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능선 낡은 비석에서 글자를 찾아낸 순간, 추사는 얼마나 흥분했을까 [배기동의 고고학 기행]
한국 고고학의 원조 추사 김정희의 자취 조선 문인화가 허유가 그린 추사 김정희 반신상(왼쪽)과 추사 대표작 중 하나인 족자 대련. 국립중앙박물관·리움 소장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조선 후기의 서화가·문신·문인·금석학자로서 조선시대 문화예술과 학문의 최고의 아이콘이다. 또한 학문의 새로운 경지를 만든 현대적 의미의 고고학자이기도 했다. 청년 시절 호암미술관에서 그의 대표작으로 회자되는 ‘호고유시(好古有時: 어릴 적부터 옛것이 좋아서)…’로 시작하는 족자 대련(문이나 기둥에 써 붙이는 대구)의 글씨를 처음 대했을 때, 나는 그가 그저 옛 글씨를 좋아하는 것으로만 생각했고 어느 저명 문사의 글을 자랑 삼아 쓴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사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진정한 현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