 아가씨였지만..
6달의 라틴아메리카 여행기간동안, 어느새 돈 몇푼에 벌벌 떠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한숨을 내쉬곤 한다.
그렇게 인간적인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어 나에겐 더 매력적이었다.
그러다가도 남미의 이국적인 풍경(특히 눈부신 하얀 벽에, 밤색의 창문테두리, 또은 파스텔톤 지붕.. 이런것들은 남미 전역에서 거의 공통적인 특징인 것 같더라..)
떼묻지않은 친절하고 소박한 사람들..
광활한 안데스의 고산풍경, 카리브해, 브라질 어느 해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등은.. 나도 아직 못 겪어봤지만..
닳고닳은 관광객 등쳐먹는 사기꾼들에 대한 실망감들에 진심으로 동감을 하였듯..
얼마나 멋지면, 저런 실망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또 감동할까 싶어..
나를 너무너무 샘나게 만들었다.
아직 남미쪽에 관심조차없는, 그치만 여행을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이..
나처럼 함께 이 책을 즐기길 바라며, 후기를 남긴다.
결국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라틴아메리카에 너무너무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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