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타 글과 자료들 496

북한산 능선 낡은 비석에서 글자를 찾아낸 순간, 추사는 얼마나 흥분했을까 [배기동의 고고학 기행]

한국 고고학의 원조 추사 김정희의 자취 조선 문인화가 허유가 그린 추사 김정희 반신상(왼쪽)과 추사 대표작 중 하나인 족자 대련. 국립중앙박물관·리움 소장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조선 후기의 서화가·문신·문인·금석학자로서 조선시대 문화예술과 학문의 최고의 아이콘이다. 또한 학문의 새로운 경지를 만든 현대적 의미의 고고학자이기도 했다. 청년 시절 호암미술관에서 그의 대표작으로 회자되는 ‘호고유시(好古有時: 어릴 적부터 옛것이 좋아서)…’로 시작하는 족자 대련(문이나 기둥에 써 붙이는 대구)의 글씨를 처음 대했을 때, 나는 그가 그저 옛 글씨를 좋아하는 것으로만 생각했고 어느 저명 문사의 글을 자랑 삼아 쓴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사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진정한 현대 고..

바둑 잘두는 신라공주가 중국의 기성 '마랑'을 만났다면..

[경향신문] 황남대총 남분에서 확인된 ‘마랑’명 칠기. 발굴(1973~75년)된지 50년 가까이 정체를 몰랐다가 최근 ‘마랑’이 중국 서진 시대에 중국 바둑계의 최고수로 추앙받은 기성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이 칠기는 ‘마랑’의 사인을 새긴 바둑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은석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 제공 황남대총은 신라의 왕과 왕비, 왕·귀족이 묻혀있는 경주 대릉원에서도 초대형 고분에 속한다. 표주박 모양으로 조성된 이 고분은 내물(356~402) 혹은 눌지마립간(417~457) 부부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분이 왕(마립간), 북분이 왕비 무덤으로 보인다. 1973~75년 대대적인 발굴 결과 금관과 금동관 등 7만 여 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그런데 1993~94년 황남대총(남분) 보고서를 ..

황금의 나라 신라, 왕의 금관은 '순금'이 아니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경향신문] 일제강점기인 1921년 사상 처음으로 발견된 금관총 금관(왼쪽)과 1973년 국내 조사단이 학술발굴한 천마총 금관(오른쪽)의 부위별 금함유량. 순금(99%·24K)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82~85%(19~20K)정도의 금함유량을 나타났다. 강도를 높이려고 은을 섞은 것으로 보인다. 금의 함유량은 분위별로 차이가 있었다. |신용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학예연구사 제공 올해는 한국고고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유적과 유물이 출토된지 50년과 100년 되는 해다. 먼저 1971년 공주 송산리에서 “내가 무령왕이요”하고 손들고 나타난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되는 해다. 이 무령왕릉 50주년 관련 행사는 비교적 다채롭게 펼쳐졌다. 여기에 국립공주박물관이 특별전(~2022년 3월20일)까지 열고 있으니 세인..

미국은 왜 일본 반도체를 무너트렸나..한국은?

[선임기자가 판다]바이든 행정부의 정보공개 요구, 사흘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선택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워싱턴=AP/뉴시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 등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게 자국 자동차 및 IT 기업들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을 해야한다는 이유로 고객 정보 등을 요구한 마감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미 행정부가 기업들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민감 정보는 빼고 산업별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의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 그나마 다행이다. 미 정부는..

돌아오지못한 1500년 전 부부총 금동관..왜 한일협정서 빠졌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경향신문] 1920년 11월 경남 양산 부부총에서 출토된 금동관(왼쪽). 1921년 9월 경주 금관총에서 우연히 발견된 금관(오른쪽)보다 10개월 먼저 나왔다. 형태나 제작기법이 쌍둥이라 할만큼 흡사하다. 부부총 금동관은 남성 피장자가 머리에 쓴 그대로 출토되었다. 따라서 조각난채 분해되어 출토된 금관총 금관을 조립할 때 이 부부총 금동관을 옆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맞춰갔다고 한다. |양신시립박물관 제공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금관이 출토된지 꼭 100년 되는 해다. 때는 바야흐로 1921년 9월이었다. 경주 노서리에서 주막집 증축을 위한 터파기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유리옥 등 유물들이 수습됐다. 그렇게 시작된 발굴조사는 어수선했다. 긴급상황인데도 당시 김해 패총 발굴에 전력을 다하던 조선총독부가 전문인..

"50년만에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가지게 된 나라" - 미국 유명대학 교수가 분석한 한국의 독보적인 위상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가 말하는 '한국이 멋진나라인 이유' 미국 교수가 말하는 한국 역사와 정체성 니들이 한국을 알아? 1 한국인은 세계에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제일 빨리 형성된 민족 니들이 한국을 알아? 2 한국은 세계에서 이례적인 나라, 미국교수 강의 2부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꼭 알아야 할 TOP10" 미국교수의 강의 #1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꼭 알아야 할 TOP10" 미국교수의 강의 #2 미국 교수가 말하는 '한국이 특별한 점' #1 미국교수가 말하는 한국이 흥미로운 나라인 이유 한국은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중국학생 발언에 미국교수가 던진 말

'무릉계곡' 순한 풍경 지나..'기암 절벽' 극한 비경에 압도 당하다

두타산의 압도적인 바위 벼랑에다 앉힌 전망대가 아찔하다. 전망대가 있는 자리는 그동안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접근 불가의 공간이었다. 여기에 서면 발아래로 무릉계곡의 용추폭포와 쌍폭포가 새의 시선으로 내려다보인다. 주위에 늘어선 거대한 바위들이 고층빌딩을 방불케 한다고 해서 전망대에는 ‘두타산협곡 마천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집채만 한 바위가 거인의 공깃돌처럼 뒹굴고 있는 무릉계곡의 옥류동. 용추폭포, 쌍폭포와 함께 무릉계곡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곳이다.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이런 계곡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신선놀음’이다. 왼쪽 사진부터 논골담길 벽화마을의 전망대 ‘바람의 언덕’에 세워진 조형물 ‘만복이네 식구들’. 바닥을 유리로 마감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해랑전망대. 도..

이름조차 아름다운 정원 '소쇄원', 누가 지었는지 밝혀졌다

별서정원 조사결과, 조선시대 가사문학 대가 송순으로 소유자 불명확했던 북한산 백석동천은 홍우길로 확인돼 담양 소쇄원 제공 soswaewon.co.kr 한국 전통 정원의 대명사로 꼽히는 전남 담양 ‘소쇄원’(瀟灑園)의 명칭을 지은 이가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명작 를 지은 16세기 문인 송순(1493~1582)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전통 별서(교외 별장)의 정원 11곳에 대한 유래와 변천사 등을 정밀 조사한 내용을 2일 발표하면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소쇄원은 16세기 초 선비 양산보(1503∼1557)가 관직을 떠나 낙향해 살면서 만들었다.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을 지닌 ‘소쇄’는 원 소유자 양산보의 호인 ‘소쇄옹’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문화재청 쪽은 양산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