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타 글과 자료들 496

세배 드릴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 된다?

성균관, 설 차례 간소화 방안 발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설 세배하는 법을 시연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새해 윗사람에게 세배를 올릴 때 아랫사람이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게 옳을까? 그렇지 않다. 전통 예법엔 윗사람이 먼저 덕담을 건넨 뒤 아랫사람이 인사말을 올리는 게 맞는다고 한다. 유교적 예법을 전하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16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세배 때 하는 절은 ‘전배’(展拜)로 공수 자세를 취한 후 몸을 굽혀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복부와 주먹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 손을 배꼽 높이에 가지런히 모으는 것으로, 이른바 ‘배꼽 인사’를 말한다. 이때 ..

"내 처자" 한마디만 했다…日교도관 놀란 안중근 옥중생활

서울 남산 안중근 기념관에 있는 안중근 의사 조각상. [중앙포토] “안중근의 각오는 극히 완강했다. (…) 처자의 흑백사진을 들이대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으며 물어보면 천천히 “그렇다, 내 처자임에 틀림없다”라고 한마디 할 정도였다. 골육인 두 동생을 만나 어머니의 결의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강한 그도 과연 잠시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곧 감정을 삼키고 한마디도 약한 소리를 내지 않았다.” ■ 안 의사 감옥생활 적은 일본 교도관 기록 첫 공개 1910년 1월 교정협회 잡지서 사형 직전 면모 확인 “안중근은 큰소리처럼 붓끝에도 오기가 잔뜩 담겨” 안 의사 지켜본 간수들 “그 어머니에 그 아들” 감탄 안중근(1879~1910) 의사의 뤼순(旅順) 감옥 수감 시절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본 ..

"분(화장품)과 바늘 보내오"…조선시대 '츤데레' 군인 남편이 보낸 선물

최근 보물로 지정예고된 ‘나신걸 한글편지’는 함경도 경성으로 발령받아 떠나는 군관 나신걸(1461~1524)이 1490년(성종 21) 무렵 회덕(대전)의 아내 신창 맹씨에게 보낸 사연을 담고 있다. 그중 “분(화장품)과 바늘 6개를 사서 선물로 보낸다”면서 “집에 가고싶어도 갈 수 없으니 이런 민망한 일이 또 어디 있겠냐”고 하소연한다. |대전시립박물관 제공 “분(화장품)하고 바늘 6개를 사서 보내네…” 최근 문화재청이 보물로 지정예고한 ‘나신걸 한글편지’의 내용 중 한 구절이다. 이 편지(1690년 무렵 작성)는 훈민정음이 반포(1446년)된지 40여년 만에 쓰여진,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라는 점에서 일단 ‘보물’로 지정하고자 한 것이다. 어려운 원문을 최초로 판독·연구한 배영환 제주대 교수와, 최근 한..

19세기 세계를 풍미한 'K컬처' 풍속화가…김홍도도, 신윤복도 아니었다

18~19세기 풍속화가 하면 어떤 작가가 떠오르나요.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 같은 분들을 떠올리시겠죠. 그럼 기산 김준근(생몰연대 미상)이라는 풍속화가는 아시나요. 전혀 모르시겠다구요. 그러나 반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산 김준근은 19세기 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 풍속화가입니다. 기산의 그림은 유럽 878점, 북미 138점, 아시아 480점, 개인소장 104점 등 전세계에 무려 1600점 정도 퍼져있습니다. 한마디로 19세기를 풍미한 ‘K-컬쳐 작가’라 할 수 있죠. 주요 소장처를 볼까요. 19세기말 세계에서 가장 알려진 풍속화가는 기산 김준근이었다. 기산은 조선을 방문하는 선교사, 상사원, 세관원, 군인,학자들에게 서양에는 없는 조선의 풍물..

“Buy less, Choose well, Make it last, 옷 적게 사고, 잘 고르고, 오래 입어라”…명품 패션계 거장이 남긴 이 한 마디

[사진출처 = 비비안웨스트우드 공식 인스타그램] “Buy less, Choose well, Make it last(적게 사고, 잘 골라서 오래 입어라)”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철학을 보여준 한 마디입니다.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환경 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환경 문제와 더불어 사회, 정치문제에서도 제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이같은 행보를 두고 “패션을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적어도 옷의 영역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들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패션의 거장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가 그 주인공입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설립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사진출처 = 비비안웨스트우드 공식 인스타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일본 8위…한국은?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AP 연합] 군사력뿐만 아니라 경제력, 외교력 등을 합산해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조사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2계단 오른 6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NWR)가 발표한 2022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the planet’s most powerful countries)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세계 85개국을 대상으로 1만7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치, 경제, 군사력은 물론 국가 영향력도 평가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1~3위인 미국,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USNWR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지..

풀포기의 기적…진흥왕순수비 한 글자(典) 극적으로 읽어냈다[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지난 10월13일 파주 적성 감악산 비석에 대한 정밀조사 과정에서 극적으로 발견된 ‘전(典)’자. 감악산 비석에는 앞면에 300여자의 글자가 새겨진 것으로 보이지만 극심한 풍화작용 등으로 조선시대 중 후기부터 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있었다. |서진문화유산·박홍국 위덕대 연구교수 제공 “기적적으로 ‘전(典)’자’를 읽었습니다.” 박홍국 위덕대 연구교수가 12월31일 발행되는 학술지( 29호, 한국목간학회)에 실릴 따끈따끈한 논문 한 편(‘파주 감악산 고비에 남은 명문’)을 보내왔다. 내용인즉은 경기 파주 감악산(해발 675m) 정상에 서있는 비석을 면밀하게 살펴본 결과 맨 밑바닥에서 ‘법 전(典)’자를 읽어냈다는 것이었다. 아니, 겨우 딱 한자를 읽어낸게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의문을 품은 독자들..

2000년전 밴드 공연장에 등장한 악기 5종…며칠밤낮 쉼없이 연주했다[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광주 신창동에서 확인된 2000년전 악기세트. 신창동에서는 현악기와 찰음악기, 목제 가죽북, 청동방울, 흙방울 등 5종의 악기가 확인됐다. 목제 북에는 가죽을 씌워 두들겼고, 청동방울과 흙방울을 흔들면서 연주했을 것이다. 가히 2000년전 밴드가 결성된 것이다.|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지금로부터 꼭 30년 전인 1992년 5월이었다. 조현종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최상종 연구원이 부리나케 광주 신창동 유적으로 달려갔다. 유적 주변에 살고 있던 최 연구원이 “지금 국도 1호선 확·포장 공사가 한창인데, 신창동 유적이 훼손될 수 있는게 아니냐”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신창동은 1963년 유·소아의 무덤인 독무덤(옹관묘) 53기가 확인되어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한 2000년 된 매우 중요한 유적이었다. 그런데 도..

명품 고려청자를 '참기름병', '꿀단지'로…침몰선, ‘900년만의 증언’[이기환의 Hi-story]

“무슨 무병장수? 농담이겠지!” 2020년 4월 충남 태안 신진도에서 이 일대 바다(안흥량)를 지키던 조선 수군의 지휘소 건물이 확인되었는데요. 폐가로 남아있던 건물에서 확인된 명문 기록 2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나는 벽지 형태로 발견된 한시인데요. ‘사람이 계수나무 꽃 떨어지듯 지니(人間桂花落)…’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수군지휘소의 현판 글씨(무량수각·無量壽閣)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충남 태안 마도 2호선에서 출토된 청자 병 두 점. 청자 두 점에는 개경의 중방(무신정권의 최고 의결기구) 도장교(정 8품) 오문부 댁에 참기름(眞)과 꿀(蜜)을 보낸다는 물품꼬리표가 붙어있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무명장수라고? 농담이겠지” 불교에서 ‘무량수’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수명’이라는..

고꾸라진채 발견된 '5cm' 기적의 신라 불상…굳이 일으켜야 할까[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2007년 5월 22일 경주 열암곡 절터 조사 중 기적적으로 발견된 마애불. 서있던 마애불이 지진 등 외부의 강력한 힘 때문에 밀려 앞으로 고꾸라진 것으로 보인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땅과 불상의 공간은 단 5㎝ 차이(lls’en est fallu de cinq centimetres)… (불교계 인사는) ‘기적과 같은 일’이라 했다.” 2007년 9월 13일자 프랑스 ‘르 몽드’지는 ‘1300년 전 넘어진 경주 마애석불, 원형 그대로 보존…’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대문짝만한 불상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이 불상이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엎어진채 발견된 대형 마애불’이다. 마애불의 규모는 엄청나다. 불상을 새긴 바위는 폭 4.0m, 높이 6.8m, 두께 2.9m나 되고, 무게는 무려 80t에..