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포탄보다 관통력 우수… 2㎞ 거리서 러시아 주력 전차 격파 가능
남북한도 뛰어든 우크라이나 '대리전'
소련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지난해 4월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앞둔 C-17 수송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가 신(新)냉전체제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첫 대규모 분쟁이다.
교전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이번 전쟁은 사실상 나토와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을 띤다.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세력 균형도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쉽게 말해 치열한 눈치싸움과 줄서기가 이뤄지는 것이다.
‘정치적 결단' 작용한 노르웨이 전차 수주전
현재 나토,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에최근 국산 K2NO가 노르웨이 주력 전차 수주전에서
아쉽게도 독일 레오파르트 2A7에 고배를 마셨다.
요나스 가르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안보 협력 강화라는 정치적 결단이 작용했다"는 취지로
차기 전차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진영' 일원으로서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않는 한국 측 태도가
유럽에서 어떻게 비치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 Armor-piercing fin-stabilized discarding-sabot, Apfsds
분명 한국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북한이라는 현존 위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이 사용할 무기와 장비, 물자도 부족한 마당에
나토 회원국처럼 무기고를 털어 우크라이나를 도울 여유는 없다.
한국군에 인도됐어야 할 전차, 자주포, 전투기 상당수가
최근 폴란드로 수출돼 전력 공백 우려가 생긴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냉전체제가 다시 들어선 마당에
자유민주주의 진영 일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은 70년 전 자유민주주의 우방국들에게 큰 빚을 지지 않았던가.
우리의 안보 태세를 굳건히 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큰 도움을 줘
유럽 각국에 큰소리 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그런 점에서 한국은 최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구형 전차를 대량 공여하기로 한 소식에 주목해야 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서유럽 국가는
각국 정부나 방산업체가 보관 중인 구형 레오파르트 1A5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했다.
당장 지원하는 전차 성능이 아쉽더라도
공여 기간을 단축하는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독일 2개 업체가 보관 중인 187대와 벨기에 업체의 50대,
덴마크 정부 측이 보유한 20대 등 전체 물량은 257대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 편제 기준으로 6개 기계화여단에
전차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레오파르트 1은 독일이 1960년대 실전 배치한 2세대 전차다.
후속 모델인 레오파르트 2 시리즈 출시 전
서독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공급됐다.
전반적으로 준수한 성능을 갖췄지만 방어력은
장갑차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악명 높다.
레오파르트 1 전면장갑은 러시아의 구형 T-55, T-62 전차 주포에
쉽게 관통되고 측면은 20㎜ 기관포탄에도 뚫릴 정도로 약하다.
취약한 방어력은 기동성을 중시한 설계 탓이다.
다만 레오파르트 1은 약점을 상쇄할 강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화력이다. 레오파르트 1A5 전차 주포인
L7 105㎜ 52구경장(口徑長: 총포 구경 단위로 나타낸 총포신 길이) 강선포는
한국 K1 전차에 탑재된 KM68A1과 같은 모델이다.
영국이 전차포로 개발한 주포를 미국이 면허생산한 게 M68이고,
그것을 다시 면허생산한 것이 KM68이다.
105×617㎜R 나토 표준 탄약 규격을 채택한 레오파르트 1A5 사격통제장치에
한국산 105㎜ 전차포탄 사격제원 데이터만 입력하면
한국산 전차포탄도 사용할 수 있다.
독일제 포탄 위력, 러 전차 격파 역부족
포탄에도 수명이 있다.
장기간 보관하면 추진 장약이 수분을 머금어 뭉치게 된다.
이런 포탄은 발사가 안 되거나 장약 불완전연소 현상이 일어나
명중률과 위력이 크게 약화된다.
현재 유럽에 가장 많이 보급된 105㎜ 전차포용 철갑탄은
독일제 DM33 모델이다.
이 포탄은 최적의 조건을 갖춰도 2000m 거리에서
균질압연강판 420㎜를 관통하는 위력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포탄 보관 상태가 불량하면 위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러시아군 주력 전차인 T-72의 전면장갑이 500㎜ 수준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화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105㎜ 전차포탄을 공급하면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군은 1000대 이상의 K1 전차를 운용 중이다.
이들 기갑 전력을 유지하고자 105㎜ 포탄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한국산 105㎜ 포탄, 그중에서도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세계 최정상급 성능으로 정평이 났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개발된 구형탄 K274는
DM33보다 우수한 450㎜ 수준의 관통력을 지녔다.
그 후 개발된 K274N 철갑탄은 성능이 크게 향상돼
510~550㎜ 관통력을 발휘한다.
2000m 거리에서 증가장갑을 장착하지 않은 러시아군 T-72 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위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전은 대부분 500m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정도 가까운 거리라면 증가장갑을 장착한 러시아군 T-72 전차도 파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결정적 도움 될 K-포탄
올봄부터 우크라이나군에 대량으로 배치될 레오파르트 1A5가
한국산 포탄을 운용하면 최일선 주력 전차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나토는 여름이 되기 전 러시아군 공세를 막아내고
대반격에 나서 크림반도 일대까지 수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105㎜ 전차포탄 공여로 전승에 일조할 수 있다.
6·25 전쟁 당시 우방국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리더 국가로 자리매김해야 할 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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