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타 글과 자료들 496

백제인은 왜 하트♥를 사랑했을까

[노형석의 시사문화재][노형석의 시사문화재]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출토된 6~7세기 백제시대의 그릇받침(기대). 유연한 곡선을 이룬 몸체에 하트 모양의 투창이 뚫린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백제는 사랑이다!’ 한국 고고미술사 학계의 일부 연구자들은 고대 왕조 백제를 일컫는 화두로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한다. 백제가 고대 한반도의 삼국 가운데 가장 우아하고 섬세한 예술문화를 빚어냈다는 건 익히 알려진 평가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사랑 타령일까. 물론 근거는 있다. 백제인들은 심장 모양의 하트 문양을 유난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역대 최초로 백제 무령왕릉의 왕과 왕비의 귀걸이를 비롯한 삼국의 귀걸이 명품 100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국립공주박물관의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특별전(내년 2월..

[place] 6000원 이하 갓성비 식당 5곳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 때문에 식당 가기가 겁나는 요즘이다. 조금이라도 아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고난의 계절, 맛과 가격을 함께 잡은 가성비 식당을 엄선해 소개한다. 후한 인심은 덤이다. 돈가스가 단돈 4000원! ‘꼬숑 돈까스’ 서울시 서대문구 명물1길 2 2022년, 이 고물가·고금리의 시기에 서울 한복판에 4000원짜리 돈가스가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서울 지하철 신촌역 3번 출구에서 200m가량 걷다 보면 보이는 꼬숑 돈까스에선 의문이 현실이 된다. 돈가스의 가격은 실제 단돈 4000원. 이마저도 물가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지난 8월 1000원 올린 가격이다. 튀김옷은 얇고 고기가 두꺼운 게 이 집 돈가스만의 특징. 생수, 콜라, 사이다는 별도 판매하며 가격은 1000원이다. 추가 비용 1..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근초고왕의 한성백제 도시 흔적이 켜켜이 드러났다[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부지에서 모습을 드러낸 1600년전 한성백제판 도심재개발 및 재건축의 증거들. 다양한 주거지와 창고 등으로 쓰인 각종 구덩이, 도로 등이 중첩되어 출토됐다. 이와 같은 한성백제판 도심재개발·재건축의 증거들은 기존에 서있던 아파트 건물들 사이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되었다. 1600년전 한성백제인들이 살았던 바로 그곳에서 요즘 사람들도 거주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다. |서길덕 도원문화재연구원장 제공 “나는 마땅히 사직을 위해 죽겠지만 너는 피하여 나라의 계통을 잇도록 하라.” 475년(개로왕 21) 9월, 고구려 장수왕(413~491)의 대대적인 침공에 백제 수도 한성이 함락된다. 개로왕(455~475)은 아들(문주·475~477)에게 “반드시 살아남아 후일을 기약하라”는 유언을 남긴채 비..

태풍 '매미'가 울자 8000년전 신석기인의 배와 똥화석이 둥실 떠올랐다[이기환의 Hi-story]

혹시 ‘매미’라는 이름의 태풍을 기억하십니까. 2003년 9월 12~14일 한반도 남부에 불어닥친 슈퍼태풍입니다. 중심부 최저기압이 이전까지 태풍의 대명사였던 ‘사라’(1959년·952헥토파스칼)보다 낮은 950헥토파스칼(h㎩)로 역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상자가 130명(사망 117명·실종 13명), 재산피해가 4조 2225억원에 달한 최악의 태풍이었습니다. ‘매미’는 북한이 지은 태풍 이름이었는데요. 1999년 11월 열린 제32차 아시아 태평양 태풍위원회에서 14개국이 10개씩 제안한 태풍 이름 140개 중 하나였죠. 태풍위원회는 140개 이름을 5개조로 나눠 28개씩 차례로 쓴다고 합의했는데요. 그러나 ‘매미’는 2003년 너무나 많은 피해를 준 재수없는 이름이라 해서 ‘불명예 퇴출’됩니다. ‘..

실리콘밸리는 젖소 없는 진짜 우유, 비동물성 우유 개발 열풍

대체 단백질 수요 식물성에서 비동물성으로 영양이나 맛 면에서도 비동물성 유제품 잠재력 높은 것으로 평가 기후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성 열풍, 대체 단백질 수요는 식물성에서 비동물성으로 지난 몇 년간 우유의 글로벌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9억9800만 톤(9억6000만 미터톤)의 우유가 생산됐고 이는 2010년의 전 세계 우유 생산량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양의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산업 규모의 낙농업은 삼림 벌채, 오염된 수로 및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우유 생산을 위해 길러지는 약 2억7000만 마리의 젖소들은 강력한 온실 가스인 메탄 가스와 아산화질소를 생성한다. 현재 기준으로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5년 낙농 산업은 17..

통째로 폐기된 250㎝ 백제 대작, 1400년전 장인은 왜 실패했을까[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기술, 흙에 담다’ 특별전의 압권은 전시실 중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청양 본의리 불상받침(대좌)’이다. 흙으로 빚은 소조상인 이 불상 받침대는 정면 아래쪽 너비 260㎝, 높이 95㎝, 두께 40~50㎝에 이른다. 무게는 620㎏에 달한다.|국립부여박물관·국립공주박물관 제공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됐다.” ‘창세기 2장 7절’의 내용이다. 동양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백골이 진토(塵土·먼지와 흙)된다’는 오래된 표현이 있다. ‘사람이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이 창조한 모든 문명의 이기나 예술품도 마찬가지다. 다른 예를 들 것도..

흙으로 빚었을 뿐인데..말 탄 가야 신라인이 '국보' 대접을 받는 이유[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흙으로 빚은 그룻, 즉 도기(질그릇 혹은 토기) 가운데 단 3건만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이중 말을 탄 사람을 빚은 기마인물형 도기가 2건 3점이 포함되어 있다. 왼쪽은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신라산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무덤 부장품)’이고, 오른쪽은 김해 덕산리 출토품으로 알려진 가야산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각배)’이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전국의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출토되는 가장 흔한 유물은 뭘까. 역시 점토로 빚어 구운 도기(질그릇 혹은 토기)일 것이다. 그런데 그중 국가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된 도기는 단 9건에 불과하다. 왜일까. ‘문화재보호법 제23조’가 규정한 국보·보물의 자격을 보자. ‘중요한 유형문화재를 보물로 지정할..

부부가 아니었다..'신라의 명품 귀고리'는 두 여성의 합장분에서 나왔다[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915년 경주 보문리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국보 명품 귀고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귀고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일본학자들은 이 때 조사된 보문리 고분을 두고 ‘부부총’이라 명명했고, 이 귀고리가 출토된 굴식돌방무덤을 ‘부인묘’라 해석했다. 그러나 2012년 이 고분의 발굴자료를 재검토한 국립경주박물관은 이 고분은 ‘부부총’이 아닌 ‘합장분’이라고 수정발표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라 최고의 명품 귀고리가 출토된 고분은 부부총이 아니었다.’ 9월 29~30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국립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자료의 공개와 활용’ 학술대회가 열렸다. 우선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한 고적 조사 사업에서 발굴·수집한 관련 자료(1912~1945년)가 603책 26만쪽이나 ..

백제의 땅에서 왜 가야의 유적이..미궁의 '전북 가야' 미스터리 [배기동의 고고학 기행]

전북 남원 운봉고원의 가야고분들 전라북도 남원시 아영면 두락리에서 발굴된 가야고분(두락리 32호분)과 출토된 철기유물들. 문화재청 전라도 지방에도 가야가 있었다? 흔히 한반도 고대 사국시대의 가야는 경상도 남부 지방에 위치했고, 전라지방에는 마한의 제국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1982년 달빛고속도로라고 불리는 광주와 대구를 잇는 도로가 건설되면서 전북 남원 월산리에서 가야고분이 처음 발굴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전북의 동부 고원지대인 운봉과 장수 일대에서 가야고분들이 연이어 발굴되었다. 방대한 새로운 고고학 자료들을 토대로 가야의 실체와 범위를 반영해 우리 고대사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사실을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하는 경우다. 전북 남원의 아영분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